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 가해자 신분 알면서도 거짓말 했다면 범인도피죄 처벌 가능"[디케의 눈물 303]

제시 등 4명 폭행 등의 혐의로 고소당해 입건…누리꾼, 제시를 범인은닉 및 도피 혐의로 고발
법조계 "제시, 직접적으로 폭행 가담한 게 아니기에 원칙적으로는 경찰 조사 대상 아냐"
"폭행 말렸기에 공범 입건 가능성 낮지만 …끝까지 말리는 등 공인으로서 해결 모양새 보였어야"
"추후 경찰 조사에서도 가해자의 소재 파악을 돕는 등 도의적인 책임 다하는 모습 보여야"

ⓒRSVP

가수 제시에게 사진 촬영을 요청한 팬이 폭행 당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법조계에서는 제시가 당시 가해자의 폭행을 말리는 모습을 보였던 만큼, 폭행범죄 공범으로 처벌 받을 확률은 낮다고 전망하면서도 공인으로서 가해자의 소재 파악을 돕는 등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만약 제시가 가해자와 서로 잘 아는 사이인데도 경찰 조사를 피하고 거짓말한 것이라면 범인도피죄로 처벌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11일 제시의 측근인 프로듀서 A씨를 피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피해자를 폭행한 것으로 알려진 남성 외에도 주변에 있던 제시와 프로듀서, 또 다른 일행 등 총 4명이 피해자로부터 폭행 등 혐의로 고소당해 입건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새벽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미성년자인 한 팬이 제시에게 다가가 사진 촬영을 요청하다 제시 주변에 있던 남성 B씨에게 폭행 당했다. 제시는 폭행을 말렸으나 이후 현장을 떠났고, 이후 피해자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인근 술집에서 제시 일행을 찾았지만, B씨는 함께 있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제시는 B씨의 행적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한 누리꾼이 제시를 범인은닉 및 도피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경찰은 B씨의 신원을 파악 중이다. 아울러 제시를 포함한 현장에 있던 인원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14일 "자국민에 대한 폭행 사건인 만큼 철저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JTBC '사건반장'

노종언 변호사(법무법인 존재)는 "제시는 직접적으로 폭행에 가담한 게 아니기에 원칙적으로 경찰 조사 대상은 아니다. 경찰이 제시의 소환을 검토하는 건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목격자) 신분으로 당시 상황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폭행 사건 피의자로 소환하려면 제시가 가해자들에게 폭행을 지시하는 등의 정황이 발견돼야 한다. 당시 사건 현장 CCTV 영상을 보면 이런 정황은 보이지 않기에 지금으로서는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될 확률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한수 변호사(법무법인 우면)는 "제시는 폭행 사건 당일 가해자에 대해 묻는 질문에 '잘 알지 못한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경찰은 소환 조사를 통해 제시의 진술(가해자와의 관계, 실제 가해자의 위치를 알고 있었는지 등)이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조사 결과 제시가 가해자의 신분을 알고 있었고 경찰 조사를 받지 않게 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이라면 범인도피죄에 해당돼 처벌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제시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범인도피, 은닉죄 등 적용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그러나 법적인 문제를 떠나서 공인으로서 제시의 행동은 적절하지 않았다고 판단된다"며 "피해자가 미성년자였고, 심지어 자신의 팬으로서 사진을 요구한 사람이었는데, 제시의 주장처럼 사건 당일 처음 본 일행이 이유도 없이 폭행을 가한 것이라면 그 그 자리에서 피해자를 보호하려는 모습은 보였어야 한다고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사건 당시 영상을 보면 가해 남성이 우발적으로 피해자를 폭행했고, 제시는 가해자를 말리는 모습을 보였다. 폭행을 말렸다는 게 인정된다면 폭행에 가담했다고 보기 어렵고 공범으로 입건 될 가능성도 낮다"며 "다만, 제시 본인 때문에 발생한 일인 만큼 끝까지 폭행을 말리는 등 해결하는 모양새를 보였어야 했다. 아울러 추후 경찰 조사에서도 가해자의 소재 파악을 돕는 등 도의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