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총)(경찰)(권총)"->(수갑)?, 이모지 잘못쓰다 붙잡힐라


지난해 12월 미국 버지니아주 북동부 페어팩스. 이곳 시드니라이너 중학교에 다니는 12세 소녀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글을 올렸다. ‘화요일에 도서관에서 만나.’ 얼핏 평범한 게시물이었지만 소녀는 이로 인해 경찰조사를 받았다. 문장 뒤에 붙은 조그만 그림들이 그 이유였다. 그림들은 다름 아닌 총, 칼, 폭탄 모양을 한 ‘이모지(Emoji)'였다.
스마트폰 등에서 주로 쓰는 이모티콘 ‘이모지(Emoji)’를 협박 메시지로 사용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는 사례가 미국에서 늘고 있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이모지 사용이 늘면서 여기에 담긴 의미를 판단하느라 미국 경찰과 사법부 등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전했다.
지난 2일 뉴욕 사법부는 이 지역 청소년 오시리스 아리스티(17)가 페이스북 게시물에 영상과 함께 올린 이모지가 경찰을 협박하는 내용이었다는 검찰 기소를 기각했다. 이모지가 뜻하는 바를 명확하게 정의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해당 게시물에는 ‘(권총)(불)(불)(불)(경찰)(권총)’이라는 이모지가 적혀 있었다. 또 최근 미시간 주립법원에서는 혀를 빼문 얼굴 모양의 이모지인 ‘:P’의 뜻이 협박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을 접하기도 했다.
언어학자이자 소프트웨어 업체 ‘이비던’ 창업자인 타일러 슈노빌렌은 WP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몇 년 사이 이 같은 사례가 급증했다”면서 “사법계에서는 완전히 낯선 문제에 직면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모지는 2011년 아이폰을 만드는 정보기술(IT) 회사 애플이 자신들의 기기 자판에 이모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기능을 추가하면서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작고 단순한 그림만으로 이뤄졌을 뿐 의미 등이 명확히 제시되지 않아 일상에서도 상황에 맞춰 제각각의 의미로 활용된다. 하버드 법학대의 달리아 토벨선 리트보 교수는 “단어의 경우 특정한 방식으로 이해된다”면서 “(이모지는) 아무 설명이나 정의가 없는 상징이기에 다루기가 까다롭다”고 말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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