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비싼 바나나…작품 '코미디언' 도난
이탈리아 예술가 카텔란 작품
바나나를 벽에 붙인 현대미술 작품 '코미디언'이 프랑스에서 도난당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동부 메스에 있는 퐁피두 센터의 분관인 퐁피두-메스 박물관은 이날 이탈리아 시각 예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 '코미디언'을 훔친 신원미상의 용의자를 절도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전날인 지난달 30일 박물관 경비원은 작품 속 바나나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으며, 이후 바나나는 다른 것으로 교체됐다. '코미디언'은 박물관 벽에 생바나나를 은색 접착테이프로 붙여놓은 형태의 작품이다. 박물관 측은 "범인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아 대화의 여지가 없어 형사 고발을 결정했다"면서 "이는 예술 작품에 대한 존중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작품 '코미디언'의 수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7월에는 한 관람객이 같은 박물관에서 전시 중이던 바나나를 먹어버린 일이 있었다. 그는 배가 고프다는 이유로 바나나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비원들은 재빨리 다른 바나나를 붙였고, 박물관 측은 이 관람객에 대해 법적 조처는 하지 않았다.
'코미디언'은 2019년 12월 미국 마이애미 아트페어에서 처음 소개됐으며, 당시 12만 달러(한화 약 1억8200만원)에 판매돼 예술의 가치에 관한 논쟁의 중심에 섰다. 이후 미국의 행위예술가 데이비드 다투나가 "배고프다"며 벽에 붙은 바나나를 떼어먹으면서 더 화제가 된 데 이어 이 작품의 가치는 폭등했다.
'코미디언'과 관련한 소동은 우리나라에서도 있었다.
2023년 4월 27일 오후 한 남성 관람객이 리움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코미디언'의 바나나를 떼어 먹고 껍질을 붙여놨다. 그는 서울대 미학과에 재학 중인 대학생으로, 한 방송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현대미술에서 작품을 훼손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작품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재미있을 듯해서 장난삼아 껍질을 붙여놓고 나왔다"고 말했다. 리움미술관 측은 이 남성에게 별도의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고, 새 바나나를 다시 붙여 놓이는 것으로 해프닝을 마무리했다.
또 2024년에는 중국 출신의 가상화폐(암호화폐) 기업가 저스틴 선이 이 작품을 620만 달러(약 94억원)에 구입한 뒤 며칠 만에 홍콩에서 바나나를 먹는 퍼포먼스를 벌인 바 있다. 당시 그가 구입한 작품의 바나나는 경매 전 미국 뉴욕 맨해튼 어퍼 이스트사이드 근처 방글라데시 상인의 과일 가판대에서 35센트(약 500원)에 산 글로벌 식품회사 '돌(Dole)'의 제품이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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