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우아하게...때 밀어주는 ‘1인 세신샵’ 스몰 럭셔리 성지되다 [신기방기 사업모델]
때밀이 관광.
1980년대 일본 등 해외 관광객을 겨냥해 만들었던 관광 상품이다. 세신사(법적 용어는 목욕관리사)가 호텔로 출장을 가거나 가족탕처럼 소수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에서 세신 서비스를 하던 방식이 주류다. 전 세신사 출신 A씨는 “일본 관광객이 밀려 들어오던 때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며 “일본 외에도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선진국 고객이 많이 이용해 우리도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 대중화될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A씨 예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1인 세신샵(외국어 표기법은 ‘세신숍’이 맞지만 업태 용어로 굳어져 ‘샵’으로 표기)’이라는 신종 업태가 인기다. 1인 세신샵은 말 그대로 한 고객에게 지정된 공간에서 세신, 마사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종 사업체를 뜻한다. 무엇보다 전용 공간에서 남들과 마주칠 일 없이 쉴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최근 부쩍 각광받는다.

코로나 때 대중목욕탕 문 닫자 등장
1인 세신샵이 뜨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일단 코로나19 여파가 컸다. 당장 동네 목욕탕은 물론 사우나가 다중집합시설로 분류, 강제로 문을 닫아야 했다. 꾸준히 목욕탕을 가던 사람들이 갈 길을 잃어버린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안으로 떠오른 게 1인 세신샵이다.
장점은 적잖다.
무엇보다 개인 전용 공간에서 서비스를 받는 형태다 보니 감염병에 예민하고 사생활 보호를 중시하는 이들이 환호했다. 코로나19 장기화 이후 자리 잡은 ‘스몰 럭셔리(작은 사치)’ ‘프라이빗 이코노미(개인 중심의 전문 서비스를 추구하는 현상)’ ‘휴미락(休美樂) 중시’ 등의 트렌드도 뒷받침이 됐다.
종전 세신사 인력 풀이 꽤 탄탄하다는 점도 인기 이유의 하나다.
감염병 사태 전까지 전국에 목욕탕이 1만개에 육박했다(행정안전부 목욕장업 현황 자료). 그러다 올해 1월 기준 전국 목욕탕은 5991곳으로 줄었다. 남녀탕 따로인 만큼 목욕관리사 수가 이전에는 최소 2만명 이상은 됐을 거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그런데 목욕탕 산업이 계속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유휴 인력이 발생했다. 1인 세신샵이 이들을 빠르게 흡수하면서 성장세를 가파르게 가져갈 수 있었다.
이런 트렌드에 따라 코로나 때 직격탄을 맞았던 관련 학원도 부활의 물결을 타기 시작했다. 한때 폐업했던 세신 교육 학원 중 하나인 중앙목욕관리교육원이 1인 세신샵을 겨냥, 다시 문을 연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사업성 있을까
투자비 1억5천, 1년이면 회수
사업성 분석을 안 해볼 수 없다.
일단 최근 업체 증가 속도만 놓고 보면 ‘돈이 되니까 문 열겠지’라는 생각을 안 할 수 없다.
2021년 ‘세신샵 결’을 필두로 스파 헤움, 피부희다, 술리스, 슈가바스, 밀다, 쉼, 혼목쌀롱, 스파보들, 바스 등이 속속 문을 열었다. 이제 세상에 나온 지 약 1년 남짓 된 사업 아이템인데 포털사이트에서 ‘1인 세신샵’을 치면 전국 50여곳 이상이 뜰 만큼 빠르게 늘어나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전국 가맹점 사업을 하는 업체도 생겨났다.
‘피부희다’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 오픈 예정인 가맹점만 6곳이다. ‘세신샵 결’ 역시 비슷한 수치로 빠르게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아직 사업 초기라 경쟁이 적어서인지 투입 자본 회수는 비교적 빠른 편이다. 게다가 슬세권(슬리퍼를 신고 이동할 수 있는 정도의 상권), 즉 지역 상권만 잡으면 재방문율이 높기 때문에 마케팅비를 계속 지출할 필요가 적어 매출이 안정적이라는 것이 현장 목소리다.
강민옥 ‘세신샵 결’ 대표는 “비교적 임대료가 싼 수도권의 경우 룸 3개 기준 1억원 내외 창업 비용으로 점포를 열고 6개월 만에 실투자 비용을 모두 회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임대료가 비싼 서울 강남권은 이보다는 투자 회수 기간이 긴 것으로 파악된다. 곽혜린 스파 헤움 대표는 “룸 4개 기준 전부 예약이 되면 하루 32명을 받을 수 있다. 금·토·일·월·화는 하루 28~30명 정도 예약이, 평일에는 20명 정도가 온다. 강남권에서 창업하면 임대보증금 포함 투자금이 4억원 정도 드는데 지난해 1월 정식 오픈 후 약 1년 만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고 소개했다.
변수는 없나
관련 제도 정비 절실
업태가 아무래도 신생이다 보니 아직 지자체 등록 때 어떤 업종으로 등록할지 애매한 상황이다. 일부 업체는 목욕업으로, 어떤 업체는 일반사업자로 등록한다. 일반사업자로 등록한 업체 관계자는 “2~3인 이상 들어갈 수 있는 대중탕이 있어야 목욕업으로 신고할 수 있다. 그런데 1인 세신샵은 혼자 쓰는 욕조를 사용하기에 관련법 정비 전까지는 일반사업자로 등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목욕관리사가 정부 공인 직업이기는 하지만 국가 지정 자격증을 발급하지는 않고 있다. 따라서 업주 입장에서는 일일이 실력을 검증해야 하고, 국가 공인 마사지사 자격증이 있는 목욕관리사를 우선 채용하는 등 애로 사항이 꽤 있다.
게다가 대부분 여성 전용인 점도 특기할 만하다. 남성 수요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여성 고객이 이 업태를 더 선호하기 때문에 빨리 자리 잡았다는 것이 업계 정설이다.

워낙 대중목욕탕 세신을 즐겨받았다. 한두시간씩 순서를 기다리거나, 불친절한 관리사, 현금을 찾아가야 하는등의 불편함을 느끼던 찰나 내가 직접 배워서 1인 세신샵을 차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직접 목욕관리사 학원을 알아봐서 배웠다. 다만 목욕관리사 국가자격증은 아직 없어 학원에서 교육 과정을 이수하고 나면 수료증을 취득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Q. 창업했던 때가 2021년이면 코로나19가 한창이었을 텐데 처음부터 문전성시였나.
처음 오픈하고 1인 목욕탕, 세신샵이 뭐냐는 문의전화만 잔뜩 왔다. 손님은 많지 않았다. 성공할 아이템이라고 확신하고 창업했지만 손님이 없으니 사실 많이 불안했다.두달 정도 지났을 무렵 이용해본 고객들이 점차 입소문을 내면서 손님이 많이 늘기 시작했다.
Q. 일반 목욕탕, 마사지숍이랑 가장 큰 차이점은?
기본 프로그램은 얼굴클린징, 세신관리, 비누관리, 샴푸, 트리트먼트순으로 진행된다. 친절하고 전문적이며 1인욕조에서 깨끗한 물로 입욕하고 1대1로 관리하기에 대중탕이 부담스러운 고객들이 많이 이용하고있다.
Q. 평균 방문자수, 이용요금은 얼마 정도인가? 일반 목욕탕 서비스 비용 대비 어떻게 책정한 건가.
하루 평균 10~20명 가량 예약제로 움직인다. 요금은 4만 8000원으로 대중목욕탕 입장료, 관리비 비교하면 큰 차이를 두지 않게 책정했다. 부담없이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Q. 창업문의가 많다고 들었다. 비용은 어느 정도인가? 구체적인 항목도 소개 바란다.
창업 비용은 인테리어, 가구 등을 포함, 9000만원(평수에 따라 차이가 있음, 임대료 제외) 내외다. 수도권에 위치해 있다 보니 임대료 등을 감안하면 6개월만에 투자비용은 모두 회수했다.
Q. 앞으로 회사를 어떻게 키울 생각인가?
지점을 무작정 넓히기보다는 제대로된 목욕, 세신 서비스를 제공, 세신에 대한 질과 인식을 높이고 싶다. 목욕관리사라는 건강하고 수익성 높은 직업에도 관심을 갖게해서 젊은 관리사들을 양성하며 단단하고 체계적으로 1인세신샵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00호 (2023.03.15~2023.03.2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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