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한창때’가 ‘한참’ 지났다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며칠 뒤면 또 한 살을 먹는다며 우울해 하는 이가 있다면 그는 아마 이미 나이를 꽤 많이 먹은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왕성할 때의 옛날을 그리워할 수도 있겠다. 이렇게 기운이나 의욕 등이 가장 왕성한 때를 가리키는 말은 ‘한참때’라고 해야 할까? ‘한창때’라고 해야 할까? 막상 적으려고 하면 헷갈린다.
‘한참’과 ‘한창’은 발음과 표기가 비슷하다 보니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한참’은 “한참 동안 기다렸다” “한참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에서와 같이 시간이 상당히 지나는 동안을 가리키는 명사로 쓰인다. “한참 난투극이 벌어졌다”에서처럼 어떤 일이 상당히 오래 일어나는 모양을 나타내는 부사로 사용되기도 한다. “붉은 노을빛이 아직 한참 남아 있었다”에서와 같이 ‘수효나 분량, 정도 등이 일정한 기준보다 훨씬 넘게’라는 의미를 지닌 부사로도 쓰인다.
‘한창’은 “공사가 한창인 아파트” “겨울 축제가 한창이다”에서처럼 어떤 일이 가장 활기 있고 왕성하게 일어나는 때나 어떤 상태가 가장 무르익은 때를 나타내는 명사로 사용된다. “지금은 지하철이 한창 붐빌 시간이다” “눈이 한창 쏟아지고 있다”에서와 같이 ‘어떤 일이 가장 활기 있고 왕성하게 일어나는 모양이나 어떤 상태가 가장 무르익은 모양을 나타내는 부사로도 쓰인다.
따라서 전성기, 즉 어떤 일이 가장 활기 있고 왕성한 때를 의미하는 말은 ‘한창’과 ‘때’가 결합한 ‘한창때’가 바른 표현이다. ‘때’는 일반적으로 앞 단어와 띄어 쓰나 ‘한창때’는 한 단어이므로 붙여 쓴다.
김현정 기자 nomadicwri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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