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범죄도시2>(2022)의 강해상,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2022)의 구씨로 대세 배우에 등극했던 손석구가 또 다른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최근 JTBC <천국보다 아름다운>에서는 김혜자와의 투톱 연기로 인생을 반추하는 감성의 중심에 섰고, 디즈니+ <나인 퍼즐>에서는 느슨해 보이지만 집요함과 날카로움을 숨긴 엘리트 경찰 '한샘'으로 분해 미스터리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잔혹한 범죄자부터 무기력한 사랑꾼, 감정에 벽을 쌓은 수사관까지, 매번 다른 얼굴로 관객을 사로잡는 손석구. 하지만 알고 보면 그의 실제 인생은 캐릭터보다 더 극적이다. 지금부터 배우 손석구의 소소하지만 흥미로운 사실들을 8가지 키워드로 풀어본다.
1. 캐나다 유학과 연기 도전


손석구는 중학교 시절 내성적인 성격을 극복하기 위해 유학을 결심했다. 미국 시카고에 위치한 예술대학까지 진학한 그는 미술과 다큐멘터리를 전공하며 예술적 감각을 키웠고, 자연스레 유창한 영어 실력도 갖추게 된다. 하지만 예술을 전공하면서도 마음속엔 늘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라는 의문이 따라붙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허송세월'이라는 자책 끝에 구글에 ‘액팅 스쿨’을 검색한 그는 가장 먼저 검색된 학원에 무작정 등록하며 연기를 시작하게 된다. 연기 역시 쉽지 않았다. 사람 앞에 서는 것이 어색했던 그는 처음엔 독백극으로 연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캐나다로 건너가 본격적인 연기 수업을 받고, <피라모스 앤 티스베>(2008), <더 솔저스 포츈>(2009) 등의 연극 무대에 올라 연기의 재미를 알아가게 된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오이디푸스의 왕>(2011), <보이첵>(2012), <사랑이 불탄다>(2014) 등 연극계에서 활동을 이어가며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다. 특히 <사랑이 불탄다>에서는 주연을 맡은 동시에 미술감독까지 겸해 자신의 예술적 역량을 십분 발휘하기도 했다.
ㅣ
2. 자이툰 부대 복무, 가장 행복했던 시절


손석구는 군 복무를 단순히 의무가 아닌 ‘도전의 시간’으로 기억한다. 그는 자원입대를 통해 이라크 자이툰 부대에 파병된 특수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데, 당시 딱 1명만 선발하는 보병 통역병 자리였다. 수많은 이가 지원한 자리에 뽑힌 그는 군대에서도 쉽게 보기 힘든 경험들을 하게 된다. 모래폭풍에 사막에 고립되기도 하고, 미군들과 농구를 하며 문화를 나누기도 했다.

당시를 회상하며 손석구는 “군대가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라고 말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열심히 한 만큼 인정받는 구조와 규칙 속에서의 성취감이 그것이었다. 외국에서 오래 살다 귀국 후 적응에 어려움을 겪던 그에게 군대는 도리어 위안이 되었다고 한다.
ㅣ
3. 농구선수가 될뻔 했다

이라크 자이툰 부대에서 근무했던 손석구는 몸 쓰는 일을 하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고 군 생활에서 농구에 흥미를 갖게 된 그는 캐나다에서 농구 선수를 준비했다. 새벽부터 체육관을 전전하며 연습했지만, 프로 세계의 벽은 높았고 결국 좌절을 겪게 된다. 그러나 이 시기의 경험은 몸을 쓰는 법을 터득하게 해주었고, 이후 <범죄도시2>와 <나의 해방일지> 등에서 특유의 체력과 균형감각이 필요한 장면들을 자연스럽게 소화하게 만든 원동력이 됐다.
ㅣ
4. 중소기업 대표와 1인 기획사 대표

손석구는 과거 대전의 공작기계 전문 제조업체 '지오엠티'의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이 회사는 그의 아버지가 설립한 기업으로, 2016년에는 연 매출 55억 원을 기록하며 중소기업계에선 꽤 알려진 곳이었다. 손석구는 해당 회사의 3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사실이 알려지며 ‘숨겨진 금수저’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곧 연기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고, 현재는 대주주로만 남아 있다.

손석구는 또한 2023년 전 소속사 샛별당엔터테인먼트의 재무 이사와 함께 1인 기획사이자 제작사인 스태넘(STANNUM)을 설립했다. 연기뿐 아니라 기획과 제작에도 참여하며 경영자로서의 영역을 넓히고 있는 셈이다.
ㅣ
5. 배두나·이설과의 열애설

손석구는 연기 외적으로도 종종 화제의 중심에 서곤 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배두나, 이설과의 열애설이다. 먼저 배두나와의 관계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센스8> 시즌2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며 시작됐다. 두 사람은 드라마 속에서 러브라인을 연기했으며, SNS에 함께 찍은 다정한 사진들이 다수 공개되면서 실제 커플이라는 추측이 쏟아졌다. 여기에 같은 소속사였던 점도 루머에 기름을 부었다. 하지만 양측은 이를 ‘절친한 선후배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고, 이후 별다른 공식 입장은 없었다.

2021년에는 배우 이설과의 열애설도 보도됐다. 일부 연예 매체는 두 사람이 2020년부터 연인으로 발전했으며 여행도 함께 다녔고, 이설이 넷플릭스 드라마 <D.P.>에 캐스팅된 배경에도 손석구의 추천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역시 소속사는 ‘친한 동료일 뿐’이라며 전면 부인했다.
ㅣ
6. 연극 관람 태도 논란

2019년 손석구는 연극 <프라이드> 관람 중 비매너 논란에 휩싸였다. 함께 관람한 배우 강한나, 오혜원과 더불어 “기침, 큰 웃음소리, 속닥거림 등 공연에 방해가 되는 행동을 했다”는 후기가 커뮤니티에 올라오면서 시작된 사건이었다. 이에 강한나와 오혜원은 빠르게 SNS에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손석구의 대응은 전혀 달랐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연극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부끄러운 관람을 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관객의 주관적 후기에 반박했다. 더불어 “편협하고 폭력적인 관람 문화가 오해를 넘어 거짓을 양산한다”고 비판해 역풍을 맞았다. 이 해명은 진정성보다 방어적이고 공격적인 인상으로 받아들여졌고, 결국 사과 없이 끝맺은 그의 태도는 팬들 사이에서도 논쟁을 불러왔다. 일각에서는 “연극을 자주 보는 관객일수록, 더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손석구의 태도가 무례했다는 의견이 나왔다. 반면 일부 팬은 “악의적 후기 하나에 휘둘릴 필요는 없다”며 그를 옹호하기도 했다.
ㅣ
7. ‘가짜 연기’ 발언으로 연극 폄하 논란

2023년 연극 <나무 위의 군대>에 출연한 손석구는 기자간담회에서 “왜 그렇게 가짜 연기를 시키는지 이해가 안 됐다”, “사랑을 속삭이라면 마이크를 붙여줘야지” 등의 발언을 해 연극 무대를 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연극만 하려 했는데 영화·드라마로 옮겨간 계기도 가짜 연기 때문이었다”는 말 역시 거센 반발을 샀다. 이에 배우 남명렬은 SNS를 통해 “속삭여도 350석을 채우는 배우는 많다”며 공개 비판했고, 일부 관객과 연극인들 사이에서도 “연극에 대한 무지와 오만”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손석구는 JTBC <뉴스룸>에 직접 출연해 “정형화된 정답에 가까운 연기를 강요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하지만 실제로 그랬던 건 아니었던 것 같고, 당시 자신의 옹졸함과 고집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며 사과했다. 또 남명렬에게 손편지를 보내 화해했고, 남명렬 역시 그의 진심을 받아들이며 연극 관람을 약속했다고 전해졌다.
ㅣ
8. 팬차별 논란

손석구는 최근 디즈니+ <나인 퍼즐>의 홍보를 위해 유튜버 짐미조의 채널에 출연했다. 짐미조는 손석구의 열렬한 팬 출신으로, 무대인사에서 눈에 띄는 복장으로 인연을 맺은 후 친분을 쌓아온 인물이다. 이들이 함께한 영상은 다정한 데이트 콘셉트로 촬영돼 화제를 모았지만,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특정 팬만의 특혜’라는 지적이 나왔다. 영상 속 손석구는 짐미조와 함께 식사를 하고, 도자기 공방을 방문하며, 인생네컷을 찍고, 손을 잡고 포옹하는 등 친밀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손석구는 한 매체 인터뷰에서 “유튜브 콘텐츠 출연일 뿐, 팬 차별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짐미조는 내 팬이기도 하지만 유튜버로서 초대한 것이며, 팬이라서 특별 대우를 한 건 아니다. 어떤 팬이 촬영장에 오든 똑같이 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영상이 가진 친밀한 정서와 짐미조의 감정적 리액션은 오래된 팬들에게는 상대적 박탈감으로 작용했다. 특히 짐미조가 영상 내에서 욕설과 감정의 기복을 드러내며 방송의 정제된 톤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이 불쾌감을 더했다는 반응도 있었다. 손석구의 진심 어린 소통 방식이 팬들과의 벽을 허무는 새로운 시도였을지 모르나, 모든 팬들이 같은 방식으로 받아들인 것은 아니었다.
나우무비 에디터 김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