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나면 이해되는 독도 새우의 무시무시한 가격

먹거리 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높은 몸값을 자랑하던 킹크랩 가격이 뚝 떨어져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산 해산물 수입을 금지하며 킹크랩 가격이 반값 수준으로 크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형마트들도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킹크랩 판매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마트는 지난 10월 20일, 21일 이틀 간 러시아산 레드 킹크랩을 100g당 5980원으로 판매했는데요. 올 9월 판매가의 반값에 달하는 가격에 10분 만에 완판행진을 이뤄냈습니다.

한 마리 무게가 2kg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마리 당 12만 원~13만 원 정도의 가격이 매겨진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이 자연산 A급 특대 레드 킹크랩 한 마리와 비슷한 가격을 자랑하는 새우가 있으니, 바로 독도새우입니다.
한국에서 제일 비싼 새우

독도새우는 한국에서 제일 비싼 새우로 유명합니다. 워낙 큰 사이즈 때문에 20~25마리의 무게를 달았을 때 1kg 정도가 나오는데요. 약 12만 원의 가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한 마리에 약 5천 원 꼴이라고 볼 수 있죠. 품 질이 괜찮은 새우는 만 5천 원 정도 한다고 합니다.
독도새우는 우리에게 닿기까지 까다로운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요. 우리나라 동해안에서만 잡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독도새우를 제대로 맛보기 위해 울릉도 저동으로 향합니다.

울릉도에 간다고 해서 무조건 맛볼 수 있는 것도 아닌데요. 울릉도에 독도새우를 잡는 배를 띄우는 곳이 딱 두 집뿐이기 때문에 해당 가게들이 독도새우 조업을 거의 독점적으로 하고 있죠.
독도새우를 조업하는 곳이 많지 않은 이유는 조업의 어려움 때문입니다. 울릉도와 독도의 주변 날씨는 바람이 세차게 불고 파도가 치는 날이 많아 배를 띄울 수 있는 날이 많지 않은데요. 까다로운 날씨와 더불어 독도새우의 어획량도 많지 않습니다. 통발 한 개에 한 마리도 없을 때가 많다고 하죠.
'독도새우 회'가 더욱 귀한 이유

새우를 잡아 생물의 상태를 유지하는 조건도 매우 까다로운데요.독도새우는 300m 심해에서 잡히기 때문에 끌어올리는 동안 수온이 조금만 높아져도 바로 죽어버린다고 합니다. 따라서 통발을 끌어 올릴 때의 속도가 생명이라고 하죠.
독도새우를 잡은 후에도 배와 항구, 횟집의 냉장 시설 모두 적정 온도를 정확히 맞추어 놓아야 생물로 식탁에 올릴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모든 시설에 투자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은데요.
특히 독도새우를 조업하는 두 집 중 한 곳은 새우잡이 배 다섯 척으로 조업한다고 하죠. 이때 잡은 독도새우들이 전국으로 유통된다고 하니 그만큼 비싼 가격도 이해가 됩니다.
독도새우의 종류와 맛은?

독도새우는 독도 인근 해역에 서식하는 새우를 통칭하는 말입니다. 울릉도에서는 보통 꽃새우(물렁가시붉은새우), 닭새우(가시배새우), 도화새우 총 3종류의 새우를 ‘독도새우’라 통칭하는데요. 세 종류의 새우 모두 살점이 통통하고 크기가 아주 큽니다. 맛 또한 비린 맛이 나지 않고 유독 달고 부드럽기로 유명하죠.
새우별로 보면 꽃새우는 농심의 ‘새우깡’ 과자 봉지에 프린트되어있는 빨간 새우의 모델입니다. 가시배새우는 닭벼슬 같은 머리를 가지고 있어 ‘닭새우’라고도 부릅니다. 가장 살이 통통해서 쫀득한 식감이 나는데요.
도화새우는 세 개 새우 중 가장 크지만, 어획량은 가장 적어 높은 몸값을 자랑합니다. 맛이 굉장히 부드러워 한국 새우 중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독도새우는 많은 미식가 및 먹방 유튜버에게 사랑받아 왔는데요. 지난 9월 MBC '나 혼자 산다'에서 김대호가 울릉도에서 캠핑을 즐기며 독도새우 먹방을 펼치는 모습은 큰 화제가 되었던 바 있습니다.
트럼프도 독도새우 먹방을?

독도새우는 과거 한미정상회담 때 트럼프 밥상에 올라가면서 유명해졌는데요. 당시 청와대는 만찬상에 독도새우가 들어간 잡채를 올린 송이 돌솥밥 반상을 내놨습니다.
이때 독도새우를 밥상에 올린 이유에 대하 일본이 허위로 주장하는 독도 영유권에 대한 우리의 수호 의지를 미국 측에 어필하려는 목적이 있던 것으로 해석되었는데요. 이날 만찬 행사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다룬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실제 모델인 이용수 할머니도 초대되며 새우 요리가 일본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렸죠.
이에 일본 정부 측에서는 불쾌한 기색을 내보였는데요. 독도새우를 올린 것이 '반일 만찬'이라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독도새우는 더욱 명성을 얻게 되었죠.

지난 5월 23일 경북도 수산자원연구원이 독도새우로 알려진 도화새우 20만 마리를 울릉도, 독도 해역에 방류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7월 16일에는 울진 왕돌초 해역에 도화새우 10만 마리를 방류했는데요. 이는 수산자원연구원이 지난해 12월 어미에서 부화한 새끼를 약 6개월간 키운 것입니다.
독도새우의 수요는 여전히 급증하고 있지만 어획량이 적어 kg당 2~30만 원에 거래된 적도 있다고 하는데요. 꼬들꼬들한 맛이 일품인 닭새우는 기온이 내려가는 9월~12월이 제철이라 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울릉도에 방문해 이번 기회에 한 번 먹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