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관리비는 기본, 월세도 카드 결제돼요

주부 유한나(39·서울 신당동) 씨는 은행 자동이체로 내왔던 아파트 관리비를 지난달부터 삼성카드로 결제하기 시작했다. 월 30만원 가량 되는 관리비를 카드로 결제하면 그만큼 카드 포인트가 쌓이는데다, 카드사가 첫 달에 1만원을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유씨는 “통신요금과 공과금은 카드로 내는데 관리비는 따로 은행을 이용해야 해서 불편했다”며 “주위 주부들도 카드납부를 반기며 신청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신용카드 사각지대에 놓였던 부동산 관련 결제시장에 카드사가 앞다투어 뛰어들고 있다. 아파트 관리비 카드 납부는 3년 만에 부활했고 월세를 카드로 내는 서비스도 새롭게 선보였다.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카드업계에 현금 위주의 부동산 시장은 새로운 돌파구다. 카드 소비자로선 편익이 커진다.
아파트 관리비 카드결제는 지난 1일 하나카드가 재개하면서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카드)가 모두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2013년 9월 가맹점 수수료 갈등으로 모든 카드사가 서비스 신규 가입을 중단한 지 3년 만이다. 각 카드사는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할인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아파트 관리비 납부를 신청하면 첫 달에 1만원을 깎아주고 월 500~700원인 수수료를 상당 기간 면제해준다. 일부 카드사는 두 번째, 세 번째 달에도 5000원의 할인 혜택을 추가로 제공한다. 첫 달에 1만원 할인을 받은 고객이 곧바로 다른 카드사로 갈아타는 걸 막기 위해서다. 이미 할인 이벤트 기간이 끝났던 신한·롯데카드는 기간을 추가로 연장하면서까지 고객 확보에 나섰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아파트의 연간 관리비 총액은 12조원(2010년 기준)에 달한다. 2013년 관리비 카드납부 서비스 중단 직전 이용고객은 약 200만 세대로 연간 3조원 규모였다. 최근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카드사로서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나가는 관리비를 결제하는 카드는 많이 쓰는 주거래 카드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카드사로서는 매력적인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에게도 이익이다. 아파트 관리비는 금액이 꽤 크기 때문에 자동이체를 하면 신용카드의 전월 이용실적 조건을 쉽게 채울 수 있다.
현금 거래 일색인 월세 납부 시장에도 카드사가 속속 뛰어들고 있다. 신한카드는 LH공사 산하의 주택관리공단과 제휴해 임대료 카드납부 시범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주택관리공단이 직접 관리하는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약 5000여 세대를 대상으로 이달 초부터 신청을 받고 있다. KB국민카드는 민간 임대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부동산 임대료 납부 서비스를 하반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임대사업자가 서비스에 가입해서 받은 고유번호를 알려주면 임차인이 홈페이지를 통해 카드 결제를 하는 방식이다. 우리카드도 비슷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전국 주택의 평균 월세는 55만8000원(한국감정원)으로 평균 아파트 관리비(21만9030원, 105㎡ 기준)보다 금액이 크다. 주택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해마다 늘어서 지난 4월엔 44.6%를 차지했다.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카드업계가 월세 납부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다. 하지만 카드를 받으려고 하는 임대인이 얼마나 되겠느냐가 관건이다.
임대인으로서는 현금엔 없는 카드 수수료가 추가되는 데다, 수입이 노출된다는 부담 때문에 카드 결제를 꺼릴 수 있다. 카드사는 카드 납부의 장점으로 임대료 연체가 없다는 점을 든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임대인의 가장 큰 고민이 정해진 날짜에 꼬박꼬박 월세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카드결제를 이용하면 월세가 밀리는 리스크를 없앨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차인은 카드로 월세를 내면 포인트 적립 등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월세 소득공제도 간편해진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 "픽업 가능합니다"···채팅앱 가입하자 10분도 안돼
▶ 아동 포르노 업자에 10대 딸 3명 판 비정한 아버지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