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 자료 금융위원장 답변에 천준호 "아이고..."
[이정환 기자]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의 한국거래소 이상거래심리분석결과서와 검찰·거래소 면담보고서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가운데, 10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금융위원장을 상대로 사건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공세를 집요하게 이어갔다.
최근 JTBC는 "김건희 여사와 어머니 최은순씨 그리고 권오수 전 회장 등이 다른 시세 조종 세력들과 통정매매 등의 혐의가 새롭게 의심된다고 나와 있다"며 "또 이들의 공모 관계가 인정되면 2011년 7월까지 시세조종에 개입한 것으로 볼 가능성이 있다"는 면담보고서 내용을 전한 바 있다.
야당 의원들의 문제 인식은 이와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금융 부문 수장기관인 금융위원회가 공식적인 자료로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법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의견을 밝히는 것으로 대신했다.
▲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 남소연 |
민병덕 의원은 "삼부토건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한 이상거래심리가 끝난 것으로 안다. 결과보고서가 금융위원회에 제출됐는지 여부를 확인해달라"면서 "검찰이 4년 가까이 캐비닛에 넣어뒀던 사건에 김 여사, 김 여사와 가까운 삼부토건 측 사람들의 관여 여부에 대해 우리는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부토건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해 한국거래소가 이상거래 심리에 착수한 것은 지난 7월 말로 이와 관련한 금융위와 야당 의원들의 의견 차이는 김병환 위원장 인사청문회 당시부터 확인된 바 있다. 당시 청문회에서 김 위원장은 "지금 공개된 정보만으로는 삼부토건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해 판단하기 어렵다"라고 밝혔고, 이에 대해 정무위는 "금융기관 수장으로서 자격 및 업무 수행 능력이 의심스럽다"며 인사청문회 결과보고서를 불채택하기도 했었다.
민 의원에 이어 박상혁 의원은 "21대 국회 때부터 온 국민의 관심을 받았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관련 한국거래소 심리분석 자료를 계속 요구해 왔는데 끝끝내 거부하다가 JTBC에서 보도됐다"면서 "절차상 검찰은 금융위원회를 통해 보고서를 받았을 것이다. 보고서를 빨리 국회에 제출해 줄 것을 위원장이 다시 한번 지시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한국거래소 보고서 갖고 있나? 아이고..."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질의 시간이 시작되자 "주가 조작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출발을 초래하는 중차대한 범죄 맞냐", "금융위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면밀히 검토해서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냐"는 질문으로 김 위원장에 대한 압박을 예고했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판결문 봤나"고 물었고 김 위원장은 "자세히 읽어보진 않았다"고 답했다.
천준호 : "판결문 꼭 살펴봤으면 한다.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에는 자연스럽지 않다. 오비이락도 유분수가 있지, 확실한 통정매매로 보인다. 동일 IP에서 여러 사람이 비슷한 주문을 하는 것은 주가 조작의 전형적 유형이다."
김병환 : "구체적 사안에 따라 봐야 하지 않나 싶다."
앞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법정 자료를 소개하며 "김건희 여사가 주가 조작 사건 매도 지시를 전달했을 의심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강조했던 천 의원은, 재차 김 여사와 어머니 최은순씨의 거래 내역을 제시하며 "주가 조작의 전형적 형태 아니냐"고 물었고 김 위원장은 "검찰에서 그동안 수년간 조사해 온 부분"이라고 답했다. 천 의원 목소리가 다소 높아졌다.
천준호 : "김건희 여사가 23억 원의 수익을 얻었다고 한국거래소가 이상거래심리분석을 통해 밝혔다. 이 자료는 법원에 제출됐고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금융위원회는 보고서 갖고 있나."
김병환 : "챙겨봐야 한다. 있는 줄 없는 줄..."
천준호 : "금융위 통해서 검찰로 간 거 아닌가."
김병환 : "통상적 부분이기 때문에..."
천준호 : "아이고... 금융위원회 수장께서 그리 얘기하시면 안 되죠."
▲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 남소연 |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상품권이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되는 이른바 상태크 시장이 있고 이번 티메프 사태로 인해 관련 피해가 많이 발생했다"면서 "사실상 상품권 깡 구조로 핵심에 간편 결제 시스템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으로 재무구조가 양호하지 않은 업체의 할인 발행을 금지했다. 제도 이후 시행 상황을 점검해보겠다"고 말했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심각한 수준의 가계 대출 증가 상황에 대해 "사실상 정부가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계자금 대출 규모가 1분기보다 2분기 10배 이상 증가했고, 원리금을 상환해야 할 서민도 157만 명으로 7.9% 증가했다"며 "실질적 이자 부담으로 인해 서민경제가 어려운 게 통계상 다 나타난다. 이런 어려움에 대해 금융당국이 아무 대책도 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앞서 김 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삼부토건 주가 조작 의혹 관련 실질적 문제가 있다고 하면 바로 국회에 보고한다고 했다"면서 "그런데 어떻게 언론에서 사실을 확인하고 우리가 해당 자료를 요청하는가. 잘못된 부분에 대해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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