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공 상담소] 수십만원 컨설팅 받으면 좋은 대학 가는 법 정말 알 수 있나요

박형수 2016. 1. 6.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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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학습 컨설팅 효과

대치동이나 목동 등 소위 교육특구라고 불리는 지역에 가보면 건물마다 학원 간판이 빼곡합니다. 국어·영어·수학 등 주요 과목부터 예체능 실기를 지도해주는 학원까지, 학원에서 가르치지 않는 과목을 찾기 힘들 정도입니다. 몇 해 전부터는 ‘교육연구소’ ‘학습 코칭 센터’ 등 새로운 간판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학생의 잘못된 공부 습관을 바로잡아주거나, 입시 전략의 로드맵을 짜준다는 컨설팅 업체들입니다. 방학을 앞두고 열공상담소에 학습 컨설팅의 효과에 대해 문의하는 학부모가 부쩍 늘었습니다. 이들의 궁금증에 답을 찾아봤습니다.

Q. 막상 뭐부터 물어야할지 막막합니다

올 3월에 고등학생이 되는 외동딸을 둔 워킹맘입니다. 그동안 직장일과 가사를 병행하느라, 아이에게 크게 신경을 쓰지 못해 늘 미안했습니다. 아이가 중학교에 다닐 때까지만 해도 마냥 어린 것 같았는데 고등학생이 된다고 하니 ‘대입’이란 두 글자가 현실이 된 듯 제 가슴을 짓누릅니다. 주위에선 “아이가 좋은 대학 가려면 엄마가 고급 정보를 알아봐야 한다”거나 “엄마 도움 없이 아이 힘으로 대학 가기 힘든 세상이다”라며 두려움을 부추깁니다. 대체 그 고급 정보가 뭔지, 컨설팅을 한 번 받아보려 합니다. 몇몇 업체를 알아보니 컨설팅 비용도 만만치 않던데, 막상 찾아가려니 무엇을 어떻게 물어봐야 할지부터 막막하네요. 컨설팅을 제대로 받는 요령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최모씨·45·서울시 양천구 신정동)

Q. 장삿속에 속는 건 아닌지, 컨설팅 어디까지 믿어야하나요

아들이 올해 중3이 됩니다. 성적은 중상위권인데, 전국단위 자사고에 가고 싶다고 하네요. 최상위권 학생들이나 갈 수 있는 학교인 것 같아 “공부를 지금보다 훨씬 더 열심히 해야 할 거다”라고 얘기했더니, “무슨 과목부터, 어떻게 공부하면 되느냐”고 되묻더군요. 저도 정보가 없어 어떻게 답을 해줘야 할지 몰라 막막했습니다. 학교 교사에게 문의해봐도 “학교 공부 열심히 하라”는 식의 두루뭉술한 답변뿐이고요. 아들이 목표를 높게 잡고 열심히 해보려는데 찬물을 끼얹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 자사고 입시 컨설팅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혹시 컨설팅 받은 뒤 비싼 학원만 잔뜩 소개받는 등 사교육 업체의 장삿속에 속아 넘어가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됩니다. 컨설턴트가 제공하는 정보들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요? (신모씨·41·서울 서초구 반포동)

A. 자기 학습에 대한 분석 없이 가면 그럴듯한 일반론만 들어

컨설팅은 점쟁이를 만나 앞날에 대한 예언을 듣는 게 아니지요. 컨설턴트를 찾아가기만 하면 아이의 상황을 정확히 분석해주고, 목표 대학에 진학하는 데 필요한 맞춤 정보를 줄줄 읊어줄 것이라는 환상을 갖고 계신다면, 이런 착각은 당장 버리시는 게 좋습니다.

 컨설팅의 정석은 학생과 학부모 수준에서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찾아보고 분석해본 결과를 토대로 네댓 가지 안(案)이 도출됐을 때, 이에 대한 최종 판단을 도와줄 조언자로서 전문가인 컨설턴트를 찾아가 묻는 겁니다.

 컨설턴트를 찾아가기 전에 할 일이 있습니다. 나에게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겁니다. 대입 정보를 알고 싶은 첫 번째 사례자라면, “우리 아이의 목표 대학은 ○○대입니다. 수시와 정시 중 어느 전형으로 대비하는 게 유리할까요” “아이가 다니는 고등학교의 교내 프로그램은 이러이러한 것들이 있습니다. 학생부에 올릴 만한 기록을 만들려면 비교과로 무엇을 하는 게 좋을까요” 등의 질문을 미리 준비해갈 수도 있을 겁니다.

 이런 질문을 하려면, 아이와 함께 목표 대학이나 학과에 대해 미리 논의하고, 그 대학의 수시와 정시 요강을 찾아 읽어보고, 아이가 다니는 고등학교의 비교과 프로그램이 뭐가 있는지는 살펴보는 작업이 선행돼야겠지요.

 사실 수시 전형을 준비하려는 학생이라면, 굳이 비싼 비용을 지불해 가며 컨설턴트를 찾아가기보다는 학교의 진로진학담당 교사를 찾아가는 편이 훨씬 나을 수 있습니다. 수시 전형은 교내 활동을 학생부에 얼마나 잘 올리느냐가 관건입니다. 그러니 자녀의 학교생활에 가장 깊이 있게 관여하는 담임교사 혹은 진로진학담당 교사가 가장 전문가라고 보면 됩니다.

 자사고 입시를 목표로 한다는 두 번째 사례자는 자사고 입시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가 필요한 데다, 현재 성적을 최상위권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학습 전략도 세워야 하는 상황입니다.

 학습 컨설팅을 받고 성적이 오른 예는 극히 드뭅니다. 학생이 자신의 학습법에 대한 분석이나 문제의식 없이 “영어가 잘 안돼요” “수학이 힘들어요”와 같은 이야기를 했을 때 컨설턴트는 일반적이고 이상적인 성적 향상법에 대한 이야기만 들려주게 됩니다. 컨설턴트가 들려주는 이상적인 학습법이 듣기에는 아주 바람직하고 그럴듯하기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는 무릎을 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문제는 막상 자신에게 적용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겁니다. 이때 부모는 “넌 방법을 다 알면서도 못하냐” “수백만원짜리 컨설팅받고도 그 모양이냐”며 아이를 탓합니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학생은 “나는 해도 안되는구나”라는 반복된 좌절감을 느껴 오히려 학습에 자포자기하거나 무력감에 빠지게 됩니다.

 학습 컨설팅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학생이 “나는 원래 이렇게 공부했는데 결과가 이렇다. 내 생각엔 문제가 뭐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해야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까”라는 식의 자기 분석을 한 상태에서 컨설턴트를 만나야 합니다. 이런 학생에게는 컨설턴트가 일반론이 아닌 맞춤 상담이 가능하고, 이 학생만을 위한 해결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줄 수 있게 됩니다.

 컨설팅을 받기 전에 꼭 따져봐야 할 것은 ‘컨설턴트의 정체성’입니다. 사실 교육특구에 우후죽순 생겨난 여러 컨설팅 업체는 입시학원의 마케팅 창구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컨설팅을 통해 학부모와 학생에게 헛된 희망을 불어넣어 주고, 학원을 소개하는 식으로 운영된다는 얘기입니다. 이를 먼저 검증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또 컨설팅의 주인공은 학부모가 아닌 학생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부모의 궁금증만 해결하고 자녀를 소외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된 컨설팅은 이후 둘 사이의 갈등 요인이 되기도 해 득보다 실이 훨씬 큽니다. 방학을 이용해 컨설팅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먼저 자녀와 대화를 통해 아이가 평소 궁금해하는 게 뭔지, 그것부터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도움말=박재원 아름다운배움연구소 소장, 김현정 디스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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