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 story] 여성 온라인 쇼핑몰 김소희 스타일난다 대표 | 유커女心 잡은 K패션 최고 브랜드 우뚝

노승욱 2016. 6. 13.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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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션커머스(Curation Commerce).

소비자가 필요한 상품을 판매자가 선별해 보여주는 추천 서비스다. ‘결정 장애’를 겪는 소비자들에게 반응이 좋아 소셜커머스, 오픈마켓 등 온라인 쇼핑몰들이 앞다퉈 제공하고 있다. 요즘 핫한 큐레이션커머스를 10년도 더 전부터 시도한 사람이 있다. 국내 1위 여성 온라인 쇼핑몰 ‘스타일난다’를 운영하는 김소희 난다 대표(33)다. 그가 입으려고 산 옷이 하도 예쁘다는 이가 많아 오픈마켓에서 팔다가 쇼핑몰을 차렸다. 독특한 디자인이 입소문을 타면서 스타일난다는 연매출 1000억원, 직원 400여명의 어엿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쇼핑몰이 대형화되자 김 대표가 예전처럼 옷을 일일이 직접 골라주는 게 힘들어진 것. 이건 아니다 싶었다. 수구초심. 다시 처음처럼 자신의 생각을 반영한 상품을 선보이고 싶었다. 김 대표가 최근 매주 한정된 아이템을 골라 소량 판매하는 쇼핑몰 ‘스피크언더보이스(Speak UnderVoice)’를 연 배경이다.

그래도 궁금했다. 이미 스타일난다는 국내 굴지의 쇼핑몰로 자리 잡았다. 중국인 브랜드 선호도 1위, 2014~2015년 롯데백화점 매출 1위, 기업가치 1조원 등 수식어가 화려하다. 그럼에도 굳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 이유는 뭘까. 창업 시절에 대한 김 대표의 회고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저는 옷과 화장품을 너무 좋아하고 남들에게 스타일링 제안하기를 즐겼어요. 21살이던 2004년 어느 날은 제가 입으려고 산 옷이 너무 예쁜 거예요.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호기심에 오픈마켓에 올려봤죠. 반응이 생각보다 훨씬 좋더라고요. 내가 고른 옷을 남들이 좋아해주니 그게 신기하고 재미있더군요. 이후 한두 개씩 상품을 늘리면서 인기가 더 많아졌죠. 그렇게 오픈마켓 진출 1년 만인 2005년에 스타일난다 공식 사이트를 열게 됐습니다.”

스타일난다의 콘셉트는 ‘섹시발랄’이다. 화보집을 보는 듯 쇼핑몰 첫 화면을 가득 채운 착장 사진들은 속살이 훤히 비치는 시스루나 오프숄더, 쇼트팬츠 등 과감한 노출 패션이 즐비하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착하다. 여름옷은 1만~3만원이 대부분이고 비싼 겨울 점퍼도 30만원을 넘지 않는다. 개성 있는 디자인을 지향하면서도 합리적 소비를 원하는 20~30대 젊은 여성들의 취향 저격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국내 사업에 집중하던 스타일난다는 2010년대 들어 성장곡선이 급격히 가팔라진다. 한류 붐을 타고 중국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게 주효했다.

김 대표는 2010년께부터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 사이트를 개설, 역직구 시장에 뛰어들었다.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에 입점, 명동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을 공략했다. 국적은 달라도 여심(女心)은 똑같을 거란 판단에서다. 이게 적중했다. 입점 2년 만인 2014년 스타일난다는 롯데백화점의 중국인 고객들이 선호하는 브랜드 조사에서 ‘MCM’을 밀어내고 당당히 1위에 등극한다. 유커들 입소문이 퍼지면서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일본 등 현지 매장들도 매출이 급증했다. 스타일난다는 현재 1000억원이 넘는 매출의 절반을 해외에서 거둔다.

“특별히 어느 한 나라를 타깃팅하거나 고객을 분석해서 상품을 기획하거나 디자인하지는 않아요. 고객 입장에서 디자인하고,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을 제시하니 국내뿐 아니라 해외 고객들도 좋아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해외 고객들 호응에 힘입어 온라인은 물론, 해외 오프라인 매장도 확장해나가고 있습니다.”

김 대표의 다음 목표는 한마디로 ‘세계 정복’이다. 해외 유수 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해 ‘패션’이란 큰 틀 안에서 외형 확장과 사업 다각화를 적극 추진 중이다. 올 4월 스피크언더보이스를 열었고, 2009년에도 화장품 쇼핑몰 ‘쓰리컨셉아이즈(3CE)’를 선보여 성공시켰다. 이처럼 공격적인 투자 덕분에 2012~201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무려 80%에 이른다.

“스타일난다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 저의 비전입니다. 한국 사람, 그리고 스타일난다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매력들을 전 세계인들에게 선보여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회사가 됐으면 합니다. 세계적인 여성 브랜드로 성장해나가는 스타일난다를 지켜봐 주세요.”

▶ 김소희 대표와의 일문일답

Q해외 진출을 활발히 하면서도 국내 생산을 고집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A 해외 고객이 한국 제품을 사고 싶어 한국 사이트에서 주문한 거잖아요. 그런데 제품을 받았을 때 ‘메이드 인 차이나’라고 적혀 있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저희는 상대적으로 비싼 원료비와 인건비를 감수하더라도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의 자부심을 갖고 모든 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합니다. 이런 노력과 마음이 전 세계 고객들에게도 전해져 지금 같은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생각합니다.

Q여성 의류 전문 쇼핑몰 1위라는 안정적인 상황에서 화장품으로 사업을 다각화한 배경이 궁금합니다.

A 저희는 항상 새로운 도전으로 차별화를 하려고 노력합니다. 여성 고객들의 소비 패턴을 연구하고, 그들이 제일 많이 고민하고 쇼핑하는 품목들을 조사했어요. 그 결과 ‘화장품과 의류를 하나의 콘셉트로 전달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이렇게 탄생한 게 바로 화장품 브랜드 3CE입니다. 화려하고 세련된 스타일난다 브랜드와 콘셉트를 함께한 3CE는 해외 패션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사례여서 소비자에게 사랑받았다고 봅니다.

Q최근 스피크언더보이스라는 새로운 쇼핑몰을 오픈했는데 고객 반응이 어떻습니까.

A 이제 시작한 지 2달 정도 됐는데 반응이 아주 좋습니다. ‘새로운 상품이 올라오는 월요일이 기다려진다’거나 ‘신상품을 더 많이 올려 달라’는 고객들 댓글을 보면 행복하면서도 벌써 책임감이 막중합니다.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명동점의 ‘스타일난다’ 매장.
Q10년 넘게 패션업계에 몸 담고 있는데, 요즘 젊은 여성들의 패션 트렌드는 과거와 어떻게 달라진 것 같습니까.

A 패스트패션(SPA) 제품 선호도가 꾸준한 것 같습니다. 이제는 옷을 하나의 ‘소장품’보다는 ‘소모품’으로 구매하는 고객이 많아졌어요. 대신 럭셔리 제품을 구매할 때는 예전보다 더 고가의 브랜드를 선호하는 것 같고요. 하지만 그 와중에 변하지 않은 게 있죠. 모든 여성 소비자는 자신을 가장 아름답게 보이게 해주는 스타일을 찾는다는 사실입니다. 고객들의 그런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스타일난다만의 색깔을 유지하면서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제공하겠습니다.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 사진 : 김성중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62호 (2016.06.15~06.2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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