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고려아연 2차 가처분도 기각…“필요성 소명 안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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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영풍 측이 고려아연 측을 상대로 낸 자사주 공개매수 중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영풍 측은 고려아연이 지난 4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자사주를 주당 89만원에 공개매수한다고 하자 이를 막아달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앞서 영풍 측은 고려아연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공개매수에 나서겠다며 이 매수 기간(지난달 13일~이달 4일) 동안 고려아연이 자사주를 취득할 수 없도록 해 달라고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지난 2일 기각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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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영풍 측이 고려아연 측을 상대로 낸 자사주 공개매수 중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은 현 단계에서 가처분할 만큼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2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김상훈)는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을 상대로 낸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이같이 결정했다.
영풍 측은 고려아연이 지난 4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자사주를 주당 89만원에 공개매수한다고 하자 이를 막아달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고려아연 이사들이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추진하는 것은 자본시장법 및 상법, 고려아연 정관을 위반하는 것이고, 업무상 배임, 상법상 이사의 충실의무 및 선관주의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먼저 재판부는 “자본시장법 및 상법 규정 어디에도 영풍의 주장과 같이 ‘자기주식 취득가액의 한도를 계산할 때 회사가 임의로 적립한 임의준비금을 공제해야 한다’라는 취지의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공개매수와 관련해 주주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또 영풍 측이 주장한 업무상 배임 주장도 배척했다. 재판부는 “영풍은 선행 공개매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매수가격을 최초 66만원에서 88만원까지 인상했다”며 “고려아연의 적정주가를 현 단계에서 명확히 산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설사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매수가격이 시가보다 높다고 하더라도 공개매수가 주주평등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 점, 상법이 규정하고 있는 배당가능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점에서 자본충실의 원칙이 침해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고려아연 이사들이 시가보다 높게 매수가격을 정했다 하더라도 매수한 자기주식을 전부 소각하기로 한 이상 이를 업무상 배임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고려아연이 상법 및 자본시장법상 각종 절차를 준수한 이상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목적에 경영권 방어가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현재까지 영풍이 제출한 자료들만으로는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거나 이사의 충실의무 또는 이사의 선관주의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결론 내렸다.
이번 2차 가처분 소송에서는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회사 전체를 위한 것인지, 최 회장 등 현 경영진을 위한 것인지가 중요한 쟁점으로 다뤄졌다.
영풍과 고려아연 측은 구체적으로 ▲주당 89만원에 진행되는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가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이사들은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했는지 ▲임의적립금을 이사회 결의만으로 배당가능이익 한도 내로 포함시켜 자사주 취득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1대 주주 영풍이 참여할 수 없는 자사주 공개매수가 주주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등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앞서 영풍 측은 고려아연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공개매수에 나서겠다며 이 매수 기간(지난달 13일~이달 4일) 동안 고려아연이 자사주를 취득할 수 없도록 해 달라고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지난 2일 기각된 바 있다.
영풍·MBK파트너스와 현 경영진인 최 회장 측은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 기업인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둘러싸고 지분 확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날 ‘자사주 매입’을 지속할 수 있다는 법원 결정이 나오면서 고려아연은 오는 23일까지 예정된 자사주 공개매수를 계속 진행해 의결권 확보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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