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행자 충돌 사고로 운행을 중단한 제너럴모터스(GM)의 자율주행 기술 자회사 크루즈가 서비스를 재개할 계획이지만 사업 규모는 축소한다고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최근 크루즈의 새로운 최고경영자(CEO)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선임된 모 엘쉐나위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향후 무인택시 서비스를 재개할 계획이지만 한 도시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엘쉐나위 CEO는 “우리의 전략은 서비스를 확장하기 전에 한 도시에서 서비스를 재개하고 그곳에서 우리의 성과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서비스가 제공될 도시와 재개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크루즈는 당초 최소 12개의 도시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었다. 앞서 샌프란시스코, 피닉스, 오스틴, 휴스턴, 마이애미 등 다수의 도시에서 서비스를 개시했다.
자율주행 사업은 GM의 미래 성장 계획의 핵심으로 꼽히지만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크루즈 로보택시와 보행자 간에 추돌 사고가 발생한 후 후폭풍이 잇따르고 있다. 사고 후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크루즈의 무인택시 운행 허가를 취소했다. 또한 크루즈는 미국 내 모든 무인택시 서비스를 중단했고 지난 8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결함을 해결하기 위해 950대의 차량에 대해 자발적 리콜을 진행했다. 이번 주에는 공동 창업자인 카일 보그트와 댄 칸이 사임했다.
크루즈는 서비스 중단 여파로 완전자율주행차인 크루즈 오리진의 생산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오리진은 운전자가 없는 6인승 차량으로 일반 차량과 달리 운전대와 페달이 없다.
엘쉐나위 CEO는 오리진이 회사의 장기적인 계획에 포함됐지만 당분간은 로봇택시 서비스에 기존에 사용해온 볼트를 투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크루즈는 GM의 쉐보레 볼트 전기차에 자율주행 기어를 장착해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지난달 크루즈는 혼다와 협력해 일본에서 오리진으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양사는 내년 상반기에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2026년부터 도쿄 시내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GM은 최근 크루즈 사고를 둘러싼 논란이 이 계획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크루즈는 오리진 대량 생산에 앞서 당국에 규제 면제를 요청한 상태다. 승인이 날 경우 크루즈는 2년 동안 5000대의 오리진을 생산해 일반도로에 투입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