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누와 삼륜 자전거를 하나로 합친 수륙양용 카누 ‘위헨’
엔지니어이자 기업가인 벤 킬너(Ben Kilner)는 2022년 일명 자전거 보트를 만들어 영국 템스강을 통해 북해로 항해하는 모험을 펼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당시 프로젝트의 수륙 양용 교통수단은 처음부터 그가 직접 만들고, 실제 상황에서 테스트까지 마쳤다. 이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그는 새로운 프로젝트인 위 헨(Wee Hen)을 실행했다.
그는 7월 초에 프로젝트를 완성하고 같은 달 말에 첫 항해를 시작했으며, 8월에는 기록을 경신하는 항해에 도전했다. 이 모험의 전체 과정을 담은 영상이 얼마 전 공개되며, 위 헨의 이름을 세상에 알렸다.
위 헨은 스코틀랜드를 횡단했는데, 한 방향은 물 위에서, 다른 방향은 육지에서 이동해 차량의 다재다능함을 뽐냈다. 위 헨은 킬너가 후원사로부터 기부받은 자재나 구성품, 또는 실제 모험을 위한 식량과 장비와 같은 도움을 받아 처음부터 직접 설계한 삼륜 카누다.
위 헨 카누는 킬너의 후원사 중 한 명이 그에게 기부한 특수 나일론 스킨이 있는 목재로 만든 표준 수상 오토바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처음부터 직접 제작한 DIY 구동계를 추가했다.
리컴번트 삼륜차는 BMX 자전거 한 쌍으로 구성돼 있으며, 온라인에서 구입한 고카트에서 가져온 차축과 자전거 폐차장에서 구입한 텐웨이즈(Tenways) 프레임으로 만든 샤프트를 사용했다.
구동계는 스코틀랜드를 육지로 횡단하는 데 충분한 힘을 전달할 수 있도록 견고하고, 운하 근처의 좁은 보도에서 충격을 견딜 수 있도록 내구성이 뛰어나다.
여기에는 킬너가 페달 패들 메커니즘이라고 부르는 페달을 돌리면 돌아가는 오리 모양의 패들 한 쌍이 통합돼 있으며, 그 디자인은 테오 젠슨의 스트랜드비스트에서 영감을 받았다. 차이점은 2022년 모델에서는 패들이 보트 뒤쪽에 있었지만, 이제는 바퀴에 영구적으로 부착돼 육지에서 여행할 때에도 제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메커니즘의 가장 큰 장점은 얕은 물을 항해할 수 있고, 수초 등에 갇히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점은 모터보트보다 느리다는 점이며, 높은 속도에서 큰 물보라가 발생하기 때문에 낮은 속도로 항해해야 한다.
24단 속도를 제공하는 위 헨은 카누 25kg, 짐 42kg, 구동계 40kg, 킬너 몸무게 72kg을 포함해 거의 179kg을 탑재한 채 역사적인 여정을 시작했다. 스코틀랜드를 오가는 모험은 10일 동안 계속됐고, 그중 1일은 수리에 사용됐다. 육지에서 여정을 시작한 지 5마일도 채 되지 않아 중간 구동 체인 중 하나가 끊어졌기 때문이다.
이 일이 발생했을 때 킬너는 도로에서 넘어졌지만, 부상은 입지 않았다. 위 헨도 수리할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되지는 않았지만, 예비 체인으로 교체해야 했고, 크랭크셋이 구부러져서 새것으로 바꿔야 했다.
킬너와 위 헨은 물과 육지에서 총 225km를 이동했고, 밤에는 임시 캠프에서 자고, 낮에는 산발적으로 쉬고, 나머지 시간은 계속해서 다리를 움직였다. 전체 모험은 소셜 미디어에 영상으로 공개했다. 물 위에서의 여행 영상과 육지에서의 트레킹 영상이 있다.
1인용 수제 트라이크-카누 하이브리드를 타고 진행한 이 장대한 여정은 모두 자선 사업을 위한 것이었다. 여정이 끝날 무렵, 킬너 씨는 비영리 단체인 ‘A Leg to Stand On’에 4,500파운드(약 801만 원)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 돈은 개발도상국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의수 구매에 쓰일 예정이다.
한편 킬너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더욱 개선해 대량 생산으로 전환하는 것 또한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