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예수야” 조울증 걸린 두 아들…겹사돈 맺은 ‘기적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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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는 사람이 연간 1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제일 높죠. ‘더, 마음’ 시리즈는 한국인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아픈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습니다. 마음의 위기를 극복한 사람들의 감동 스토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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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아들 조울증 10년 뒤…“난 예수야” 둘째까지 덮쳤다
" 큰애 행동이 심상치 않아. 정신과(정신건강의학과)에 한번 데려가보는 게 어떻겠니. "
1994년 여름, 고직한(72·사단법인 좋은의자 상임대표) 선교사는 어머니에게서 뜻밖의 말을 들었다. 고 선교사의 첫째 아들 하영(45·당시 13세)씨가 하루 종일 잠에 빠져 지내고, 이유 없이 눈물을 쏟는 모습을 본 뒤였다. 그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사춘기에 접어든 장손을 향한 어머니의 지나친 걱정이리라. 그러나 계절이 바뀌며 우려는 현실이 됐다. 불면증이 생긴 아이는 밤새 집안에서 농구공을 튕기며 돌아다니는 등 이상 행동을 반복했다.
" 전형적인 양극성 장애(조울증)증상입니다. "
뒤늦게 찾아간 병원에서 의사가 이렇게 말했을 때, 실감이 나지 않았다. 아이는 그저 기분이 극적으로 오르내리고 수면 패턴이 무너졌을뿐, 평범한 아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약을 먹으면 금세 잠잠해졌다. 고 선교사는 이 병이 잠시 스쳐가는 감기라고 믿고 싶었다.

" 아빠, 아무래도 하림이에게 조증이 온 거 같아요. "
10년 뒤. 이번에는 둘째 하림(43·당시 22세)씨에게 이상 징후가 나타났다. 가장 먼저 눈치챈 건 첫째 하영씨였다. “우리 집은 잘 될 거예요”라는 등 긍정적인 말을 맥락 없이 반복하는 동생의 증상이 심상치 않다고 했다. 이번만큼은 아니길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둘째 역시 조울증 진단을 받았다.
" 철렁했죠. 한 명도 아니고, 두 아이 모두 정신 질환 진단을 받을 확률이 얼마나 되겠어요. 신(神)에게 수도 없이 물었습니다. 왜 하필 우리 가족이냐고요. "
Q : 양극성 장애라는 게 정확히 뭔가요?
우울증과 조증이 롤러코스터처럼 극단적으로 반복되는 기분 장애예요. 우울증과 조현병 양극단 사이에 있는 수많은 스펙트럼 중 하나입니다. 우울증일 때는 기분이 한없이 가라앉았다가 조증이 되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들뜹니다. 조증일 땐 뇌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망상이 생기고 행동도 커져요. 증상도 다양합니다. 조증이 더 오래 지속되고 강도가 세면 1형, 경조증(경미한 조증)에 우울증이 길고 강하게 나타나는 걸 2형이라 부릅니다. 두 아들은 모두 양극성 장애 1형 진단을 받았어요.
Q : 언제부터 증상이 시작됐나요?
큰아이는 중학교 1학년 때였던 거 같아요. 이 병은 우울감으로 시작되는데, 아이가 그때부터 말수가 줄었어요. 또 잠이 늘고 잘 울었어요. 여름 휴가로 떠난 휴양지에서조차 울더라고요. 그 시기가 우울기였는데, 전 그저 사춘기가 온 줄로만 알고 눈치를 못 챘어요. 반면 둘째는 대학교 2학년 때 느닷없이 쓰나미처럼 덮쳤어요.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이 ‘예수’라는 거예요. 장난인 줄 알았는데 그때 이미 우울증을 넘어 조증의 시기로 간 단계였어요.
Q : 둘째는 그 전에 조짐이 없었나요?
워낙 조용한 성격이어서 우울기를 놓쳤던 것 같아요. 이 병은 원래 눈치 채기가 쉽지 않아요. 누구나 기뻤다, 슬펐다 감정이 바뀌게 마련이니까요. 게다가 우울증과 조증이 나타나는 패턴이 사람마다 달라서 예측도 예방도 할 수가 없어요. 마치 예고 없이 강도를 만나는 거나 똑같습니다.
Q : 놀라고 당혹스러웠을 텐데, 어떻게 대처하셨나요?
매일이 지옥이었죠. 특히 조증일 때 힘들었어요. 자아가 강해져서 자신을 영웅화하거든요. 그러다 보면 높은 곳에서 뛰어내릴 수도 있고, 시비가 붙을 수도 있어요. 잠도 안 자요. 둘째가 특히 심했어요. 밤마다 심야 클럽에 가겠다는 아이를 일단 차에 태워 드라이브를 나갔어요. 기분이 고조된 20대 남자 성인을 태우고 운전한다는 게 쉽지 않습니다. 잔뜩 긴장한 채로 밤새 운전을 하는 거예요. 그러다가 아이가 지쳐 잠들면 아내와 양쪽에서 아이를 부축해 13층 집까지 올라와 침대에 눕힙니다. 조증 때마다 이런 생활을 반복했어요. 한 번은 한강 다리를 건너는데, 그대로 차를 몰아 강으로 뛰어들고 싶더군요.
Q : 발병 원인은 무엇이었나요?
(계속)
“지나고 보니 두 아들에겐 공통된 사건이 하나 있었다.”
왜 두 아이 모두에게 정신질환이 찾아온 걸까.
그 지옥 같던 가족은 어떻게 다시 일상을 되찾았을까.
현재 두 아들은 모두 결혼했고, 심지어 겹사돈까지 맺었다.
32년간 정신질환과 싸워온 한 아버지의 기록. 더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세요.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9299
새벽 4시 목격한 끔찍 장면…내 아내는 우울증입니다
" 당신은 왜 살아? "
문득 아내가 물었습니다. 당신은 죽고 싶었던 적이 없냐고. 세상 다 산 사람처럼 말하는데 덜컥 겁이 나더군요. 멍한 아내의 눈을 보니 생각이 많아집니다. 대답을 잘해야 할 텐데….
그런데 정말 저도 왜 사는지 모르겠더군요. 아내의 병시중을 들면서 정작 중요한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다니요. 삶의 의지를 잃은 아내에게 어떤 말을 해줘야 할까요?
최의종(43)씨의 아내는 7년 전 중증 우울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병이 심해지면서 “죽고 싶다”는 말을 달고 살았죠. 게임회사에서 일하며 우울증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던 최씨였습니다. 무너진 아내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은 그는 아내를 살리기 위해 공부를 시작합니다. 의대 교과서부터 논문까지 관련 자료를 샅샅이 뒤지며 아내를 지극정성으로 돌봤는데요, 남편의 노력 덕분에 아내는 이전의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Q : 우울증이 있기 전, 아내는 어떤 사람이었나요?
사랑스러운 사람이었어요. 입담이 좋아서 어딜 가도 인기가 많았죠. 일할 때도 스트레스를 안 받는 것처럼 보였어요. 아내 직업이 임상병리사거든요. 조직검사로 병명을 밝히는 일을 하는데, 당시 암센터에서 근무했어요. 중증 암환자를 매일 만나면서 언제부턴가 그들의 좌절감을 같이 느끼거나, 돌아가신 분을 보며 자책하더라고요. 전 그것도 모르고 “우리 아내 직업 너무 멋있다” 하고 다닌 거죠. 남편이 좋아해 주니 그만두지도 못했던 거 같아요.
Q : 언제 아내에게 우울증이 생긴 건가요?
첫째 아이가 여섯 살, 둘째 아이가 두 살 됐을 때 터져버렸어요. 처음엔 산후우울증인가 싶었는데 돌아보니 그 전부터 증상이 있었더라고요. 아이를 낳고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매일 쳇바퀴 돌 듯 살았거든요.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밥도 잘 못 챙겨 먹었죠. 체력과 정신력이 한계에 부닥치면서 무너져 내렸어요.
Q : 어떤 모습을 보고 “아내가 우울증이구나” 알아챘나요?
말수가 확 줄고 감정이 없는 사람처럼 보이더라고요. 마네킹처럼 외부 자극에 반응을 안 해요. 불러도 대답 없고 그저 허공만 봐요. 2~3시간을 멍하니 있으니까 ‘문제가 있다’고 알게 됐죠.
Q : 바로 병원에 갔나요?
아뇨. 당시만 해도 정신병원에 선입견이 클 때였어요. 특히 병원에서 일하는 아내 입장에선, 정신과에 가면 직장에서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저도 “병원 가자”고 말하는 게 상처가 될까 봐 삶의 방식을 바꿔보자고 한 거죠. 제가 집안일을 해서 아내를 쉬게 해주면 나아지지 않을까 하고요.
Q : 남편으로선 충분히 할 법한 선택이에요. 그래서 아내에게 도움이 됐나요?
전혀요. 오히려 급속히 나빠졌어요. 제가 집안일을 다 하면서 아내는 움직일 일이 더 없어졌어요. 생활 리듬이 깨진 거죠. ‘집안일도 못 하는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하더라고요. 그때부턴 방에 틀어박혀 울기 시작했어요. 본인도 왜 우는지 모르겠대요. 울다 지치면 자고, 일어나면 또 울어요. 무슨 일 나겠다 싶더라고요. 그때 아내가 먼저 “병원에 가자”고 했어요. 발병하고 병원 가기까지 6개월이나 걸렸어요.
Q : 병원에 갈 때, 아내 상태는 어땠나요?
숨을 잘 못 쉬었어요. 손발 떨고, 말 걸거나 문 닫는 소리에도 깜짝 놀라고요. 항상 최악을 상상하며 걱정하는데, 회사에서 전화만 와도 “나 때문에 환자에게 문제 생겼나” 확대 해석하더라고요. 나중엔 대인 기피증이 오고, 온종일 잠만 자요. 밥을 먹어도 아무 맛이 안 느껴진대요. 먹지 않으니 점점 말라가고, 이 상태가 계속되니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더라고요.
Q : 죽고 싶다는 말을 남편에게도 했나요?
그 말을 달고 살았어요. 온몸을 바르르 떨며 얘기하는데, 안쓰러워 눈물이라도 글썽이면 ‘남편이 더 슬퍼하기 전에 끝을 내자’ 또 그렇게 생각하더라고요. 그때마다 진심으로 아내를 위로하며 마음을 달랬어요. 그런데 “죽고 싶다”는 말은 차라리 괜찮습니다. 도와달라고 SOS 치는 거거든요.
(계속)
“그 모습 보면 진짜 미쳐요.”
새벽 4시쯤 거실을 나간 최의종씨는 아내의 모습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죽고 싶다고 말하는 것보다 더 위험한 행동은 뭐였을까.
우울증을 이겨낸 부부의 이야기,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62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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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이 죽자” 옥상 올라간 엄마…팔다리 잘린 5세 아들 한마디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31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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