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남부 이에르 페스티벌에서 생긴 일

2016. 6. 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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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e From Hyeres

프랑스 남부의 작은 도시 이에르에서 열리는 ‘이에르 페스티벌’은 이제는 명실공히 신인 디자이너 등용문이라는 전도유망한 페스티벌로 자리 잡았다. <엘르> 코리아가 올해의 심사위원으로 선정된 디자이너 줄리앙 도세나, 피에르 아르디, 샬럿 세스네와 가레스 퓨를 만났다.

모두를 무장해제할 만큼 황홀한 날씨를 자랑하는 이에르의 산중턱은 매해 젊고 신선한 분위기로 가득 찬다. 30년 넘게 이어지는 이에르 패션 & 사진 페스티벌이 진행되기 때문. 명실공히 신인 디자이너들에게는 최고의 기회로 자리 잡은 이에르 페스티벌은 크리에이티브한 신인 디자이너 발굴과 함께 세계 각국의 영향력 있는 심사위원단을 구성해 이들이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고 있다. 모두가 자유롭게 소통하는 열린 분위기는 세계 어디에도 흔치 않기 때문에 이곳에서 시작된 인연은 페스티벌이 끝나고 나서도 디자인 필드의 멘토로 이어진다는 것이 이에르 페스티벌만의 장점이다. 올해는 특히 다양한 국적의 디자이너들이 참가해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이라는 타이틀에 진정성을 더했다. 바캉스를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아름다운 이에르에서 <엘르> 코리아가 심사위원들과 여유를 만끽하며 나눈 이야기들을 공개한다.

사진 부문 수상자 요야킴 코르티스와 아드리안 존데르거(Jojakim Cortis & Adrian Sonderegger) 듀오의 작품.

이에르에 온 기분은

피에르 아르디 한동안 지냈던 곳이기도 하고 지인들이 있어서 늘 편안함을 느낀다. 젊은 디자이너들의 작업을 보면서 스스로도 영감을 많이 받았다.

줄리앙 도세나 10년 전에 이에르 페스티벌 패션 부문에서 수상했다. 심사위원으로 다시 이곳을 찾게 되다니 감회가 새롭다. 나에게 이에르 페스티벌은 확고한 사명감을 가지고 있는 행사라 언제든 다시 오고 싶을 만큼 의미가 남다르다.

가레스 퓨 이에르는 처음인데, 시간이 되면 보트를 타거나 앤티크 마켓에 가보고 싶다. 이에르의 아름다운 날씨는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신인 디자이너로서 이에르 페스티벌에서 수상한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는지

줄리앙 도세나 물론. 수상에 힘입어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고 반응이 좋아서 두 번째 컬렉션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에르 페스티벌에서 만난 패션 전문가들과의 관계가 많은 도움이 됐다. ‘파코라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지금의 경력이 있기까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경험이었다.

10명의 신인 디자이너들을 만난 소감은

샬럿 세스네 옷뿐 아니라 액세서리에서 슈즈까지 학생들의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믿기 어려운 컬렉션들이 눈에 띄였다. 긴장감 넘치는 목소리로 컬렉션을 소개하는 젊은 디자이너를 보니 학생시절 발표시간에 느꼈던 기분들이 다시 연상되기도 했다.
올해의 심사위원단. 심사위원인 ‘파코라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줄리앙 도세나를 중심으로 디자이너 피에르 아르디, 가레스 퓨, 주얼리 디자이너 샬럿 세스네가 포함됐다.

두 파이널 리스트는 샬럿 세스네의 아주 미니멀한 주얼리 컬렉션과는 상반된 스타일이다

샬럿 세스네 전혀 다르다. 하지만 미니멀 스타일만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여서 끌린다고 해야 할까. 이곳에서 본 신인 디자이너의 컬렉션은 아트 피스라고 해도 손색없을 만큼 아름다운 작품이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 기억에 남는 신인이 있다면

피에르 아르디 남성복 컬렉션을 보여준 와타루 토미나가의(그랑프리 수상자) 컬렉션이 좋았다. 컬러도 아름다웠고 처음 작품을 봤을 때의 이미지도 훌륭했다. 게다가 컬렉션을 완벽하게 소개할 수 있는 프레젠테이션 능력까지 갖춘 영리한 디자이너라 앞으로 기대된다.

피에르 아르디가 지금까지 선보여온 디자인들은 강렬한 컬러와 패턴을 사용한 아티스틱한 제품들이 많았는데 이번 심사에도 그런 점이 많이 반영됐나

피에르 아르디 전혀 아니다. 아무래도 오랫동안 학생들을 가르쳐서 그런지 심사위원과 디자이너는 완전히 다른 분야로 느껴진다. 디자이너로서는 마켓과 트렌드, 가격 그리고 시즌 등등 많은 요건들을 고려해야 하지만 오늘 본 작업들은 그런 걸 배제하고 순수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고 할까?

심사할 때 중요시하는 자신만의 기준은

가레스 퓨 사진 부문은 패션과 다르게 좀 더 다양한 접근이 필요했다. 단순히 이미지로 단정 짓기보다 작가를 만나 왜 이런 작업을 하게 됐는지 이해하는 게 중요했다.

피에르 아르디 디자이너들이 제안한 실루엣과 그들의 아이디어들을 보고 가장 와 닿는 것을 골랐다. 국적이나 출신 학교를 배제하고 철저히 디자이너들의 작업이 얼마나 강렬한 메시지를 주고 있는지에 중점을 뒀다.

사진 부문 수상자 아나이스 브알로(Anais Boileau)의 작품.

가레스 퓨는 사진 부문 심사위원이다. 패션 디자이너로서 심사에서 줄 수 있는 또 다른 이점이 있을 것 같은데

가레스 퓨 나는 여기 참여한 포토그래퍼들보다 테크닉적인 노하우는 덜하지만 그게 더 흥미롭고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사진이 아닌 다른 분야에 있는 사람의 생각이나 관점이 신선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예상치 못했던 펀치 같은 느낌!

그간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히 협업을 해 왔는데 이번에 만난 신인 아티스트 중 협업하고 싶은 디자이너가 있나

가레스 퓨 유명한 사진을 그대로 재현한 프로덕션을 작품으로 연출한 요야킴 코르티스와 아드리안 존데르거 (Jojakim Cortis & Adrian Sonderegger)듀오의 작업이 흥미로웠다. 영국 방송 중에 <how it’s made>라는 쇼 프로그램을 좋아하는데 그래서인지 제작 과정을 상세하게 보여준 그들의 작업이 정말 맘에 들었고 함께 일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덕후(Geeky)스러운 대답인가 (웃음).

그럼 구체적으로 최근 열중하고 있는 작업이나 프로젝트는

가레스 퓨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 극장에서 다음 시즌인 9월에 선보일 오페라 <엘리오가발로 Eliogabalo> 의상을 디자인하고 있다. 오페라에서는 어떻게 보여질지 나 역시 궁금하다. 런던 컬렉션 바로 전날 공연을 오픈하는데 기차를 타고라도 꼭 보러 갈 예정이다.

이들과 같은 10대, 20대 시절에 당신들을 가장 열광하게 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특별한 기억이 있는지 궁금하다

샬럿 세스네 그 시절엔 주변의 모든 것이 영감의 원천이 됐다. 일상에서 만나는 아트와 건축적인 선들 그리고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가레스 퓨 어릴 때 살던 바닷가 마을에 여름 축제가 열렸는데 정말 좋아했다. 뭔가 환상적이고 비현실적인 느낌이라 늘 디자인의 영감이 됐다. 내 첫 컬렉션에서 선보인 큰 풍선도 그 기억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거고.

피에르 아르디 구체적인 어떤 것보다 분위기나 음악이 기억난다. 이번 이에르의 경험도 잔잔한 분위기로 기억될 것 같다!

writer 김이지은

EDITOR 이세희

PHOTO COURTESY OF ANAIS BOILEAU, abdelwaheb didi,ADRIEN TOUBIANA, THOMAS CHRISTIANI

ILLUSTRATOR PAUL RHEE

DIGITAL DESIGNER 전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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