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필 이미지생생비즈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이사회 지켜냈다...영풍·MBK 연합 추천 3명 이사회 진입

조회 2652025. 3. 29.

'상호주 관계'로 영풍 지분 25% 의결권 제한…MBK "위법한 조치"
주총 후 이사회 최 회장측 vs MBK측 11대 4로 재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주총 표 대결에서 이사회 장악에 나선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공격을 막아냈다.

25%의 지분을 가진 영풍의 의결권 행사를 놓고 양측이 가처분, 기습 배당, 장외 매수 등 치열한 수 싸움을 벌였지만 고려아연이 주총 직전 영풍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이번 주총을 통해 김광일 MBK 부회장을 비롯한 영풍·MBK 연합 측 이사 3명이 이사회에 새로 진입하게 되면서 MBK는 고려아연 경영에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MBK 김병주 회장(왼쪽)과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 각 사

28일 고려아연은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제51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 수 상한 설정 관련 정관 변경안 등 7개 안건을 처리했다.

이날 주총 표결은 고려아연 지분 25.42%를 보유한 영풍의 의결권이 제한된 가운데 진행됐다. MBK·영풍 측 지분이 15.55%로 축소됨에 따라 표 대결은 최 회장 측에 유리한 구도 속에 진행됐다.

고려아연 지분은 MBK·영풍 연합이 40.97%, 최 회장 측이 우호 지분을 합해 34.35%로 MBK·영풍 연합이 높다.

최 회장 측이 제안한 '이사 수 상한 설정안'은 출석 의결권의 71.11%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 안건은 현재 제한이 없는 고려아연 이사회 이사 수의 상한을 19명으로 설정하는 내용이 골자다.

당초 MBK·영풍 측은 이번 주총에서 17명의 신규 이사를 이사회에 진입시켜 고려아연 이사회를 단번에 장악하려 했지만 최 회장측에 의해 수포로 돌아갔다.
이어 집중투표제로 표결이 진행된 이사 선임 표 대결에서는 최 회장 측 추천 후보 5명과 MBK·영풍 측 추천 후보 3명 등 총 8명이 이사로 선임됐다.

최 회장 측 후보로는 이달 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 권순범 법무법인 솔 대표변호사, 김보영 한양대 교수 등 3명이 재선임됐다. 제임스 앤드루 머피 올리버 와이먼 선임 고문, 정다미 명지대 경영대학장 등 2명이 신규로 선임됐다.

MBK·영풍 측이 추천한 강성두 영풍 사장, 김광일 MBK 부회장, 권광석 우리금융캐피탈 고문 등 3명도 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이에 따라 현재 이사회 멤버인 장형진 영풍 고문과 함께 총 4명의 MBK·영풍 측 이사가 이사회에서 활동하며 경영에 관여할 수 있게 됐다.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는 최 회장 측이 추천한 서대원 BnH세무법인 회장이 '3% 룰'에 따라 진행된 분리 투표를 통해 선임됐다.

이로써 주총 직전까지 최 회장 측 5명, MBK·영풍 측 1명으로 '5대 1'이던 고려아연 이사회 구조는 '11대 4'로 재편됐다. 사실상 최 회장 측의 계획대로 주총이 마무리된 셈이다.

이날 주총 결과는 전날 법원 판결이 큰 영향을 미쳤다.

27일 법원은 고려아연이 자회사인 썬메탈홀딩스(SMH)를 통해 영풍 지분 10%를 확보해 상호주 관계를 형성하는 방식으로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것이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영풍은 전날 주총에서 주식 배당을 통해 SMH의 영풍 지분율을 10% 아래로 떨어뜨려 상호주 관계를 끊으며 반격했다. 하지만 고려아연 측도 이날 오전 장외매수를 통해 최 회장 측이 케이젯정밀(옛 영풍정밀)을 통해 보유한 영풍 주식을 사들여 SMH의 영풍 지분율을 10.03%로 높이는 재반격에 나서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했다.

MBK·영풍 측은 이날 영풍에 대한 의결권 제한이 위법하다며 법적 조치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또 신규 이사를 지속적으로 이사회에 진입시켜 이사회 장악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MBK·영풍 측은 순환출자를 활용한 고려아연 측의 공세를 예방하기 위해 지난 8일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 526만2450주(지분 25.4%)를 신규 유한회사인 와이피씨에 현물 출자해 향후 개최되는 주총에서 영풍의 의결권 제한은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대해 재계 한 관계자는 "고려아연의 이사 수 상한이 19명으로 설정되고, 이사 선출 시 집중투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MBK·영풍의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콘텐츠가 마음에 드셨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