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는 흥하고 이마트는 망하는 이유

조회 2,8812025. 2. 20.

이 사진을 보라. 코스트코 신입사원 채용 공고인데, ‘법원에 의해 파산 선고를 받거나, 병역을 기피한 자’ 등을 뽑는다고 표기 돼 있다. 부적격자 조건을 지원자격으로 잘못 써서 올린건데 사람들 사이에선 ‘코스트코 취업하려면 통장을 파쇄기에 넣어야 하느냐. 이때까지 너무 정직하게 살았다’ 등의 재미있는 댓글들이 달렸다.

직원 채용공고까지 화제를 끄는 코스트코는 최근 주말이나 휴일마다 차량이 줄을 설 만큼 손님들이 몰려든다고 한다. 반면 이마트나 홈플러스 같은 전통의 대형마트들은 상대적으로 한산한 분위기다. 유튜브 댓글로 “코스트코와 같은 창고형 할인점들은 흥하는데 대형마트는 망하고 있는 이유가 궁금하다”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했다.

코스트코의 인기 비결 중 하나는 대형마트보다 저렴한 가격이다. 코스트코 코리아의 신라면 가격은 개당 690원(30개 2만790원), 이마트는 개당 780원이다.

매년 물가는 오르고 내 월급만 그대로인 현실 속에서 저렴한 코스트코 제품은 소비자에게 커다란 매력으로 다가오고 있다. 코스트코를 비롯한 창고형 할인점은 식재료나 제품을 대량으로 파는데, 일단 구입한 뒤 냉동실에 보관하면서 두고두고 먹는 것이 한국인의 새로운 소비 습관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코스트코 코리아의 매출은 2020년 4조 5230억원에서 지난해 6조 5301억원으로 무려 2조원 이상 증가했다.

코스트코에 가본 왱구들이라면 로티세리 치킨 먹어봤을 거다. 가격은 7000원대. 요즘 치킨 1마리 가격이 3만원을 넘는 시대에 상당히 혜자스러운 가격이다.

그뿐만 아니라 불고기 베이크, 라자냐, 2~3kg 대용량 닭가슴살은 헬스러들의 필수목록으로 유명하다. 그만큼 코스트코하면 떠오르는 특색있는 상품이 많다.

코스트코가 이렇게 품질 좋은 상품을 낮은 가격에 파는 비결은 뭘까. 우선 코스트코는 소고기, 새우 등 가격이 나가는 식재료도 해외에서 직수입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복잡한 유통구조를 단순화 한 셈이다.

아울러 창고와 같은 상품 진열 방식을 통해 비용을 절감한다. 거기다 협력업체들에 유리한 조건을 내세워 좋은 제품을 납품받는다고 하는데.

[서용구 숙대 경영학과 교수]

“코스트코는 윤리 경쟁력이 세요. 회사가 영업이익 15%만 먹고 (이 원칙을) 철저히 지키기 때문에 초 가성비가 구현되는 제품들을 갖다가 굉장히 양질이고 협력업체들이 만드는 제품 중에서 최우량 제품이 다 코스트코에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되죠”

코스트코 매장의 이국적인 분위기도 손님들을 끄는데 한몫한다. 코스트코 매장을 가면 분명 한국인데도 미국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 한국보다 월등하게 큰 미국 사이즈 피자를 보고 놀라면서, 소비자가 이국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서용구 숙대 경영학과 교수]

“근데 한국에서도 잘 되고 있는 이유는 아메리칸 라이프 스타일을 판다. 이제 가면은 한국에서 먹는 그런 피자가 아니라 두 배 정도 큰 피자를 팔잖아요. 미국에 가지 않아도 미국에 가본 어떤 라이프 스타일 경험 어메리칸 컬처 그거가 우리나라에서는 세게 작용했다고 하는 게 정설이죠”

반면 이마트 등 대형마트는 창고형 할인점보다 제품가격이 10∼15% 가량 비싸다. 또 배송에 특화된 전자상거래(e-commerce)와의 경쟁에서도 밀리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24년 연간 주요 유통업체 매출’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대비(2023년) 0.8% 감소했다. 백화점, 편의점 등은 모두 매출이 늘었지만, 대형마트만 매출이 줄었다.특히 이마트는 지난해 19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코스트코가 오프라인 강자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대형마트 산하의 창고형 할인점들이 치고 올라오고 있어서다.

이마트 산하에도 이마트 트레이더스라는 창고형 할인브랜드가 있는데, 코스트코 저격수라고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코스트코와 겨룰 수 있는 트레이더스 추천템으로는 88옛날 치킨, BBQ 훈제 삼겹살, 프리미엄 양장피 등이 유명하다.

소비자 일부는 연회비를 내고 가는 코스트코 대신 공짜로 출입 가능한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높게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트레이더스 총매출은 3조5495억원으로 전년 대비 5.2% 증가했고, 같은 기간 고객도 4.8%나 늘었다. 이렇게 보니, 대형마트 본체보다 그 산하의 창고형 할인점들이 요샌 더 잘나가는 것 같다.

전통의 대형마트들은 이렇게 주저앉고 마는걸까. 이들이 살아남으려면 배송이 빠른 이 커머스 업체 또는 가성비, 박리다매로 승부하는 창고형 할인점과 다른 전략을 써야할 것 같다.

이마트는 최근 매장 내 음식점, 미용실, 키즈카페 등을 잇따라 입점시키며 단순히 쇼핑만 하는 공간을 벗어나 취미나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생활공간으로 매장을 리뉴얼하고 있다. 향후 대형마트들이 변화하는 소비문화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지 더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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