"손톱·두피 다 까졌다" 온몸 굳은 채 파출소 앞 쓰러진 男, 무슨 일
항생제 복용 후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 쇼크에 빠진 시민이 경찰의 응급처치로 생명을 구했다.
3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후 6시 50분경 시흥경찰서 능곡파출소 주차장으로 시민 A씨가 모는 차량이 들어왔다.
차에서 내려 파출소를 향해 힘겹게 발걸음을 옮기던 A씨는 이마를 손으로 짚거나 차량에 몸을 기대고 중간 중간 바닥에 주저앉는 등 고통을 호소했다. 겨우 파출소 출입문 앞까지 도착했지만 곧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원인은 당시 A씨에게 나타났던 아나필락시스 쇼크였다. 아나필락시스 쇼크란 약제, 음식물, 곤충, 꽃가루 등 알레르기 유발물질에 의해 급격하게 상태가 악화하는 증상을 말한다.
A씨는 경찰청 유튜브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항생제 약을 먹었다. (기존에 먹던) 똑같은 약을 먹었기 때문에 별문제 없겠거니 하고 먹었는데 5분도 안 돼서 손톱과 머리 두피가 다 까졌다”며 “‘이거 안 되겠다. 병원 가야 하겠다’는 생각에 차를 끌고 거기(파출소 근처)까지 왔는데 몸이 완전히 굳어버렸다”고 말했다.
다행히 능곡파출소 소속 이주성(43) 경감과 장경주(33) 경사가 파출소 앞에 쓰러진 A씨를 바로 발견하고 달려갔다. A씨는 “정신을 차려 보라”는 외침에도 호흡이 어려운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이 경감은 A씨에 대해 약물 오복용을 의심하고 ‘하임리히법’을 실시했다. 하임리히법이란 음식과 같은 이물질이나 알레르기 반응 등으로 인해 기도가 막혔을 때 취하는 응급처치법이다.
이후 A씨는 구토를 한 뒤 점차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A씨 상태가 여전히 좋지 않다고 판단한 이 경감과 장 경사는 A씨를 순찰차에 태워 응급실로 옮겼다.
순찰차 안에서도 A씨는 또 한 차례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 장 경사는 곧바로 순찰차를 세워 다시 한번 하임리히법을 실시해 위기를 넘겼다.
무사히 응급실에 도착한 A씨는 건강을 회복했다. A씨는 “병원에서 10분만 늦었으면 큰일 날 뻔 했다고, 빨리 와서 천만 다행이라고 했다”며 “애 많이 써주신 경찰관님께 다시 한 번 더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 경감은 “목을 부여잡고 숨이 안쉬어진다는 대상자의 말을 듣고, 최근 교육받은 ‘하임리히법’이 떠올라 몸이 먼저 반응했다”고 전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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