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건희 특검팀에 아는 동생 있어”…수사정보 빼돌린 경찰

정진우 2026. 8. 22.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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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 김지미 특검보가 지난 6월 수사 브리핑을 하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7일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수사정보를 누설한 혐의로 A경정을 불구속 기소했다. 연합뉴스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으로 입건된 국토교통부 과장에게 수사 정보를 유출한 A경정이 특검 동향을 파악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척 후배 경찰에게 관련 정보를 입수했다고 2차 종합특검팀은 결론을 내렸다. 해당 후배 경찰은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에 파견된 상태였다. 종합특검팀은 지난 7일 A경정을 공무상 비밀 누설, 김건희 특검법상 직무수행 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22일 중앙일보가 확인한 A경정 공소장에 따르면 경찰청 범죄정보과 계장이던 A경정은 김건희 특검팀이 한창 수사를 진행 중이던 지난해 10월 국토부 김모 과장에게 수사 정보를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김 과장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파견됐던 2022년 3월쯤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실무자에게 노선 종점을 경기 양평군 양서면에서 김건희 여사 일가가 소유한 강상면으로 변경하게 한 혐의로 김건희 특검팀 수사를 받았다.

다만 김 과장은 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에 직접 관여한 구체적 증거가 확인되지 않아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와 관련 김 과장은 “특검 수사 과정에선 다른 증거 없이 김호 전 국토부 서기관의 진술 하나로 나를 입건했는데, 재판 단계에서 그 진술이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언론 보도로 자신이 노선 변경 배후로 지목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김 과장이 고등학교 선배이자 대학 동문회에서 만났던 A경정을 접촉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너 당연히 압수수색…준비해라”


두 사람은 지난해 10월 10일 서울 서초구의 모 고깃집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서 A경정은 “아는 동생이 특검에 있으니 안심해라” “내일 다시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2차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이 지난 4월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으로 국토교통부을 압수수색했다. 사진은 압수수색 당일 국토교통부 입구. 연합뉴스

A경정은 다음 날 실제로 특검에 파견된 후배 경찰과 통화했다. 이어 정보과 계장으로서 업무차 특검 수사의 동향을 파악하는 것처럼 수사 진행 상황을 물었다. A경정은 전화를 한 3분 뒤 김 과장에게 텔레그램 메신저로 전화해 “김건희 특검팀이 산후조리원에 있는 국토부 공무원까지 압수수색했다”며 “너도 당연히 압수수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법원에서 (영장 청구가) 기각되면 최고겠지만 압수수색은 구속, 인신과 관련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발부될 가능성이 있다”며 “대충 잡아 10일 이내에 이뤄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김 과장이 A경정과의 통화 이후에 일부 이메일 기록을 삭제했다고 의심한다.

A경정은 김 과장에게 “(김건희 특검팀 수사 도중) 양평 공무원이 사망해 동력이 많이 약해졌다고 하는데 수사팀끼리 경쟁이 붙어서 뭐라도 성과를 내려고 하는 분위기”라는 말도 전했다. A경정은 “텔레그램은 탈퇴하는 게 제일 깔끔하다”며 김 과장이 압수수색에 대비하도록 구체적 조언도 했다.

이들이 통화한 시점은 토요일이었다. 김 과장은 “당장 (주말인) 내일 (압수수색) 나오고 뭐 이러지는 않겠네요”라 물었다. A경정은 “응 주말은 (압수수색 날짜로) 안 잡으니까”라면서도 “일단 준비를 하라”고 조언했다.


해당 공무원 “지운 내용, 양평고속도 관련 아냐”


특검팀이 A경정에게 공무상 기밀누설 혐의를 적용해 기소하게 된 해당 대화 내용에 대해 김 과장은 “특검은 A경정의 말을 듣고 이메일 기록을 삭제했다고 주장하는데 사실과 다르다. 일부 이메일 기록을 지운 것은 있지만 그건 양평 고속도로 관련 내용이 아니고, 해당 기록을 지운 사실 자체를 특검팀에 알렸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특검 수사에 협조하기 위해 인수위원회 당시 사용하던 PC를 특검팀에 임의 제출했고, 인수위 업무 과정에서 사용한 관련 메일(온메일)도 압수해달라고 요청까지 했다”고 말했다.

특검팀이 공소장에 적시한 범죄사실이 김 과장 등의 주장과 엇갈림에 따라 재판에서도 사실관계를 둘러싼 법적 다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A경정이 김 과장에게 압수수색영장 발부 가능성을 언급한 점과 수사팀 내부 분위기를 전한 것이 공무상 비밀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종합특검팀 수사 기한은 23일까지다. 종합특검팀은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을 백지화했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해서도 직권남용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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