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자탱자 방구석 뒹굴면서 돈이나 까먹던 찰나 이래선 진짜 안되겠노 번뜩이는 위기감에 알바라도 해야겠다 결심함
처음엔 군머 가기 전에 만든 건설안전교육증도 좀 쓸겸 주 3일 정도 야가다나 뛸까 생각했으나 건설 경기 요즘 애미뒤졌단 뉴스 많이 들었제?
인력소 고닉들만 일 보내주고 나같은 찍먹충은 소장 씨발년이 세 번 나가면 한 번 일 주는 꼴이더라
하루는 그렇게 익숙한 맛 데마찌(인력소에서 빠꾸 쳐맞는 일) 쳐맞고 집가는데 뜬금없이 벼룩시장 신문이 눈에 들어와서 한 부 뽑아옴
도로정비 급구!
뭐 해봤자 청소부 아니면 신호수나 되겠구나 생각하고 전화 걸었는데 다음날 어디 역으로 나오라대?
아무튼 나오란 곳으로 가니까 야 내가 피자집 일하면서 양아치 엠생 루트탄 딸배 정말 많이 봤는데
담당자랍시고 나온 새끼는 양아치 중에서도 상양아치 엑기스만 뽑은 완전체였음
구형 카니발에 사람 가득 싣고 한 30분 달렸나
소형 버스, 봉고, 구형 카니발, 포터, 쌍용차 바글바글한 공사판에다 내려주는데 대한민국 양아치 새끼들은 거기 다 모아놓은 듯
존나 가관임
1시간 정도 담배도 피고 간식 나눠주는 것도 받아먹고 있으니까 40살 정도 먹은 듯한 문돼 하나 굴러오더니 조편성해줌
대충 사이즈 보니까 경력직 두세 명+나같은 뉴비 대여섯 명으로 구성된 것 같더라고
우리 조 대장은 20대 중반쯤 되는 노란머리 모히칸 뚱땡이였는데 이 새끼가 히트앤런을 존나 강조하더라
최대한 신속하게 부수고요 그것보다 빠르게 튀어야 돼요 안그러면 진짜 쳐맞을 수도 있어요 아직도 기억남ㅋㅋ
조끼리 모아놓고 조편성했던 문돼가 작전 브리핑+정신교육? 실시하는데 여기서부터 이탈자 속출함
간다는 사람 잡거나 으악주진 않았음 가거나 말거나 그냥 그런갑다 하는 분위기
대충 내용은
우리 깡패 아닙니다~
선량한 납세자 물먹이는 노점상이야말로 진짜 나쁜놈들입니다~
이 새끼들 세금도 안내고 자기 명의 집도 있고 차도 좋은 차 타고 순나쁜 놈들이에요~
나라와 지자체에서 하는 사업입니다 여러분 지금 불법적인 일 하는거 아니에요~
맞거나 욕먹어도 사람을 때리거나 같이 쌍욕하지 말 것 이게 유일한 규칙이었음
유튜브 보면 중세시대 갑옷 입고 모의전하는 영상있잖아 일은 좀 그런 느낌으로 굴러감
우선 돌격대 비슷한 선봉 양아치 새끼들이 와~ 몰려가서 혼돈의 대치 상태를 만듦
어그로 끌린 동안 우리가 측면이랑 후방에서 진입해서 노점상 뒤엎고 끌거나 들 수 있는 물건은 싹다 긁어다 포터 짐칸에 때려박음
구역 하나 정리되면 차타고 다음 포인트로 이동함
처음 서너 번은 스무스하게 잘 굴러갔는데 노점상도 커뮤나 네트워크가 있는지 나중 가니까 미리 대비하고 있어서 전투가 격해짐
그래도 경력직이라고 모히칸 뚱땡이가 히트앤런 히트앤런! 처절하게 외치면서 우리 조를 지휘함
정작 이 새끼가 제일 느려터져서 떡볶이 국물 쳐맞고 혼자만 시뻘개짐 병신
초반부 충돌 제외하곤 저항이 워낙 거세서 포터로 물건 옮기지도 못함 영화 300 스파르타 방진에 들이받는 페르시아 병사가 된 기분이었다
머리 위로 오뎅이랑 튀김 막 날아다니는데 야 씨발 이거 못쳐먹어서 굶어뒤지는 새끼들도 이 지구상에 있을텐데 대한민국 아직 살만한 나라구나 생각듦
오뎅 밟고 뒤로 넘어진 새끼 하나 있었는데 왜 그 순간 카트라이더가 떠올랐는지 모르겠음
돌격대들은 오뎅 국물도 맞고 떡볶이도 맞고 완전 걸레짝이 됐는데 그래도 사람 패거나 그러진 않더라 고인물은 고인물임 평정심 ㅆㅅㅌㅊ
한 6시간 정도 그렇게 전쟁놀이하다가 작전 브리핑 받은 장소로 다시 집결함
튀김우동에 김밥 한 줄이랑 과자 조금 먹고 1시간 가량 대기 후 남은 인원 체크하고 시마이~
모히칸 뚱땡이가 형님들 고생많으셨어요 처음엔 원래 힘들어요 ㅇㅈㄹ하는데 내가 볼 때 이 새끼가 제일 힘들어하고 있었음
5일인가 지나고 11만원 조금 넘게 입금됨
엊그제 또 나올 생각없냐고 연락왔는데 인생에 한 번이면 충분한 경험인 것 같아서 쌩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