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은메달을 딴 튀르키예 '명사수'는 누구인가?
한 손은 주머니에, 특수 안경은 쓰지 않은 채 캐주얼 티셔츠를 입고 매우 여유로워 보이는 모습... 튀르키예 올림픽 사격 선수 유수프 디케치의 사진이 SNS에 퍼지면서 "튀르키예가 올림픽에 청부 살인자를 보냈다"는 댓글이 달렸다.
디케치는 팀 동료 세발 일라이다 타르한과 함께 10m 공기권총 혼성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후, 튀르키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겉으로는 멋져 보였을 수 있지만, 내 정신 상태는 정반대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나의 여유로운 모습이 상대 선수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올림픽 공식 소셜 미디어 계정에서는 "우리가 몰랐던 올림픽 사격 스포츠 스타들"이라는 제목으로 그와 한국의 김예지 선수의 사진이 공유됐다.
이번 주 그는 팀 동료 타르한과 함께 튀르키예 역사상 첫 올림픽 사격 메달을 획득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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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특수 장비를 많이 사용하는 것과 그의 캐주얼한 스타일이 대조되면서 SNS에 수많은 밈이 퍼지고 있다.
올해 51세인 그는 자신의 여유 넘치는 경기 방식에 대해 질문을 받자 "타고난 사격 선수"라고 답했다.
"가끔 심판들이 슈팅 안경이나 특수 신발이 없냐고 물을 때 '아니요, 저는 타고난 사격 선수입니다'라고 대답하면 모두 함께 웃곤 하죠."
그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이유는 멋있어서가 아니다. 사수는 균형을 잡기 위해 주머니에 손을 넣는다. 디케즈의 사격 실력은 운동선수로서의 경험뿐만 아니라 군인으로서의 전문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는 퇴역한 튀르키예 헌병대 소령이다.
28살에 사격에 입문한 그는 트레이너와 함께 일한 적은 없지만 이번이 다섯 번째 올림픽 출전이다. "훈련할 때 저는 자세에 집중합니다. 트레이너가 있었다면 저를 관찰하고 제 자세를 메모하고 훈련 스케줄을 짤 수 있었을 겁니다."
그는 트레이너 없이도 2014년 25m 스탠다드 권총과 25m 센터파이어 권총 대회에서 우승하며 세계 챔피언에 올랐다. 2024년 올림픽에서는 10m 공기권총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또한 그는 7번의 유럽 챔피언이며, 가장 최근 우승은 올해 헝가리 괴르에서 열린 대회다.
튀르키예로 돌아온 디케치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2028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하계 올림픽에 출전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오늘부터 2028년을 위한 준비를 시작하겠습니다. 금메달을 딸 때까지 계속할 것입니다. 마지막 순간에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습니다."
"저는 (금메달을 딴 세르비아 대표팀에게) 이 메달은 빌려주는 것이고 2028년에 돌려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올림픽 프로필 페이지를 보면 디케치가 "성공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을 때 오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최근 메달은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도 성공을 이룰 수 있음을 보여줬다. 물론 수년간의 훈련과 노력이 뒤따른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