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외형 확장이 현대엔지니어링 실적 반등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그룹 캡티브 공사 완공이 다가오면서 해당 공사의 매출액이 본격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업계 전반의 수주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그룹 내부 프로젝트가 안정적인 수익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외 수주 총액은 68조4801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1조9514억원이 그룹 관련 공사다. 비중은 17.4%를 차지한다.
현대차그룹에서 현대엔지니어링에 공사를 발주한 계열사는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기아 등 3곳이다. 미국 공장 신축과 관련한 현대차의 공사 발주 규모가 가장 크다. 친환경·미래 모빌리티 관련 인프라 구축을 위한 그룹 차원의 투자가 늘면서 관련 공사 수주가 증가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현대차 울산공장 전기차 신공장과 기아 오토랜드 화성 공사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각각 1조2113억원, 3900억원 규모 사업으로 올해 잔여 공사비 3749억원, 404억원이 매출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에서는 현대글로비스가 발주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이 준공되면서 543억원의 잔여 공사비가 모두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인도 푸네 공장 공사와 미국 LG배터리공장 신축공사가 마무리되면 추가적으로 약 1900억원 가량의 매출 인식이 가능해진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4조7604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전년 대비 매출 증가를 이뤄냈으나 해외 플랜트 공장 공사에서 원가 상승 영향을 받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적자로 전환됐다.
상대적으로 수익성 면에서 유리한 캡티브 물량 확보로 지난해보다 영업이익 면에선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에서는 이달 초 발생한 세종-안성 고속도로 교량 붕괴 사고 등 영향으로 안전 점검 차원에서 현장 일부의 공사가 일시적으로 중단된 만큼 관련한 전반적인 현장의 원가비용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는 세종-안성 고속도로 붕괴로 발생할 수 있는 추가 비용을 300억원에서 60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붕괴 구간에 대해서만 재시공을 한다면 관련 비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지난해 해외 사업장 관련 손실을 반영해 올해 추가적인 비용 지출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그룹사 물량 외에도 건축, 플랜트 등 매출이 추가되면 실적 면에선 지난해보다 좋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