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위기’에 휘청인 코스피 “단기적 악영향 적어, 금융시장 영향 제한적”
이창희 2024. 10. 2. 13:28
중동 지역에서 발생한 지정학적 긴장감에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은 사실이지만, 단기적으로 국내 경제에 미칠 악영향은 적을 것으로 내다본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9분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84%(21.91p) 내린 2571.36에 장을 진행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065억, 2797억원 순매수하고 있으나, 개인이 4766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도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49% 하락한 6만1200원을 기록했다. 장 초반 삼성전자 주가는 2.6% 급락한 5만9900원으로 6만원선을 하회하면서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SK하이닉스(-1.43%), 현대차(-2.25%), 셀트리온(-0.82%), 기아(-0.50%), 포스코홀딩스(-1.69%) 등이 내림세를 보였다.
이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 우려가 일부 현실화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1일(현지시간)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점령지(이스라엘) 중심부에 있는 중요한 군사·안보 목표물을 표적으로 탄도미사일을 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이란은 미사일 약 180발을 발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락장은 오후까지 지속되고 있다. 1시 25분 경 코스피 지수는 2579.13으로 전거래일 대비 0.55% 하락거래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면전 확산 가능성에 대해 낮게 평가하면서 단기 악재로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우선 글로벌 빅 이벤트인 미국 대선이 한 달가량 앞둔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중동 사태의 추가 악화를 바라지 않을 것”이라며 “가뜩이나 해리스와 트럼프 후보 간 지지율이 초박빙 상태라는 점에서 중동 불안감 확산 억제를 위한 최대한의 외교적 노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iM증권은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리스크 확산에도 국제유가(WTI)는 전월 대비 3.6% 상승한 배럴당 70.62달러로 글로벌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전면전 등 최악의 시나리오 발생으로 유가가 장기간 90달러 이상 수준에서 유지되는 고유가 사태가 도래하지 않는다면 글로벌 경제에 큰 타격을 주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최근 미국, 유로 등 주요국 물가가 하향 안정세를 보여 단기 유가 불안이 물가 불안을 재차 자극할 가능성 역시 낮은 점도 이를 뒷받침하는 배경이다. 유로존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8%까지 둔화하면서 3년여 만에 2% 아래로 하락하는 등 물가압력 둔화 추세가 뚜렷한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등 완화적 통화정책이 강화될 가능성이 제기돼서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불안감 증폭으로 경기 둔화 압력이 커질 수 있어 금리인하 사이클에 나선 각국 중앙은행의 추가 금리인하 등 통화정책 완화 기조에 힘을 실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국내 경제에 미칠 악영향 역시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국내 경제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유가 급등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지만, 유가 상승폭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무역수지 흐름에 당장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에 따라 10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하가 단행될 확률이 높아졌다”며 “중동 사태가 잠재적으로 국내 경기 및 금융시장 불안 요인이라는 점에서 한은에 금리인하 명분을 제공했다. 따라서 금융안정 리스크가 충분히 해소되지 못했지만, 경기 불안 심리를 진정시키기 위해 10월 금통위에서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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