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NG] [이색 고교 탐방] 취업률 100% 공군항공과학고











고등학생이지만 조금은 다른 학교생활을 하는 청소년들이 있습니다. 입시 공부보다 전문지식과 기술을 익히며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는 이들, 바로 특성화·마이스터고 학생입니다. 하지만 학교 밖에선 이 학생들이 어떻게 배우고 노력하는지 잘 알 수 없죠. 그래서 TONG이 직접 찾아갔습니다. 이색 고교 탐방 네 번째는 공군 기술 부사관 양성기관인 공군항공과학고입니다.
한 눈에 보는 학교 정보 교육 목표 창의·인성을 갖춘 정예 항공기술분야 인재 양성 설립연도 1969년 공군간부학교 창설, 2006년 공군항공과학고로 교명 개칭 학교 현황 3개 전공(항공통제·항공전자통신·항공기계), 학년당 8개 학급 150명(여학생 15명) 신입생 모집 지역 전국 입시 전형
(2017학년도) 일반전형(○○○명): 내신성적(교과영역 500점, 비교과영역 70점), 창의·적성평가, 면접, 체력검정 등
특별전형(○○명):내신성적(교과영역 300점,비교관영역 70점), 창의·적성평가, 면접, 체력검정 등
※ 남학생 90%, 여학생 10% 구분 선발
※ 특별전형은 국가유공자 자녀,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정 중 하나에 해당하는 학생 대상 군복을 입는 고등학생들이 있다. 이제는 사라진 ‘교련’ 과목 시간에 잠깐 입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교내에서 군복을 입는다. 이 학생들은 ‘공군 부사관 후보생’으로도 불린다. 공군항공과학고(이하 항과고) 학생들을 일컫는 이름이다. 항과고는 항공 전문 기술을 갖춘 공군 부사관을 양성하는 학교다. 군이 직접 운영하는 유일한 고등학교로, 2012년에 항공기술분야 마이스터고로 지정됐다. 이곳에서 항공통제과, 항공전자통신과, 항공기계과 등 세 개 전공의 학생들이 지식과 전문기술을 배운다. 전공교과는 부대 경험을 갖춘 현역 공군 부사관들이 직접 교관으로 나서 교육하고 있다. 국어와 영어, 수학 등 일반교과 선생님들은 특별 채용한 교직 이수 장교들이다.
이곳 학생들은 졸업과 동시에 공군 하사로 임관한다. 따라서 졸업생 기준 취업률은 100%다. 입학과 동시에 사실상 진로가 확정되는 셈이다. 항과고 졸업생들은 장기 복무가 보장되어 스스로 원하기만 한다면 공군 부사관 신분이 정년까지 보장된다.
군에 속한 학교이기 때문에 학교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이 지원된다. 체련복과 군복, 교복 등의 옷은 물론 교재를 비롯한 수업에 필요한 모든 물품은 무상 보급된다. 전원 기숙사(생활관)에서 생활하며, 부대 밖으로 나가려면 별도로 신청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학생이 부담할 학비는 없으며 오히려 지원금이 지급된다. 학생이자 부사관 후보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항공 기술과 공군 부사관에 뜻이 있더라도 항과고 지원에는 신중해야 한다. 전기모집학교이기 때문에 이곳에 지원하면 다른 마이스터고는 물론 과고·외고·국제고·자사고 등 다른 전기고 입시에는 지원할 수 없다. 이중지원 시 불합격 처리된다. 다만 불합격자에 한해 특성화고 1개교에 지원할 수 있다
“항과고인은 학생이자 군인입니다”항과고 학생들의 생활관 옷장에는 어깨선을 맞춰 ‘각 잡은’ 옷들이 순서대로 정리되어 있다. 체련복-군복-교복 순으로 거는 순서도 정해져 있다. 옷장 위의 가방을 놓는 방향, 책상을 정리하는 방법, 이불과 옷을 개는 방법도 모든 방이 똑같다. 군인이 될 학생들이기에 평소 생활도 다른 기숙사보다 규칙적이다. 아침에는 구보로 체력단련도 한다.
“항과고인을 일반인과 비교하지 마십시오. 그들은 학생이자 군인입니다.”지난 4월 교내 편집반이 펴낸 교지 ‘날개’에서 소개한 학교 관련 ‘명언’ 중 하나다. 학생들은 스스로를 ‘학생이자 군인’이라고 생각했다. 항공전자통신과 2학녀 강창민 학생은 “입학하고 나니 ‘군대’라고 느껴지더라고요. 그런데 그 생활이 마음에 들었어요”라고 입학 당시를 돌아봤다. 정리 습관과 규칙적인 생활도 학생들은 불편함보다는 익숙함으로 받아들인다.“저는 학교생활에 만족해요. TV가 없고 휴대전화 사용도 제한되는 게 오히려 좋아요. 저만의 시간이 생기니까 원하는 활동도 할 수 있고 공부도 할 수 있더라고요. 혼자서는 힘들 텐데 식사와 운동도 규칙적으로 하고…. 학교 밖 친구들보다 효율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해줘요.” (강태윤, 항공기계과 2) 정해진 진로가 있지만 또래의 여느 청소년들처럼 다른 분야에 대한 관심도 많다. 다양한 분야의 동아리 26개반이 운영되고, 체육과 미술 등 교과 내 예체능 활동도 활발하다. 대회나 행사를 준비할 때엔 밤새 동아리 활동에 몰두하는 경우도 많다. 오히려 입시의 부담이 없기에 순수하게 흥미만으로 활동에 임할 수 있다.또 성적 관리와 수행평가 고민도 보통의 고등학생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성적이 좋을수록 세부전공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임관 후 부대배치에도 성적이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신경써야 할 부분은 교과 성적뿐만이 아니다. 학년별 영어 성적 도달 목표가 주어지고, 한국어와 한국사 공인 시험 응시도 권장한다. 항과고 학생들은 전공과 일반교과의 공부 비중을 대체로 ‘6대 4’라고 표현했다. 대부분 마이스터고 학생들이 일반교과보다 전공 실습을 월등히 중요하게 여기는 것에 비하면 일반교과 공부를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뜻이다.“입시를 준비하는 보통의 학생보다는 부담이 적은 환경이잖아요. 그런데 친구들을 보면 무슨 본능이 있는 건지 알아서들 열심히 해요. 여기에 오면 더 이상 공부는 안 할 거라고 생각했더라도, 정작 입학 후엔 땀 흘리며 공부에 집중하고 있는 스스로를 보게 되죠.” (김준혁, 항공통제과 2)규칙적인 생활과 전문적인 공부는 임관 후 임무 수행의 밑거름이 된다. 항과고 출신으로 후배들을 가르치는 관제 교관 박준영 상사는 “학생들이 접하기에는 낯선 기술들일 텐데 생각보다 잘 따라온다”면서 “항과고 출신들이 잘 배워서 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임관 후에 부대에서도 환영받는다”고 말했다.
선생님을 만나다 - 정비 교관 김윤남 원사항공 정비를 후배들에게 가르치는 김윤남 원사는 항과고 22기 출신이다. 현재 1학년이 48기 학생들이니 26년 후배들이다. 이처럼 학교에는 고교 시절 이곳에서 배웠던 동문들이 교관으로 돌아온 경우가 많다. 때문에 학생들을 대하는 입장도 보통 학교에서의 교사와는 다르다. “장차 부사관으로 일할 학생들이잖아요. 현재 교육대 교관 중 부사관이 8명인데, 학교에서의 임무가 끝나면 다시 부대로 돌아갈 거예요. 그러면 이 학생들이 후배 동료이자 전우가 되는 거죠. 심정적으로 더 가깝게 느껴질 수밖에 없어요.”
항과고 학생들은 졸업과 동시에 부사관으로 임관하는 만큼, 체력이나 리더십, 책임감 등 군인의 기본 소양 또한 중요한 교육 내용이다. 하지만 그 방식은 ‘군대’라는 단어에서 흔히 떠올리는 강압적인 모습은 아니라고 김 원사는 강조했다.
“제가 24년째 군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돌아보면 제가 학교를 다닐 때와는 많이 달라졌고, 당연히 달라져야지요. 학교에서 의도하는 교육은 기술 부사관이 되기 위한 기본 소양을 갖추는 것이지, 지금 당장 군인처럼 행동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적어도 저는 이들을 군인으로 대하고 싶진 않아요. 부사관 후보생이지만 학생이라고 생각합니다.”같은 항공 기술을 배우더라도 민간의 공고와 항과고는 차이가 있다. 교육부의 인가를 받은 정규 고등학교이니 일반 교과는 같은 교과서를 쓰고, 기술 교과서도 같은 것을 사용하지만 군의 특성상 접근하는 방향은 조금 다르다. “보통 기계 기술이라면 설계와 제조부터 다루겠지만, 저희는 운용과 유지보수에 집중합니다. 군은 작전에 필요한 장비를 납품 받아 운용하니까요. 또 민간 학교에선 폭탄이나 미사일에 관련된 내용을 가르치진 않겠죠. 전체적인 틀은 교육부의 교육과정을 준수하며 저희가 필요한 내용을 적용해 가르친다고 보면 됩니다.”
항과고 진학을 고려하는 학생에게 필요한 자질로 김 원사는 협동심과 책임감을 꼽았다. 이 두 가지야말로 학교생활은 물론 군 생활에서 가장 필요한 부분이라고 그는 ‘예비 학생’들에게 조언했다.
“군대는 혼자 움직이는 것이 아닙니다. 여럿이 함께 책임감을 가지고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죠. (항과고 진학은) 조금은 시끄럽게 다른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고, 팀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능한 학생들에게 어울립니다. 혼자서 파고드는 것만 좋아한다면, 다른 장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협동할 일이 많은 여기서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글=박성조 기자 park.sungjo@joongang.co.kr
사진=우상조 기자 woo.sangj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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