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이상형, 이재명 대 차은우"…민주당 '물갈이' 기준 제시?

정도원 2024. 2. 2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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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만난 뒤 불출마 인재근 지역구
친명 변호사 공천 불가능하게 되자…
안귀령 공천, 과거 "이재명" 답 재조명
與 "공천 기준, 오직 이재명 충성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왼쪽)와 보이그룹 ASTRO의 일원이자 배우 차은우 씨(오른쪽) ⓒ데일리안

50년대생 3선 '민주화의 대모'를 불출마시키고 새로 전략공천을 받은 더불어민주당 80년대생 언론인 출신 '청년 신인'이 "외모 이상형, 이재명 대 차은우"라는 질문을 받자 "이재명"이라 답하는 영상으로 이목을 모으고 있다. 민주당 '공천 물갈이'의 기준이 마치 이재명 대표를 향한 충성심인 듯 해서 씁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에 의해 서울 도봉갑에 전략공천을 받은 안귀령 상근부대변인이 지난해 2월 채널A 유튜브 '복수자들' 코너에 출연해 '외모 이상형' 질문에 답한 영상이 화제를 끌고 있다.

이 영상에서 안귀령 부대변인은 "외모 이상형, 이재명 대 문재인"이라는 질문을 받자 "이재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대 조국"이라는 질문에서도 "이재명"이라고 답했다. 뒤이어 "이재명 대 차은우"라는 질문에도 "이재명"이라고 답해나갔다.

서울 도봉갑은 1992년 총선에서 당선된 유인태 의원에 이어 1996년·2000년·2004년 총선에서는 김근태 의원이 연달아 당선됐다. 김 전 의원이 2011년 작고하자 이듬해인 2012년 총선에서는 배우자인 인재근 의원이 나서 2016년·2020년에 잇달아 당선되며 3선 고지에 올랐다.

유인태 전 의원은 유신 시절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 판결을 받아 사법살인을 당할 뻔 했던 민주화운동가이며, 김근태 전 의원은 신군부 때 '깃발 사건'으로 고문 피해를 당했던 민주화운동가다. 인재근 의원도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배우자인 김 전 의원과 공동으로 '로버트 케네디 인권상'을 수상해 '민주화의 대모'라 불린다.

이재명 대표는 이러한 인재근 의원을 지난달 직접 만나 서울 도봉갑의 공천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쾌감 토로와 항의가 오간 회동이 끝난 뒤, 인 의원은 지난달 14일 지지자들의 눈물 속에 결국 불출마 선언을 했다.

당시 인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에 '이재명지키기 범국민대책위원회' 소속 김모 변호사를 공천하는 것에는 "지지하지 않는다"며 끝까지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에 또다른 친명 핵심 인사가 "김○○ 변호사는 김근태의 사회경제적 민주화를 계승할 적임자"라고 인 의원의 작고한 배우자인 고 김근태 전 의원까지 끌어들이며 여론몰이를 했으나, 되레 이는 인재근 의원의 격노만 불러일으킨 것으로 전해졌다.

안귀령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이 지난해 2월 채널A 유튜브 '복수자들' 코너에 출연한 자리에서 "외모 이상형, 이재명 대 차은우"라는 질문을 받자 "이재명"이라고 답하고 있다. ⓒ채널A 유튜브 '기웃기웃' 캡쳐

인재근 의원 부부가 지난 1996년 총선부터, 민청학련 사건 시절의 동지인 유인태 전 의원 임기부터 기산하면 1992년 총선부터 32년째 지켜온 서울 도봉을 지역구에 인 의원이 강하게 반대하는 친명 변호사를 공천할 수 없게 된 '이재명 민주당'은 결국 안귀령 부대변인을 전략공천하기에 이른 것이다.

안귀령 부대변인의 서울 도봉갑 전략공천 배경에 대해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언론인 출신으로 언론계에 기여한 바가 크고 당에서 일관되게 헌신적으로 봉사를 한 분"이라며 "상대당 후보(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후보)와도 젊은 매치가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안 부대변인이 "이재명 대 문재인" "이재명 대 조국" "이재명 대 차은우"라는 '외모 이상형' 질문에 잇달아 주저없이 "이재명"이라 답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과연 진정한 전략공천의 배경이 무엇인지, "떡잎이 져야 새순이 자란다" "새 가지가 또 다른 새 가지를 위해 양보해야 한다"고 했던 이 대표가 바람직하다고 여기는 '새순'과 '새 가지'의 기준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의구심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당 핵심 관계자가 인재근 의원 불출마는 이재명 대표의 '올드보이' 청산 의지를 실행에 옮긴 것이라고 설명하지 않았느냐"라며 "'올드보이' 청산하고 그 자리에 대신 꽂히는 사람의 기준은 '이재명 대 차은우'에서 바로 '이재명'이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정치권에서도 민주당 공천 기준이 이재명 대표를 향한 '충성심' 하나로 단일화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지금 민주당은 국민을 위해 봉사할 인재(人材)를 뽑는 것이냐, 아니면 대한민국에 인재(人災)를 일으킬 이재명 대표의 호위무사를 뽑는 것이냐"라며 "민주당의 공천 기준은 오직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이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민주당 공관위에 묻는다. 이재명 대표가 말이라면 말이고, 사슴이라면 사슴이 되는 것은 아니냐"며 "민주당 의원들의 가슴에 달린 배지는 이 대표가 아닌 국민에 의한 것임을 잊지 않길 바라며, 민주당 공관위는 이재명표 지록위마(指鹿爲馬) 공천을 멈추길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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