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뽈터뷰] 김지수 ② 최종 목표는 월드컵 주전 "김주성·이한범 부러워…김민재, 나와 다른 레벨"

[풋볼리스트=부천] 김희준 기자= 김지수는 브렌트퍼드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①편). 꿈에 그리던 1군 데뷔도 이뤄냈고, 선발 풀타임 경기를 소화했다. 직접 잉글랜드 축구를 겪고 그들의 템포, 피지컬, 전술 등을 체감하며 자신의 강점이 무엇이고 어떤 점을 발전시켜야 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최근 토트넘홋스퍼 감독으로 부임한 토마스 프랑크 감독 밑에서도 2년간 훈련하며 많은 걸 배웠다. 축구지능이 높은 선수를 선호하는 프랑크 감독은 선수 면면을 파악해 재능을 극대화하는 데 능력이 있다. 김지수는 프랑크 감독에 대해 "엄청 좋은 감독님이셨고 능력이 있는 감독님 아래서 축구를 조금이라도 배울 수 있고 함께 경기할 수 있었던 자체가 엄청난 메리트였어요. 제 축구, 앞으로의 인생을 통틀어서요"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 '김지수 풀백 실험' 모든 면에서 완벽한 토마스 프랑크 감독
김지수는 프랑크 감독이 전술적인 부분은 물론 인간관계 등에서도 특출난 능력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경기장 안에서 보이는 것뿐 아니라 경기장 바깥에서도 선수들과 구단 관계자들의 마음을 사 최고의 팀을 구축했다는 것이었다.
"전술적으로 세세하고 완벽하다 느낄 정도로 하나하나 다 준비하시고요. 축구적인 면만이 아니라 저희 생활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그렇고 코칭스태프, 구단 직원들과 관계도 잘 형성이 돼있어서 저희가 감독님을 믿고 따를 수 있었어요."
"선수들의 태도를 중요시하는 것 같아요. 고참 선수들에게는 조금 덜하지만 어린 선수들에게 훈련장에서 더 배우려고 하고 조금이라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거나 선수들과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이는 걸 중요하게 여기세요. 인성이 경기장에서 태도뿐 아니라 구단 스태프를 대할 때, 선수들끼리 관계 등이 다 포함된 의미인 것 같아요."

김지수는 프랑크 감독 밑에서 겪은 이색적인 경험도 소개했다. 본디 센터백으로 경기를 뛰는 김지수는 브렌트퍼드 훈련 중 사이드백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고, 이를 눈여겨 본 프랑크 감독이 실제 경기에서도 사이드백으로 김지수를 기용했다. 용병술에 대한 훈련을 따로 하지는 않는다는 프랑크 감독이 훌륭한 교체 신공을 선보이는 이유다.
"감독님은 머릿속에 있던 거를 경기장에서 바로 내신 적도 있어요. 근데 그게 이상할 게 전혀 없는 게 감독님은 선수를 계속 보시고 그게 가능할 거라고 생각을 해서 선수를 믿고 내보낸 거잖아요. 저도 사이드백을 몇 번 봤어요. 훈련하면서도 그렇고 애스턴빌라랑 경기할 때도 잠깐 나갔지만 오른쪽 풀백으로 나가고 훈련할 때는 왼쪽 수비도 많이 봤죠. 감독님은 많이 열려 있어요."
"사이드백으로 몇 번 훈련을 했을 때 제가 느꼈을 때도 나쁘지 않게 했고, 감독님도 그때 잘 보시고 이후로 한두 번씩 시켰어요. 빌라전에도 원래는 더 많은 시간을 가졌어야 했는데 조금 늦게 들어갔어요. 그 전에 하신 말이 '우리끼리 하면서 봤을 때 네가 사이드백으로 잘해서 자기는 그걸 기억하고 있고 너를 나중에 써보려고 했다. 그래서 내일 이때 들어갈 건데 이런 식으로 얘기를 따로 해주시더라고요."

▲ 브렌트퍼드 선수들은 PL에서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 살아남은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도 김지수에게 많은 영감을 줬다. 특히 브렌트퍼드 센터백들이 김지수에게 좋은 선생님이 됐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떠난 벤 미를 비롯해 네이선 콜린스, 에단 피녹, 세프 판덴베르흐를 보면서 김지수는 PL에서 뛰는 선수들에게는 이유가 있음을 느꼈다.
"일단 똑똑해요. 모든 선수가 똑똑해요. 솔직히 축구는 지능싸움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누가 더 똑똑하고 더 판단을 잘하고 그런 싸움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피지컬이 좋아도 머리가 좋지 않으면 그걸 이용할 수 없는 거죠. 근데 브렌트퍼도 모든 선수가 진짜 똑똑하고 수비적으로도 힘을 덜 들이고 막을 줄 아는 것 같고 위치도 너무 좋아요. 좋은 거는 다 제가 배워야죠."
"위치 선정이나 예측 같은 걸 보면 센터백의 똑똑함이 느껴지죠. 예측도 다 준비하고 상대가 어디 있는지 알아야지 그 위치로 미리 움직일 수 있는 거고요. 위치 선정도 크로스나 어떤 상황에서 경기장에 있으면 길이 보이거든요. 이쪽으로 오겠다는 위치를 딱딱 잡아내고 경합을 이기는 걸 보면 진짜 위치를 너무 잘 안다고 느껴지죠."
"수비적인 상황에서 팀이 제시하는 위치 선정 포인트가 있거든요. 어떤 상황에서 여기 서 있어야 한다는 걸 어렸을 때부터 몸에 밴 선수들이 있고, 저는 여기 와서 배우려는 선수였으니까 당연히 어렵고 순간 까먹을 때도 있었어요. 지금은 그 위치에 당연히 가게끔 몸이 움직이고 머리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또한 PL에서 살아남은 공격수들을 상대하는 것도 김지수에게 크나큰 경험이 됐다. 특히 프랑크 감독이 떠난 전후로 맨체스터유나이티드, 토트넘홋스퍼 등 PL 빅클럽들과 연결되는 브라이언 음뵈모를 포함해 요안 위사, 케빈 샤데 등을 상대하며 김지수도 수준급 공격수를 막는 방법을 체득했다.
"좋은 선수들이라 막기 어렵죠. 모든 선수가 스피드도 좋고 힘도 좋고 마무리도 좋아요. 진짜 좋은 선수들이라고 느끼고 선수만의 장점이 분명하게 있어요. 그게 경기장에서 조화가 잘 맞아서 계속 득점도 나오고 경기도 잘 이끌어나가는 것 같아요."
"음뵈모 선수는 마무리 능력이 워낙 좋죠. 순간 스피드나 공을 지켜내는 능력도 좋고 수비할 때도 열심히 해주고요. 저희는 수비도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공격수들의 수비 방법이 있고 그걸 잘 이행해주죠. 공격수들이 누구 하나 욕심이 과한 선수가 없고, 말을 따르지 않고 따로 노는 선수도 없어요. 저희가 잘할 수 있는 이유라고 생각해요."
김지수는 브렌트퍼드의 '두뇌'로 주장 크리스티안 뇌르고르를 뽑았다. 평소에 그를 '노가드'로 부른다는 김지수와 잠시 표기법과 실제 발음의 간극에 대한 설왕설래가 있었지만, 김지수는 뇌르고르가 있고 없고에 따라 경기력이 확 달라진다고 이야기했다.
"뇌르고르 선수가 정말 달라요. 뇌르고르가 있고 없고 경기력이 분명 차이가 난다고 생각해요. 수비적인 부분도 그렇고 경기 영향력 자체가 큰 선수죠. 브렌트퍼드의 색깔을 가장 잘 갖고 있고 잘 실행하는 선수라고 생각해요. 진짜 좋은 주장이라고 생각을 하죠."

▲ 목표는 PL에서 살아남기 그리고 월드컵 주전
김지수는 잉글랜드에서 두 시즌 동안 차근차근 성장해왔다. 이제는 감독이 바뀌는 새로운 환경에 직면했지만, 구단에 통용되는 시스템을 중요시하는 브렌트퍼드 특성상 큰 변화는 없을 예정이다.
김지수는 다음 시즌 목표로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기보다 '지난 시즌보다 나아지는 것'을 택했다. 매년 발전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이 최종적으로 구상하는 목표인 PL에서 오래 살아남는 것도 가능하리라는 생각이다.
"한 시즌 한 시즌 작년보다 더 나은 걸 바라는 게 제 목표고요. 첫 번째 시즌에 비해 두 번째 시즌이 나았으니 두 번째 시즌에 비해 세 번째 시즌이 더 나아지게끔 해야 하는 게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경기를 최대한 많이 나서는 게 목표고 오랜 시즌 동안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싶죠. 프리미어리그 자체가 모두가 꿈꾸는 리그고 저도 항상 목표로 해왔던 리그기 때문에 어렵게 온 만큼 최대한 오래 있고 오래 즐길 수 있도록 제가 노력하고 잘 버텨내야 할 것 같아요. 벤 미 형처럼 오랫동안 프리미어리그에 있으면 너무 좋죠."

대표팀으로서는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린다. 2023년 U20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룩했던 김지수는 아직 A대표팀 데뷔를 하지 못했다. 이번 쿠웨이트전에 센터백 조합을 이룬 2000년생 김주성과 2002년생 이한범을 보며 김지수도 대표팀에 대한 마음을 다시 잡았다. 2025-2026시즌 브렌트퍼드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월드컵까지 나가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궁극적인 목표는 월드컵이죠. 모두가 한 번은 나가고 싶어 하니까 월드컵에 꼭 나가고 싶고 뛰고 싶어요. 제가 축구를 은퇴하기 전에 꼭 해야 할, 하고 싶다는 생각이 제일 많이 드는 목표라고 해야 되겠죠."
"김민재 선수 파트너로 가면 좋은 일이죠. 너무 잘하시잖아요. 솔직히 레벨이 저랑은 완전 다르죠. 한참 더 높은 레벨이고 저랑 비교하기엔 너무 잘하시는 선수니까 제가 보고 배울 것만 있죠. 브렌트퍼드 선수들도 (김)민재 형을 알고 있어요."
"김주성 선수와 이한범 선수는 부럽죠.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모든 게 확정이 되고 나왔다고 하지만 대표팀 옷을 입고 홈구장인 상암에서 경기를 한 거니까요. 그건 정말 부러운 거고 저도 하루빨리 상암에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경기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사진= 풋볼리스트, 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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