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장 후보 ‘후폭풍’… “불법 추천” “보은 인사” 비판

최예슬 2024. 10. 2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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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사회가 박장범 앵커를 차기 사장으로 임명 제청한 것을 두고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공방을 이어갔다.

언론노조 KBS본부도 "사장 선임 결과는 결국 이 정권이 언론을 장악해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줬다"며 "KBS본부는 불법적 이사회의 사장 임명제청을 인정할 수 없으며, 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에 맞서 끝까지 싸워 공영방송 KBS를 되찾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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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보도 캡처


KBS 이사회가 박장범 앵커를 차기 사장으로 임명 제청한 것을 두고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공방을 이어갔다. 온라인상에선 박 앵커의 ‘디올 파우치’ 발언을 놓고 “보은 인사냐”라며 날 선 비판도 잇따랐다.

24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및 소관 기관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이번 결정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애초 KBS 신임 이사들이 방통위 ‘2인 체제’에서 선임된 만큼 이들이 차기 사장 추천을 결정한 것에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박 앵커가 올해 2월 윤석열 대통령과의 대담에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파우치’, ‘조그마한 가방’이라고 부른 것을 거론하며 편향적 인사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이훈기 의원은 “방통위의 불법적 2인 체제에서 임명한 무자격 이사들이 불법적으로 사장 후보를 추천한 한 편의 코미디”라며 “박 앵커 추천은 당연히 무효”라고 밝혔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최근 방통위 2인 체제 의결이 위법이라고 판시한 서울행정법원의 결정이 잘못된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따라서 사장 추천 결정도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폈다. 박충권 의원은 서울행정법원 판결에 대해 “애초 방통위 2인 체제는 민주당이 상습적으로 위원을 탄핵하고 차기 위원을 추천하지 않는 것이 원인”이라며 “재판부가 이런 행태에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엑스(X·구 트위터)에서도 박 앵커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명품백을 명품백이라고 부르지 못하고, ‘외국회사에서 만든 조그마한 백’이라고 한 것에 대한 보은 인사다” “아부꾼이 사장이라니” “출세를 위해서 명품백을 ‘작은 파우치’라고 하는 사람이 사장이 되다니” 등의 반응이 나왔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디올백을 조그마한 파우치라고 쉴드를 쳤던 박장범이 KBS 사장으로 추천됐다”며 “자격 없는 가짜 이사들이 뽑았기 때문”이라고 썼다.

언론노조 KBS본부도 “사장 선임 결과는 결국 이 정권이 언론을 장악해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줬다”며 “KBS본부는 불법적 이사회의 사장 임명제청을 인정할 수 없으며, 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에 맞서 끝까지 싸워 공영방송 KBS를 되찾을 것”이라고 했다.

노조는 전날 하루 총파업에 돌입해 사장 선임 절차 중단 및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했다. 총파업은 2017년 이후 7년 만이다. KBS 다수 뉴스 프로그램 결방되거나 축소 편성됐다. 이에 KBS 측은 “수신료 분리고지의 재정위기 상황에서 파업은 KBS를 위태롭게 한다”며 “노조의 불법행위 발생 시 손실액은 원칙에 따라 손해배상 청구 예정”이라고 전했다.

신임 사장은 이사회가 임명을 제청하는 공문을 인사혁신처로 보내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게 된다. 신임 사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10일부터 2027년 12월 9일까지다.

박 앵커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1994년 KBS 공채 20기 기자로 입사한 뒤 런던 특파원과 비서실장 등을 역임했다. ‘KBS 뉴스광장’ ‘심야토론’ ‘일요진단’ 등을 진행했으며 지난해 11월부터 KBS 1TV ‘뉴스9’ 앵커를 맡고 있다.

박 앵커는 이사회 발표 직후 “공영방송 KBS의 최고경영자는 시청자인 국민이다. 시청자가 원하는 공영방송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내 통합을 통해 KBS 내부 갈등이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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