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상대할 '한국 지도자' 누구냐[장세정의 시시각각]

장세정 2025. 1. 13.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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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정 논설위원

2017년 1월에 이어 오는 20일 백악관에 두 번째 입성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그는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 직후 윤석열 대통령과 첫 통화를 했지만 12·3 계엄 이후엔 한국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중국의 패권 도전 견제를 위해서라도 한국이 필요한 트럼프는 내심 "왜 내가 당선될 때마다 한국이 정치 소용돌이에 빠지느냐"며 푸념할 것 같다.

지난 11월 미국 대선 직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윤석열 대통령과 처음 통화했다.[연합뉴스, 중앙포토]

침묵 와중에도 트럼프 측근이 국회 탄핵소추안 처리 직후 서울 용산 관저에서 윤 대통령을 비공개로 만났다니 의미심장한 움직임이다. 정치적 안정을 되찾을 때까지 조용히 지켜보며 기다리겠다는 메시지라도 전했을까. 미국 대선 기간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트럼프의 사법 리스크가 겹쳐 보였다. 칼에 피습당한 이 대표와 총알이 귀를 스친 트럼프는 극적으로 비교됐다. 형사 기소(4건)에도 트럼프가 승리하자 재판(5건) 중인 이 대표는 상당히 고무됐을 듯하다.

「 대통령 파면시 이 대표 가장 유망
부동층 흡수하면 '제3후보' 기회
정상적 사고, 실력 갖춘 인물 기대

그런데 12·3 계엄 이후엔 이상할 정도로 윤 대통령과 트럼프의 닮은꼴이 더 눈에 띈다. 트럼프는 2020년 11월 대선 결과에 불복했고, 선거 부정을 주장한 지지자들이 2021년 1월 6일 의사당에 난입했다. 그 과정에서 5명이 사망했다. 윤 대통령의 12·3 계엄 당시 계엄군이 국회에 진입했고, 윤 대통령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닮아도 많이 닮았다.
트럼프의 극렬 지지자들이 4년 전에 외쳤던 구호, 즉 'Stop the Steal('선거 도둑질을 멈추라')을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윤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들이 한남동에서 외치고 있다. 트럼프는 자기를 닮은 한국 정치인을 좋아할까, 싫어할까.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한국의 리더십 공백과 불확실한 미래 리더십이다. 4년의 집권 경험으로 더 노련하고 영악해진 트럼프를 향후 4년간 상대할 한국 지도자는 매우 버거울 것이다. 트럼프가 취임하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명목상으론 그의 1차 상대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과 이재명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트럼프는 직무 정지에도 대통령 신분을 유지 중인 윤 대통령의 존재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지난 1일 윤 대통령이 '애국시민 여러분'에게 보낸 친필 서한에서 "함께 끝까지 싸우자"고 촉구하자 우파 진영이 대거 결집하는 흐름을 미국도 예의주시할 것이다. 탄핵 반대 여론이 최근에 11%포인트 급등해 32%(갤럽)나 됐는데, 이런 민심 변화가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단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지켜볼 문제다.
물론 윤 대통령 수사가 법 절차대로 진행되고, 헌재에서 파면될 경우 조기 대선으로 직행하게 된다. 그럴 경우 여론조사에서 1위인 이재명 대표가 트럼프의 상대가 될 공산이 커진다. 다만 30%대 박스권 지지율(갤럽 기준 32%)의 확장성 한계에다 압도적 1위인 비호감이 변수다.

조기 대선의 경우 여권 주자로 거론되는 홍준표 대구시장,·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뉴스1]

선거법 재판 1심 유죄에 이어 2심을 앞둔 이 대표는 부자 몸조심이 필요한데, '떼놓은 당상(堂上)'에 재 뿌리는 당내 실언들이 중도층의 반감을 자극한다. "어차피 윤석열은 사형선고된다"는 막말(정청래)이나, "(공수처장은) 총 맞을 각오로 윤석열을 체포하라"는 충돌 유도성 발언(이성윤)이 그런 사례다. '카톡 검열' 논란을 촉발한 "내란 선전 관련 가짜뉴스 고발 방침"(전용기)도 대형 악재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대안으로 여권과 야당에서 제3의 인물이 다크호스로 떠올라 부동층 33%를 흡수하면 트럼프의 깜짝 파트너가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정치인(한동훈·안철수·유승민·최재형·이준석·우원식·김부겸), 전·현직 단체장(오세훈·홍준표·김문수·원희룡·김동연·김경수), 경제 전문가(한덕수·최상목·이창용)의 하마평이 무성하다.
그러나 특정 인물보다 어떤 자격요건을 갖췄느냐가 관건이다. 극심한 정치 혼란에 놀라고 지친 국민은 정상적으로 생각하고, 법적·도덕적 흠결이 없으며, 민생 경제를 살릴 능력을 갖춘 지도자를 간절히 원할 것이다. 국익을 위해 카멜레온처럼 변신하는 트럼프를 능수능란하게 상대할 '유능하면서도 정신 멀쩡한 지도자'는 누구인가.

이재명 대표와 함께 야권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김동연 경기지사,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부겸 전 의원. [중앙포토, 연합뉴스]

장세정 논설위원 z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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