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히딩크, 네덜란드 데뷔골 황인범 극찬…"리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긍정적"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중앙 미드필더로 올라선 황인범이 네덜란드 1부리그 데뷔골을 터트린 가운데 과거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4강 신화를 일궈냈던 거스 히딩크 감독이 그를 극찬한 것으로 드러났다.
덴마크 출신 브리안 프리스케 감독이 이끄는 페예노르트는 6일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페예노르트 경기장에서 열린 트벤테와의 2024-2025시즌 네덜린드 에레디비시(1부리그) 8라운드 홈 경기에서 2-1 승리를 챙겼다.
이날 중원에 포진해 선발 출격한 황인범은 풀타임 소화한 것은 물론 페예노르트가 1-0으로 앞서던 전반 43분 추가골을 뽑아내며 환호했다. 페예노르트가 2-1 승리를 챙겼기 때문에 황인범은 결승포 주인공이 됐다.
페예노르트의 무승 질주도 이끌었다. 페예노르트는 3승 4무(승점 16)를 기록, PSV 에인트호번(승점 24), 위트레흐트(승점 19), 알크마르(승점 16), 트벤테(승점 14), 아약스(승점 13)에 이은 6위가 됐다. 페예노르트보다 한 경기를 더 치러 8경기를 모두 이긴 PSV가 독주 채비를 하고 있자만 위스트레흐트 등 다른 팀들은 추격할 만하다.
이날 경기에서 홈팀 페예노르트는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티몬 벨렌로이터가 골키퍼 장갑을 낀 가운데 우구 부에노, 다비드 한츠코, 토마스 벨렌, 요르단 로톰바(이상 수지수), 퀸텐 팀버, 황인범, 안토니 밀람보(이상 미드필더), 이고르 파이사오, 우에다 아야세, 이브라힘 오스만(이상 공격수)이 필드플레이어 선발로 나섰다.
원정팀 트벤테에선 라르스 운너스탈(골키퍼), 아나스 살라에딘, 막스 브룬스, 미스 힐거스, 바르트 판 루이(이상 수비수), 미첼 블랍, 유리 레거, 미첼 판 베르겐, 스테인, 단 로츠(이상 미미드필더), 샘 라머스(공격수)가 선발로 출격했다.
페예노르트는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는 일본 대표팀 스트라이커 우에다가 선제골을 넣어 기세를 올렸다.
우에다의 득점 때 황인범은 기점이 되는 패스를 해서 기여했다. 전반 28분 황인범이 아크 왼쪽에서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달려들던 부에노에게 패스를 내줬다. 부에노가 지체 없이 왼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골문 앞에 있던 우에다가 침착하게 헤더 슛으로 연결해 1-0을 만들었다.
이후에도 공세를 늦추지 않았던 페예노르트가 추가골을 만들었다. 황인범이 득점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후반 43분 오스만이 페널티지역 외곽 오른쪽에서 반대편으로 내준 패스가 상대 선수 맞고 아크 왼쪽으로 흘렀다. 황인범은 볼트래핑으로 한 번 잡은 뒤 그대로 왼발 대각선 슛을 알렸고 볼은 상대 골망 오른쪽 하단을 흔들었다.
전반에 두 골을 퍼부어 승기를 잡은 페예노르트는 후반 상대 공세를 한 골로 막아내며 승리를 매조졌다. 스테인은 바스 카위퍼스가 왼쪽에서 넘겨준 크로스를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득점했으나 이후 동점골엔 실패했다.
결국 황인범의 두 번째 골이 페예노르트에 시즌 4번째 승리를 안기는 결승골이 됐다.
황인범 입장에선 트벤테전 전날 구단이 선정한 9월 '이달의 선수'에 뽑힌 것에 이어 골까지 터트리면서 기쁨이 두 배가 됐다.
앞서 페예노르트 구단은 지난 5일 황인범이 2024년 9월 이달의 선수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구단은 "황인범이 9월 이달의 왕으로 선정됐다"라며 "우리는 이적시장 마감일에 황인범을 영입했다. 한 달이 지나, 그는 구단에서 첫 개인상을 수상했다. 그는 감사하고 겸손하게 이 상에 반응했다"라고 했다.
황인범은 결손함을 잃지 않았다. 그는 "내가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난 선물처럼 이 상을 받았고 더 잘하기 위한 촉매로 삼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상을 탈 땐 겸손했지만 그라운드에선 자신의 능력을 유감 없이 발휘하며 득점에 성공하고 환호했다.
황인범은 지난달 초 네덜란드 명문 구단인 아약스와 페예노르트 러브콜을 동시에 받아 화제가 됐다. 당초 아약스가 먼저 손을 내밀었으나 페예노르트가 그의 바이아웃 금액인 800만 유로(약 120억원)를 전부 내겠다고 하면서 행선지가 로페르담(페예노르트 연고지)으로 바뀌었다.
계약기간은 2028년까지 4년이다. 황인범은 붉은색과 흰색을 반씩 가르는 페예노르트 유니폼에 등번호 4번을 달고 현재 뛰고 있다.
페예노르트는 아약스, PSV와 함께 현지 3대 강팀 중 하나로 꼽힌다. 송종국과 이천수 등 2002 한일 월드컵 멤버들이 입단한 적이 있고 이천수 이후 17년 만에 황인범이 한국인 3호로 계약했다.
황인범은 지난달 A매치 브레이크 기간 오만과의 월드컵 아시아 예선 직후부터 취업비자를 받아 네덜란드에서 뛰었다. 지난달 19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레버쿠젠(독일)과의 리그 페이즈 1차전을 통해 페예노르트 선수로 데뷔했으며 이어진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2경기에서도 풀타임 활약을 이어갔다.
지난달 21일 NAC 브레다와의 6라운드로 에레디비시에 첫선을 보인 황인범은 첫 경기부터 ESPN 네덜란드판이 선정한 '이 주의 팀'에 선정되면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이어 첫 달 '이달이 선수'에 이름을 올리더니 득점포까지 뽑아내며 네덜란드 무대에 황인범 시대를 예고했다.
황인범은 마침 이날 히딩크 감독이 자신의 플레이를 극찬하면서 더 큰 영광을 누리게 됐다.
네덜란드 축구매체 'FC업데이트'에 따르면 히딩크 감독은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황인범을 극찬한 것으로 드러났다.
매체는 "지난 일요일 한국 미드필더가 멋진 중거리슛을 터트리며 트벤테전 2-0 승리를 이끌었다"며 "히딩크 전 한국 대표팀 감독이 '스튜디오 부트발(축구)'에 나와 감동했다"고 했다. 히딩크 감독은 "난 이 소년을 모르지만, 그는 이미 유럽에서 어느 정도 경험을 갖고 있다. 리더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난 한국인들과 함께 일했는데, 그들은 대개 매우 겸손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황인범이 팀 동료들에게 손가락 가리키는 모습을 몇 번 봤다"고 했다.
수줍어서 좀처럼 누군가에게 지시하질 않는 한국 선수들 특성을 아는 히딩크 감독이 황인범에겐 적극적인 면모를 발견했다는 뜻이다.
과거 네덜란드 국가대표 공격수로 활약하며 1998 프랑스 월드컵 한국전에서 골을 넣었던 피에르 판호이동크도 황인범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FC업데이트'에 따르면 판호이동크는 "기록적으로 빠른 시간 안에 페예노르트 핵심 선수가 됐다고 평가했다. 판 호이동크는 "바이엘 레버쿠젠과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처음으로 선발 라인업에 올랐던 이 선수가 2~3경기 만에 페예노르트의 플레이메이커가 됐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모두가 그에게 공을 건네준다. 배의 선장과도 비슷하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 페예노르트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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