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줄 찬 반려견을 '유기견'이라 주장…中 유명 보더콜리 도난 사건 공분

방제일 2026. 6. 5.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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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 인플루언서와 8년간 중국 전역 동행
CCTV엔 전동차로 데려가는 장면
경찰에 시장·상업 가치 입증 자료 제출
중국 반려동물 보호법 미비 논란 재점화

중국에서 150만 명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유명 반려견이 도난당한 뒤 식용으로 도살된 것으로 알려져 공분이 확산하고 있다. 견주는 형사 처벌을 요구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지만, 중국 내 반려동물 보호 법제가 미비해 처벌 여부는 '반려견의 재산 가치'를 얼마나 입증하느냐에 달릴 전망이다.

추토우는 눈 덮인 산과 사막, 초원 등을 궈 씨와 동행하며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150만 명 이상 팔로워를 모은 '스타견'이었다. SCMP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펑몐뉴스는 허난성 출신 여행 인플루언서 궈 씨가 겪은 최근 사건에 대해 소개했다. 앞서 궈 씨는 보더콜리 '추토우'와 함께 중국 곳곳을 여행하며 영상을 올렸다. 추토우는 눈 덮인 산과 사막, 초원 등을 궈 씨와 동행하며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150만 명 이상 팔로워를 모은 '스타견'이었다.

궈 씨는 2018년 생후 3개월이던 추토우를 2000위안(약 38만~45만 원)에 입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8년 동안 추토우와 함께 중국 내몽골, 신장, 티베트, 칭하이, 윈난 등지를 여행하며 '한 사람과 한 마리 개'의 여정을 기록해왔다. 사건은 지난달 11일 발생했다. 해외 여행 중이던 궈 씨는 추토우를 허난성 상추시 닝링현의 부모에게 맡겼고, 이날 아버지가 밭일하는 사이 추토우가 사라졌다. 이후 확인된 폐쇄회로(CC)TV에는 전동차를 탄 남녀가 추토우를 강제로 태운 뒤 전동차 덮개 안에 숨겨 이동하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현지 매체는 전했다.

소식을 들은 궈 씨는 여행 일정을 중단하고 급히 귀국했다. 그는 현상금을 내걸고 추토우를 찾았고, 지난달 26일 집에서 약 2㎞ 떨어진 다른 마을에서 개를 데려간 것으로 의심되는 남성을 찾아냈다. 이 남성은 "주인 없는 개인 줄 알았다"고 주장했지만, 궈 씨는 추토우가 목줄과 위치추적기를 착용하고 있었고 가족의 활동 구역 안에 있었다며 이를 반박했다. 다만 펑몐뉴스는 위치추적기 배터리가 당시 방전돼 있었다고 전했다.

궈 씨가 확인한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추토우는 실종 사흘 뒤인 지난달 180위안(약 4만 원)에 개고기 업자에게 넘겨졌고, 같은 날 도살된 것으로 전해졌다. 궈 씨는 유해나 털이라도 돌려받으려 했지만, 관련 업자는 "이미 오래전에 버렸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보도됐다.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과 가족들의 태도도 논란을 키웠다. 현지 보도를 보면, 이들은 사과하지 않았고, "개가 죽었으니 더는 일을 키우지 말라", "나는 법을 어기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궈 씨는 "절대 합의하지 않겠다"며 경찰에 신고하고 추토우의 구매 내역, 양육비, 같은 품종의 시장 가격, SNS 계정의 상업적 가치 등을 입증할 자료를 제출했다.

현재 경찰은 이 사건을 행정 사건으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중국 법조계에서는 형사 처벌의 핵심이 추토우의 가치 산정에 있다고 본다. 현지 변호사 두웨이는 "절도죄로 형사 입건되려면 일반적으로 도난 재산 가치가 2000위안 이상이어야 한다"며 "구매가와 품종, 시장가 등을 통해 가치가 인정될 경우 절도죄 적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절도죄가 인정되면 관련자는 3년 이하 징역, 구류 또는 관제형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다만 추토우가 '유명 반려견'으로 만들어낸 상업적 가치나 견주의 정신적 피해가 법적으로 얼마나 인정할지는 불확실하다. 중국에는 전국 단위의 포괄적 반려동물 보호법이나 동물 학대 금지법이 없어, 반려동물 관련 분쟁은 대체로 재산권 침해나 민사상 손해배상 문제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다.

사건이 알려지자 중국 온라인에서는 "반려견 절도와 도살에 대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8년을 함께한 가족을 180위안으로 계산할 수 있느냐"는 반응이 잇따랐다. 중국 농업농촌부는 2020년 국가 가축·가금 유전자원 목록에서 개를 제외했지만, 전국 차원의 개 식용 금지나 반려동물 보호 법제는 여전히 공백으로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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