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킹' 라건아의 귀환, 서장훈 대기록 넘을 유일한 후보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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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건아 선수(자료사진) |
| ⓒ 연합뉴스 |
가스공사는 지난 6월 1일 라건아의 영입 소식을 전했다. 2023-2024시즌이 끝나고 부산 KCC와 KBL-대한민국 농구협회와의 4자 계약이 종료되며 한국을 떠난 지 1년 만의 컴백이다.
미국 출신의 라건아는 본명이 리카르도 라틀리프로다. 미주리 대학을 졸업한 뒤 2012년 KBL 외국인 드래프트 6순위에 지명돼 울산 현대모비스에 입단하며 한국에서 첫 프로경력을 시작했다. 라건아는 서울 삼성과 부산 KCC까지 총 3팀에 걸쳐 12시즌을 한국무대에서 활약하며 통산 611경기에 나서 평균 18.6득점, 10.7리바운드를 기록했고, 5회의 챔프전 우승과 3회의 외국인 선수 MVP를 차지하며 위대한 커리어를 쌓았다.
또한 2018년 1월에는 법무부 특별 귀화 제도를 통하여 '체육 우수인재'로 선정되며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라건아라는 이름을 얻었다. 이후 라건아는 대한민국 농구 국가대표로 6년간 활약하며 2018년과 2022년 아시안게임, 2019 FIBA(국제농구연맹) 농구월드컵 본선에 출전해 국제무대에서도 꾸준한 기량으로 많은 족적을 남겼다.
라건아는 한국무대에서의 마지막 시즌이 된 2023-24시즌 정규리그 53경기에 출장해 15.6점 8.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플레이오프들어 회춘한 라건아는 6강부터 챔프전까지 12경기에서는 평균 22점 12.3리바운드를 기록했고, 특히 챔피언결정전 5경기에서만 평균 20.2점, 11리바운드, 2.6어시스트, 1.4블록슛, 야투율 59.4%의 엄청난 활약으로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KCC는 라건아를 앞세워 프로농구 역대 최초로 '정규리그 5위팀의 챔프전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했고, 라건아로서도 계약 마지막 시즌의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할 수 있었다.
당초 라건아는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더 이어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몸값과 복잡한 계약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2024년 5월을 끝으로 라건아는 소속구단과 대한민국 농구협회와 맺은 계약이 모두 종료됐다. KBL은 이사회에서 라건아를 더 이상 '귀화선수'가 아닌 다시'외국인 선수' 신분으로 분류하기로 결정했다.
프로구단들은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라건아를 높은 몸값과 에이징 커브 리스크를 감수하고 외국인 선수로 영입하기를 주저할 수밖에 없었다. 농구팬들 사이에서는 어느덧 노장이고 한국농구에 그간 많이 기여한 라건아에게 '이제는 국내 선수 신분을 인정해줘도 괜찮지 않냐'는 의견도 나왔지만, 라건아를 보유한 팀이 사실상 외국인 선수가 한 명 더 뛰는 셈이 되어 리그 밸런스를 파괴할 수 있다는 현실론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를 두고 라건아가 귀화했음에도 한국인보다는 돈만 주면 쓰고 버릴 수 있는 '외국인 용병'으로 바라보는 한국농구계의 이중잣대를 드러냈다는 비판도 나왔다. 결국 국내 구단들의 선택을 받지못한 라건아는 한국을 떠나 중국과 필리핀 무대에서 선수생활을 이어왔다. 1989년생임에도 여전한 기량을 과시한 라건아의 활약을 보고 1년만에 다시 국내 구단들의 관심이 쏟아졌고, 최종적으로 한국가스공사가 영입전의 승자가 됐다.
가스공사와 라건아의 만남
가스공사는 지난 2024-25시즌 5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으나 6강전에서 수원 KT와 최종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2승 3패로 무릎을 끓었다. 가스공사는 전신인 인천 전자랜드-SK 빅스-대우 제우스 시절 등까지 포함해도, KT와 더불어 아직 챔프전 우승 경험이 전무한 유이한 구단이다.
가스공사는 지난 시즌 1옵션으로 활약했던 앤드류 니콜슨과 결별하고, 플레이오프에서 대체선수로 합류했던 만콕 마티앙의 재계약 추진과 라건아의 영입으로 새로운 외국인 선수 진용을 꾸릴 것이 유력해졌다. 전형적인 스코러어형 포워드였던 니콜슨은 득점력에 확실한 강점이 있지만, 골밑수비와 리바운드에서는 한계도 명확했다. 지난 시즌 가스공사의 팀 리바운드 수치는 경기당 34.8개로 리그 8위에 그쳤다.
라건아와 마티앙 모두 높이에 강점이 있는 정통 빅맨이면서 활동량이 풍부하고 이타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FA자격을 얻은 김낙현이 SK로 이적했지만 샘조세프 벨란겔, 정성우 등 우수한 가드진를 보유한 가스공사로서는, 2대 2플레이에 더 능하고 풍부하고 경험까지 갖춘 라건아가 가세하면서 더 안정감 있는 플레이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또한 라건아가 KBL 무대로 복귀하면서 서장훈이 보유하고 있던 역대 통산 득점 1위(1만 3231점) 기록도 다시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역대 2위인 라건아는 현재 1만 1343점으로 서장훈을 불과 1.888점 차이로 추격하고 있다. 라건아가 통산 평균이 18.6점인 것을 감안하여 2시즌 정도만 더 뛸수 있다면 2026-27시즌 후반기 쯤에는 서장훈의 기록을 뛰어넘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라건아의 나이를 감안할 때 언제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고, 성적이 하락하거나 재계약에 실패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변수가 많다. 다만 KBL에서 1만득점을 넘긴 선수는 라건아 외에는 애런 헤인즈, 김주성, 추승균까지 모두 은퇴 선수들이다. 라건아가 기록 경신에 실패한다면 앞으로 최소한 10-20년 이내에 서장훈의 기록에 도전할만한 후보는 당분간 나오지 않을수 있다.
라건아는 리바운드에서는 6,567개로 이미 서장훈(5235개)를 뛰어넘어 역대 1위에 올라있다. 통산 10.7개의 리바운드를 잡고 있는 라건아가 큰 부상없이 한 시즌 이상을 온전히 소화할 수 있다면 빠르면 다음 시즌에 'KBL 최초의 7천 리바운드 달성'도 노려볼만하다.
기록이나 우승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라건아는 이번 가스공사행으로 본인이 가장 원했던 '한국에서의 명예로운 마무리'를 위한 기회를 잡았다. 한국 팬들 역시 라건아를 석연치않게 떠나보내야 했던 아쉬움이 컸기에 이번 복귀를 환영한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라건아는 과연 가스공사에서 선수생활의 아름다운 해피엔딩을 이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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