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낯선 변화, 무빈소 장례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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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무빈소 장례'는 연고자가 없거나 경제적으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는 이들만의 마지막 고육지책으로 여겨졌다.
때로 화려한 장례식은 남아 있는 가족에게 감당하기 힘든 경제적 멍에가 되기도 한다.
무빈소 장례라는 선택지가 더는 부끄러움이 아닌, 존엄한 마침표를 위한 또 하나의 당당한 문화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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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기자]
병원에서 28년을 일하며 수많은 임종을 지켜봤다.
숨이 멎은 환자가 영안실로 내려가고 나면, 남겨진 가족들은 슬픔을 추스를 새도 없이 거대한 결정의 기로에 선다. 어떤 수의를 입힐지, 조문객을 맞을 빈소는 얼마나 넓어야 하는지, 음식은 무엇을 준비할지. 그 선택의 끝에는 대개 수천만 원에 달하는 장례 비용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 병원 현장에서는 조금 낯설지만 분명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바로 '무빈소 장례'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무빈소 장례'는 연고자가 없거나 경제적으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는 이들만의 마지막 고육지책으로 여겨졌다. 빈소를 차리지 않고 고인을 안치실에 모셨다가 화장장으로 바로 운구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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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떠나는 이의 마지막 길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비싼 장례비가 아니라, 그가 남긴 삶의 흔적을 기리는 진실한 마음. |
| ⓒ zero_esthetic on Unsplash |
때로 화려한 장례식은 남아 있는 가족에게 감당하기 힘든 경제적 멍에가 되기도 한다. 죽은 이를 위한 최선의 노력이 자칫 살아 있는 이들의 삶을 갉아먹는 '겉치레'가 되는 순간, 장례의 본질은 사라진다. 무빈소를 선택하는 이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남은 가족이 부담스럽지 않게 떠나는 것, 그것이 고인이 진정 바라는 마지막 배려일 것"이라고.
애도에 대한 생각의 전환
무빈소가 결코 고인을 홀대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빈소에 들일 비용과 에너지를 고인과 온전히 이별하는 시간으로 돌리는 '생각의 전환'이다. 시끌벅적한 조문객의 대화 소리 대신, 가족끼리 조용히 모여 고인이 좋아했던 음악을 듣거나 편지를 낭독하는 방식은 그 어떤 화려한 장례보다 숭고하다.
간호사로서 임종을 지키며 느낀 것은, 사람이 떠나는 순간에 필요한 것은 넓은 빈소가 아니라 진심 어린 눈물과 따뜻한 손길이라는 점이다. 장례 문화의 변화는 단순히 '돈 아끼기'가 아니라, 죽음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여주던 허례허식을 걷어내고 인간 존엄의 핵심으로 다가가는 과정이다.
장례는 고인을 보내드리는 의식이자, 산 사람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다. 무빈소 장례의 확산은 우리가 죽음을 대하는 태도가 얼마나 성숙해졌는지를 보여주는 척도일지도 모른다.
이제는 물어야 한다. 과연 우리는 누구를 위해 향을 피우고 곡을 하는가. 떠나는 이의 마지막 길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비싼 장례비가 아니라, 그가 남긴 삶의 흔적을 기리는 진실한 마음이다. 무빈소 장례라는 선택지가 더는 부끄러움이 아닌, 존엄한 마침표를 위한 또 하나의 당당한 문화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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