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는 폭스뉴스, 트럼프는 여성·라틴계… 적진 돌격

임성수 2024. 10. 17.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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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폭스뉴스 공세 “내 대통령직은 바이든 연장 아냐”
트럼프 의사당 폭동 관련 “전혀 잘못한 것 없어”
여론조사 혼전 계속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보수 성향 방송인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친(親)트럼프’ 방송사인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민 정책 등 ‘약점’에 대한 공격적 질문 세례를 받았다.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율이 저조한 여성과 라틴계 유권자와 대화에 나섰다. 두 후보 모두 대선이 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적진’에 뛰어들어 약점 만회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해리스는 이날 폭스뉴스의 브렛 베이어 앵커와의 인터뷰에서 불법 이민 문제에 대해 질문받자 “임기 첫날부터 이것이 국가와 국민에게 우선순위라는 것을 인식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이민 문제를 정쟁에 악용했다고 지적하며 “미국 국민은 이 문제로 정치적 게임을 하지 않는 대통령을 원한다”고 말했다. 해리스는 앵커가 공격적 질문을 이어가며 답변 중간에 말을 수차례 끊자 “당신에 제시한 질문에 답변을 마치도록 해달라”고 요구하는 등 신경전을 펴기도 했다.

해리스는 트럼프를 향해 “불안정하다”는 평가를 되풀이하며 “그는 자신에게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을 가두겠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리스는 또 조 바이든 대통령과도 차별화에 나섰다. 그는 “분명히 말하지만 나의 대통령직은 바이든의 대통령직을 이어가는 것이 아니다”며 “모든 새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인생 경험과 직업적 경험,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져올 것이다. 나는 새로운 세대의 리더십을 대표한다”고 말했다.

해리스의 이날 인터뷰는 최근 지지율이 주춤한 여론조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진행된 것이다. 공화당 지지자가 애청하는 방송과 인터뷰하며 적진에서 여론전에 나선 모양새다. 뉴욕타임스는 “인터뷰는 이민, 이란 위협, 바이든과의 관계 등 공화당이 선거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하는 이슈를 중심으로 진행됐다”면서도 해리스가 보수 성향 유권자에게 여과없이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해리스는 앞서 펜실베이니아에서도 보수 성향이 강한 벅스 카운티에서 유세하기도 했다. 해리스는 “이번 선거는 분열과 비난의 정치를 넘어 공화당, 민주당, 무소속 등 우리가 함께 이룰 수 있는 것에 대해 낙관적인 새로운 세대의 리더십을 위한 싸움”이라고 말했다. 해리스가 펜실베이니아를 방문한 건 후보가 된 뒤 11번째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도럴에서 열린 타운홀 이벤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는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라틴계 유권자와 대화를 가졌다. 그는 이날 플로리다 도럴에서 진행된 스페인어 방송 ‘유니비전’과의 타운홀 행사 녹화에서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 아이티 이주민들이 이웃의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는 자신의 주장에 대해 “나는 단지 보도된 것을 말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곳에 가볼 것이며 살펴볼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여러분에게 완전한 보고를 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또 2021년 1월 의사당 폭동 사태에 대해서도 “수십만 명이 워싱턴에 왔다. 나 때문에 온 것이 아니라 선거 때문에 왔다”며 “그들은 선거가 조작됐다고 생각했고, 일부는 의사당에 갔다. 나는 ‘평화적으로, 애국적으로’라고만 했다. 전혀 잘못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첫 임기 중 실수를 묻는 말에는 “우리는 강력한 국경이 있었고 경제도 훌륭했다”면서 “그러나 나는 다시는 쓰지 않을 사람을 임명했다”고 말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등 트럼프에게 등을 돌린 이들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경쟁 후보 해리스의 장점을 묻는 말에는 “생존 능력”이라며 “그는 (2020년) 경선에서 탈락했다. 그런데 갑자기 대선 후보가 됐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여성 유권자 공략에도 나섰다. 트럼프는 이날 공개된 폭스뉴스의 타운홀 미팅 행사에서 자신을 “IVF(체외인공수정)의 아버지”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IVF를 위한 정당이고, 우리는 수정을 원한다”며 “민주당은 우리를 공격하려 시도했지만, 우리는 그들보다 더 IVF에 찬성한다”고 강조했다.

여성 유권자에게 인기가 적은 트럼프가 난임 부부 지원을 강조하면서 저조한 여성 지지율을 만회하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전날 조지아주 커밍에서 녹화돼 이날 방영된 타운홀 미팅은 여성 진행자·청중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도럴에서 열린 타운홀 이벤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는 낙태 문제에 대해서는 주별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문제는 52년 동안 이 나라를 분열시켰다. 그래서 각 주로 (결정권이) 돌아왔다”며 “(각 주에서) 주민들의 투표가 있을 것이고 그 시스템을 통해 작동할 것이며 궁극적으로 옳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 혼전은 계속됐다. 여론조사업체 마리스트가 지난 8∼10일 전국 투표 의향층 유권자 14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오차범위 ±3.9% 포인트)에 따르면 해리스는 52%, 트럼프는 47%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반면 폭스뉴스 조사에서는 트럼프가 50%, 해리스가 48%를 얻었다.

퀴니피액대 조사에서는 최대 경합주중 하나인 조지아에서 트럼프가 52%의 지지를 얻어 45%에 그친 해리스에게 오차범위 밖으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해리스 49%, 트럼프 47%로 조사됐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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