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빅컷’에 日·中·英 동결… 속도 조절 나선 중앙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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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이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0.5% 포인트 금리 인하)으로 미·일 금리 격차를 좁혀 통화 긴축 속도를 조절하고 나선 것이다.
연준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끝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존 5.25~5.50%였던 금리를 4.75~5.0%로 과감하게 내린 점도 일본은행의 숨통을 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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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간 금리차 축소에 속도 조절
우에다 “경제전망 실현 시 금리 인상”
일본은행이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0.5% 포인트 금리 인하)으로 미·일 금리 격차를 좁혀 통화 긴축 속도를 조절하고 나선 것이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내수 경기, 환율 등의 제각각 경제 환경에 따라 각자도생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은행은 이틀 동안 금융정책결정회의를 가진 뒤 현행 0.25% 수준인 단기금리를 포함한 기준금리를 유지한다고 20일 밝혔다. 일본은행은 지난 3월 –0.1%였던 단기금리를 0~0.1%로 올려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했고, 7월엔 현행 수준으로 추가 인상을 단행했었다. 당시에는 오랜 엔저(낮은 엔화 가치)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이 기준금리 인상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는 지난달 초에 대규모 ‘엔 캐리 트레이드’(금리 낮은 엔화를 빌려 고금리 국가의 통화에 투자)를 촉발해 세계 주식시장의 급락, 엔화 가치 급등을 몰고 왔다. 이에 압박을 받은 우에다 가즈오 총재 등의 일본은행 위원들은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밝혀왔다.
연준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끝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존 5.25~5.50%였던 금리를 4.75~5.0%로 과감하게 내린 점도 일본은행의 숨통을 틔웠다. 일본은행의 한 간부는 교도통신에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축소될 것이라는 인식에 따라 엔화 약세도 (강세로) 방향을 수정하고 있다. 금리 인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에다 총재는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를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제·물가 전망이 실현되면 정책금리를 올리고 금융 완화 정도를 조정할 것”이라고 말해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연준 빅컷 이후 통화정책의 속도를 조절하고 나선 국가는 일본만이 아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0일 시장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 격인 대출우대금리(LPR) 5년물을 3.85%로, 1년물을 3.35%로 각각 묶었다. 시장은 당초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중국이 연준의 빅컷으로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고도 통화정책을 완화할 여유를 얻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19일(현지시간) 통화정책위원 9명 중 8명 찬성 의견으로 기준금리를 연 5%로 동결했다. BOE는 한때 5.25%까지 올렸던 금리를 지난달부터 내리기 시작했지만 한 달 만에 속도를 늦췄다.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는 “물가상승률을 낮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리를) 너무 빠르거나 크게 인하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럽이 미국의 통화정책을 마냥 따라가기 어렵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면서 “서방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방향(금리 인하)은 같지만 속도는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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