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 불량·영업정지까지”…더본코리아, 미국서도 부실 위생관리 논란

조회 4,0722025. 3. 21. 수정
푸드 브랜드 신뢰도 흔들, 美 규제당국 ‘위생 문제’ 지적…글로벌 진출 ‘치명상’
[사진=연합뉴스]

국내에서 각종 논란에 휩싸인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가 해외에서도 부실한 위생관리로 구설에 올랐다. 미국 위생 당국이 더본코리아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다수의 위생 위반 사례를 적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매장은 위생관리 최하점을 받았으며, 심각한 문제로 인해 일시적 폐쇄 조치까지 내려진 곳도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현재 미국 전역에서 총 27개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 중이다. 구체적으로 홍콩반점 빽스 누들(Paik’s Noodle) 21개, 한신포차(Hanshin Pocha) 5개, 새마을식당(Saemaeul) 1개 등이 포함된다. 이 중 10곳 이상의 매장이 지난해 미국 식품 위생 규제 당국으로부터 낮은 위생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장 심각한 곳은 캘리포니아 오클랜드(Oakland)의 한신포차 지점으로, 지난해 6월 검사에서 다수의 위생 관련 위반 사항이 적발되며 일시적으로 폐쇄된 바 있다. 알라메다 카운티 환경 건강부(Alameda County Department of Environmental Health)는 당시 이 매장에서 총 7건의 위반 사항을 발견하고 즉각 영업 중단 조치를 내렸다. 해당 지점은 약 2주간 폐점된 뒤 재검사를 거쳐 영업을 재개했지만, 위생 상태에 대한 불신은 여전하다.

한신포차의 다른 지점들도 위생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운영 중인 5개 지점 중 3개가 위생 관련 지적을 받았으며, 가장 많은 위반 사례가 적발된 곳은 롤랜드하이츠(Roland Heights) 지점으로 11건의 위반 사항이 보고됐다. 이외에도 메사(Mesa) 지점에서 3건, LA 한인타운 지점에서 6건의 위반 사항이 확인됐다.

더본코리아의 미국 진출 핵심 브랜드인 홍콩반점 역시 위생 문제로 당국의 지적을 받았다. 특히 홍콩반점 조지아주 둘루스(Duluth) 지점은 지난해 조지아 공공보건부(Georgia Department of Public Health·DPH) 위생 점검에서 100점 만점에 48점을 받아 논란이 됐다.

▲ 지난해 더본코리아 홍콩반점 둘루스점 위생점수(위)와 한신포차 오크랜드 지점 위생 검사 1차 결과(아래) [사진=미국 식품 위생 당국]

조지아주의 위생 등급 기준에 따르면 48점은 U 등급으로, 일반적인 A·B·C 등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기자가 무작위로 선정한 조지아주 50개 레스토랑의 평균 위생 점수는 87점으로, 홍콩반점 둘루스 지점의 점수가 얼마나 낮은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주요 감점 요인으로는 직원들의 손 씻기 미흡, 불결한 주방 기구, 교차 오염 방지 미비, 식재료 보관 상태 부적절, 칼과 주방 기구 살균 소홀 등이 꼽혔다. 해당 지점은 올해 2월 재검사에서 86점(B)으로 정상 등급을 회복했지만, 한 번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홍콩반점 지점들도 위생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캘리포니아 더블린(Dublin) 지점에서는 5건, 애리조나 메사(Mesa) 지점에서는 3건, 텍사스 휴스턴(Houston) 지점에서는 3건의 위반 사항이 각각 보고됐다. 그러나 모든 매장이 위생 문제를 지적받은 것은 아니다. 홍콩반점 텍사스 오스틴(Austin) 지점(95점)과 캘리포니아 토랜스(Torrance) 지점(97점)은 평균 이상의 위생 점수를 기록하며 비교적 양호한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점포별 위생 상태 편차가 크다는 점은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치명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브랜드 일관성이 중요한 외식 산업에서 매장별 위생 격차가 크면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더본코리아가 글로벌 외식 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위생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위생 관리가 미흡할 경우 단순히 더본코리아의 브랜드 신뢰도 하락을 넘어, 한식의 세계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 기업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가 위생 문제로 외국에서 논란이 된다면, 한국 음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더본코리아가 해외 시장을 목표로 한다면 위생 문제만큼은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며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위생에 대한 기준이 한국보다 엄격해 한 번 문제를 일으키면 회복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K-푸드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개별 점포가 아니라 전반적인 위생 수준을 끌어올리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더본코리아의 위생 문제가 지속될 경우, 다른 K-푸드 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해외 매장의 위생 문제에 대한 본지의 질의에 대해 “현재 위생 문제를 파악 중이며,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즉각 조치할 것”이라며 “미국 관리 법인을 통해 메뉴와 위생 교육을 철저히 진행하고 현지 매장의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본사는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각 점포의 위생 수준을 향상시켜 소비자들에게 만족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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