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년 전 학살사건에 법원 "원고 전원 승소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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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 전원 승소를 선고합니다."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 창원유족회 회원 16명이 국가를 상대로 냈던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순간이다.
74년 전 군인·경찰이 법적 절차없이 민간인들을 학살했고, 이제서야 국가가 피학살자와 유족한테 돈으로 배상을 하도록 선고했다.
이전에는 배상액이 희생자 8000만 원, 배우자 4000만 원, 자녀 800만 원, 형제자매 400만 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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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효 기자]
▲ 노치수 창원유족회 회장. |
ⓒ 윤성효 |
30일 오후 창원지방법원 213호 법정에서 제5민사부 재판장 최윤정 부장판사가 이같이 짧게 말했다.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 창원유족회 회원 16명이 국가를 상대로 냈던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순간이다.
74년 전 군인·경찰이 법적 절차없이 민간인들을 학살했고, 이제서야 국가가 피학살자와 유족한테 돈으로 배상을 하도록 선고했다. 이번 판결은 유족들이 지난 6월 박미혜·김형일·임수진 변호사를 통해 법원에 소장을 낸 지 4개월만에 나왔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국민보도연맹원 등 정치사상범으로 경찰에 연행돼 아무런 법적 절차 없이 군인·경찰에 의해 학살을 당했던 희생자 6명의 유족 16명은 소송을 냈었다.
"근거와 절차도 없이 살해한 명백한 불법행위"
이들은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로부터 지난 4월 16일 진실규명 결정을 받았다. 진실화해위는 "군경이 민간인들을 예비검속해 법적 근거와 절차도 없이 살해한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결정했다.
유족들은 희생자에 대해 1억 원, 배우자 5000만 원, 부모·자녀에 각 1000만 원, 형제자매에 각 5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는데, 이것이 재판부에 의해 모두 받아들여졌다.
이전보다 손해배상액이 더 높아졌다. 이전에는 배상액이 희생자 8000만 원, 배우자 4000만 원, 자녀 800만 원, 형제자매 400만 원이었다.
유족·변호사들은 배상금액에 대해 "1기 진실화해위의 진실규명 결정을 받아 국가배상을 받은 유족들과 비교해 약 13, 14년의 시간이 지체된 원고들의 경우 위자료 액수의 적절한 증액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주장했고, 재판부가 이를 인정했다.
소멸시효(3년)에 대해, 변호사들은 "2020년 12월 대법원 판례에 따라, 민법의 단기소멸시효는 '손해 발생과 가해자를 안 날'은 진실규명결정일이 아닌 그 진실규명결정통지서가 송달된 날을 의미한다"라며 "희생자들에 대한 진실규명 결정문을 받은 날로부터 3년 이내에 소를 제기한 것이 명백하기에 소멸시효에 관한 법적 논란은 없다"라고 봤다.
변호사들은 "원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이 70여년 이상의 장기간 세월이 경과해 지연되고 그동안 국민소득 수준이나 통화가치 등에 상당한 변동이 생긴 사정, 국가의 배상이 지연될 것은 오롯이 과거사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는 일에 국가가 나서주지 않았으며, 자료를 오직 국가가 보유하고 있었으므로 원고들이 자발적으로 진실을 파악하는데 장애가 있었다"라고 했다
이날 선고공판 법정에 나온 노치수 창원유족회 회장은 "사필귀정이다. 유족들의 아픔을 그나마 씻어줘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사건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은 거의 대부분 국가가 항소를 하지 않아 1심 판결대로 확정돼 왔다. 이번에도 항소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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