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돈 줬다” 태국 유치장서 ‘라방’한 한국인 마약사범

마약 밀매 혐의로 수배…유치장서 20여 차례 방송
“나한테 돈 안 받은 태국 경찰 없다” 주장

마약 밀매 혐의로 태국에서 체포된 한국인 남성이 호송차와 유치장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를 허용한 태국 이민국 경찰 2명은 징계 처분을 받았다.

17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 경찰청 이민국은 전날 구금된 한국인 용의자가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생중계를 할 수 있도록 한 이민국 직원 2명을 징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40대 한국인 남성 A씨는 지난 3일 태국 촌부리 지역에서 체포됐다. 그는 한국에서 마약 밀매 혐의로 수배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방콕으로 호송되던 중 스마트폰을 이용해 유튜브 라이브방송을 진행했다. 유치장에 들어간 후에도 수차례 라이브 방송으로 내부 모습을 보여주는가 하면 실시간 채팅에 참여한 구독자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징역 먹방’이라 이름 붙인 방송을 진행하면서 담배를 피우거나 함께 구금 중인 외국인과 팔씨름을 하는 장면도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A씨가 유치장 안에서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라이브 방송 영상은 이날 기준 20개가 넘는다.

그는 유치장 내 스마트폰 사용에 대해 “돈을 줄만큼 줬다. 나한테 돈을 안 받은 경찰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민국은 A씨가 태국에서 비자에 허용된 기간을 373일 초과해 불법 체류 중이었다고 밝혔다. 파타야 법원은 A씨에게 집행유예와 벌금 3000바트(약 12만원)를 선고했다. A씨는 한국으로의 송환을 앞두고 촌부리 방라뭉 경찰서를 거쳐 방콕 이민국 수용소로 이송됐다.

그는 당시 촌부리 이민국 관리인 쁘라못 푸앙펑 중위와 아틱 통바이 경사의 감시·감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두 경찰관에게 정직 처분을 내리고 징계위원회도 구성했다고 방콕포스트는 전했다.

이번 일과 관련해 태국 이민국은 “법원 판결과 관계 없이 모든 구금자, 특히 마약 혐의를 받고 있는 이들을 면밀히 감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