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관리' 연말 분수령, '풍선효과' 차단에 속도내는 당국

임철영 2024. 10. 24.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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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제2금융권 연쇄 가계부채 점검회의
우려스러운 지표 '콕'…업권회의는 지속
"올 연말을 가장 중요한 시기로 보는 듯"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수요가 대출 문턱을 높인 은행권을 떠나 제2금융권으로 쏠리는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속도를 높이고 있다.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과도한 경쟁이 나타나고 있고, 업권 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차이 등을 노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특히 대형 기업공개(IPO)로 인한 대출 수요도 예의주시할 방침이다.

24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일 보험·여신전문·저축은행·상호금융 등 2금융권과 지방은행·인터넷전문은행 등을 소집한 자리에서 그간 금융당국 차원에서 모니터링한 결과를 토대로 가계부채 관리 취지에서 어긋난 분야와 우려점을 전달했다. 지난 15일 팀장급 실무진 회의 이후 일주일 만에 2금융권 임원들을 소집한 것은 연말까지 가계부채 관리에 성과를 내기 위해 속도를 내야 한다는 판단이 작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우선 연말까지 풍선효과를 확실하게 잡지 못하면 내년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다. 점검 회의를 주재한 권대영 사무처장이 "각 업권별 가계부채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풍선효과가 커지는 것에 대비하여 다양한 관리조치를 검토중"이라고 언급한 점도 같은 맥락이라는 해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날 회의에서 금융당국은 올해 연말을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였다. 지금 가계부채가 폭증하면 내년에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추가적인 금리인하 기대감에 따라 주택 구매 수요가 다시 확산될 수 있는 만큼 금융위가 모니터링해왔던 세부 데이터도 공유했다. 업권별로 DSR 적용기준이 다를 뿐 아니라 증권업계가 대형 IPO를 앞두고 있어 대출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전달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은행에 적용되는 DSR이 은행보다 10%포인트 높은 50%인 상황에서 풍선효과로 정책의 의미가 사라지지 않도록 금융당국이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대형 IPO로 인한 대출 수요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언급도 있었다. 제2금융권 관계자는 “잇따른 IPO로 대출 수요가 증가하더라도 무리하게 대출을 내주지 말고 제대로 관리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현재 더본코리아·씨케이솔루션 등이 연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제시하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관리를 금융사 자율에 맡긴다는 기조에 따라 시장에 전달하는 메시지에 신중을 기하는 상황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이달 들어 2금융권에서 가계부채 증가세가 이어지고 풍선효과가 우려되니 업권이 자율적으로 가계부채를 관리하라는 것”이라며 “아직 2금융권 풍선효과 현상이 명확하게 나타나거나 (조치가) 긴급한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자율 관리라는 원칙을 바탕으로 업권과의 회의를 통해 미세 조정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전일 점검회의에서도 풍선효과 우려가 큰 지표를 하나하나 짚으면서 엄격한 관리기조를 유지해 달라고 강조했다. 은행권이 가계대출을 조인 틈을 타 2금융권이 집단·중도금대출을 끌어오기 위해 과당경쟁을 하고 금리와 한도를 조정하는 모습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부채 동향을 세밀하게 공유하면서 금융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부분들을 언급했다”며 “금융당국은 업권별로 회의를 계속 이어나가면서 가계부채 문제를 부각할 만한 점이 있는지 살펴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권 사무처장도 "2금융권과 지방은행·인터넷은행에서 가계부채 관리강화 기조에 맞지 않는 공격적 영업 행태를 보이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면서 "각 업권별로 부여된 역할이 조금씩 다른 만큼 주택담보대출 위주의 손쉬운 영업에 치중하기보다 은행권에서 충족되기 어려운 다양한 자금수요나 중·저신용자에 대한 자금공급 등에 차질이 없도록 본연의 역할에 보다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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