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 파브리&박성우, 그들이 말하는 운명적인 만남은?
Q : 〈흑백요리사〉는 끝이 났지만, 프로그램과 셰프님들을 향한 관심은 여전히 뜨거워요. 인기를 실감해요?
A : 파브리 많이 놀랐어요. 이렇게까지 인기를 얻게 될 줄은 몰랐어요. 요즘 브라질에서 사는 사람, 코스타리카에 사는 사람들이 저한테 DM으로 연락해요. 너무너무 신기해요.
A : 박성우(이하 ‘성우’) 새벽에 맥도날드에 갔는데 일하시는 분이 알아보시고, 빵집 가도 알아보시더라고요. 그런 경험은 처음이니까 놀랍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그래요.(웃음)
Q : 〈흑백요리사〉 촬영 현장에 와서 서로가 출연하는 걸 알게 됐다고요?
A : 파브리 진짜 놀랐어요. 그래서 성우 씨를 처음 봤을 때 너무너무 행복했어요. 진짜 서프라이즈!
A : 성우 전 반대로 파브리가 있을 거라고 조금은 예상했어요. 파브리는 이탤리언 셰프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잖아요. 섭외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해봤죠.
Q : 흑수저 팀에서 성우 셰프님은 ‘불꽃남자’라는 닉네임을 사용했죠. 스스로를 불꽃남자라 이름 지은 이유가 있나요?
A : 성우 제 첫 레스토랑의 이름이 ‘스파크’였어요. 그건 제 영어 이름인 ‘Shawn Park’에서 ‘S’와 ‘Park’을 따서 지은 이름이었죠. 그리고 불꽃이라는 키워드는 제가 요리하는 방식, 제가 삶을 대하는 태도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불꽃처럼 강렬하게 요리하고 싶다는 마음을 담았달까요.
Q : 방송엔 잘 나오지 않았지만, 기억에 남는 순간이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나요? 사실 〈흑백요리사〉 애청자 입장에서 두 분의 요리를 더 오래, 그리고 자세히 보지 못해 아쉬웠거든요.
A : 성우 제 비중이 크게 나오진 않았지만, 편의점 미션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단체전에서 떨어진 후 패자부활전이 있다는 이야기에 엄청 흥분되기도 했었고, 편의점 재료를 가지고 바로 메뉴를 짜야 하는 미션이었잖아요. 본인의 경험이나 창의력에 의존해서 요리해야 하는 미션이기 때문에 설렜던 것 같아요. 온전히 제 창의력과 판단력을 믿어야 했기 때문에 요리하는 내내 긴장도 됐지만, 그만큼 짜릿했던 기억이 나요.
A : 파브리 홍어를 가지고 요리했던 흑백 대전이요. 홍어는 엄청나게 어려운 재료였어요. 전 이탈리아에서 해산물 요리를 해본 경력이 있어서 자신 있었는데, 너무 어려운 재료를 만난 거예요. 특히 해산물의 비린내가 아닌 특유의 홍어 냄새를 어떻게 제거할 수 있을지 엄청나게 연구했어요. 방송엔 잘 안 나왔는데, 전 그 냄새를 레몬즙으로 잡고 요거트로 마리네이드했어요. 그리고 홍어삼합을 외국인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파인다이닝 버전으로 만들었어요. 그런데 저와 대결했던 나폴리 맛피아는 생홍어를 그대로 썼죠. 전 그렇게 하지 못했어요. 인정. 너무 멋있었어요.
Q : 지금 “인정”이라고 말한 것처럼 대결이 끝난 후 멋지게 패배를 받아들였죠. 파브리의 긍정적인 모습에 많은 이들이 감동했어요.
A : 파브리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보여준 것뿐이에요. 숀(박성우), 그리고 이영숙 사부님 같은 친한 분들과 함께 있어서 집에 있는 것처럼 편하게 행동했어요. 그때 제 모습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좋은 말을 해줬어요. 요즘은 길에서 만난 사람들이 제게 먼저 말해요. “파브리 긍정적인!”(웃음)
Q : 홍어튀김과 묵은지볶음, 판체타를 올리고 막걸리 소스와 묵은지 캐비아, 미나리 오일로 마무리한 플레이팅은 정말이지 아름다웠어요.
A : 파브리 저는 워낙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플레이팅에 신경을 많이 써요. 특히 각각의 재료가 지닌 색깔을 조화롭게 올리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요. 파인다이닝 홍어 삼합을 만들 때에도 플레이팅에 많이많이 신경 썼지만, 심사위원의 눈을 가리는 바람에 그 기준으로는 평가받을 수 없었어요. 너무 아쉬웠어요. 하지만 그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요. 시청자들이 제 플레이팅을 볼 수 있었고, 그분들에게 많은 칭찬과 인정을 받았어요. 그것만으로도 너무너무 행복해요.
Q : 〈흑백요리사〉를 통해 두 분이 스승과 제자 사이였다는 사실도 알려졌죠. 이탈리아에서 오너 셰프와 수셰프로 함께 일했던 시간에 대해 이야기해준다면?
A : 파브리 성우 씨가 오기 전까지 주방 안에는 파브리, 파브리 엄마 그리고 설거지를 담당하는 직원밖에 없었어요. 정말 작은 주방 팀이었어요. 그래서 제 옆에서 함께해줄 수셰프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우연히 싱가포르에 있는 이탤리언 셰프를 통해 성우 씨를 소개받았어요. 처음 성우 씨를 만났던 때가 생각나는데, 제가 공항에 나가 직접 성우 씨를 픽업했어요.(웃음)
A : 성우 맞아요. 보통은 학교를 통해 인턴십으로 해외에서 일하는 기회를 얻곤 하는데, 저와 함께 일했던 셰프님의 추천으로 파브리의 레스토랑에서 일하게 됐어요. 비자 문제로 이탈리아에 가기까지 쉽지 않았는데, 파브리가 세심하게 챙겨줬죠.
Q : 듣기로 주방에서 파브리는 굉장히 엄격한 셰프였다고 하던데요.(웃음)
A : 파브리 맞아요. 그 모습 상상할 수 없죠?(웃음)
A : 성우 음식에 있어서는 한 치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는 셰프였거든요. 그리고 늘 호기심이 많아요. 제가 파브리 셰프님을 가장 존경하는 점은 항상 모든 것에 열려 있다는 거예요. 늘 같은 방법으로만 요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요리법에 도전해보는 것도 서슴지 않죠. 그런 그를 보면서 많은 걸 배웠어요.
Q : 반대로 파브리는 성우 셰프님을 통해 한국 음식을 접하게 됐고요.
A : 파브리 성우 씨를 만나기 전까지는 한국인이랑 한 번도 일해본 적이 없었어요. 성우 셰프 덕분에 고추장을 처음 먹어봤는데, 한국의 발효된 양념과 장은 저한테 너무 새로운 음식이었어요. 평생 먹어보지 못했던 한국 재료들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어요. 성우 셰프를 만나면서 저는 한식에 빠지게 됐다고 할 수 있어요. 지금 이렇게 한국에 살게 된 것도요. 한국과의 러브 스토리는 그때부터 시작됐어요.
Q : 그때 성우 셰프님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시청자들도 〈흑백요리사〉에서 파브리 셰프님을 만나지 못했겠어요.
A : 파브리 맞아요. 이게 다 성우 셰프로부터 이어져온 운명이에요.
Q : 두 분이 서로에게 좋은 통로가 돼줬네요. 파브리는 박성우에게, 또 박성우는 파브리에게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해준 존재로서 말이죠.
A : 성우 맞아요. 파브리 셰프님과 저의 인연은 스승과 제자, 오너 셰프와 수셰프라는 말로는 부족한 것 같아요. 셰프님이 처음 알게 된 한국인이 저인 것처럼 저를 이탈리아에서 일할 수 있게 해준 스승이자 친구는 파브리 셰프님이었죠. 셰프로서 제게 많은 가르침을 줬고, 또 친구처럼 다정하게 대해줬어요. 하지만 파브리 셰프님이 여기까지 온 건 모두 파브리 스스로가 만든 것이라 생각해요. 이탈리아에서 남부럽지 않은 커리어를 쌓은 셰프임에도 모든 걸 내려놓고 다시 한국에 와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거잖아요.
Q : 셰프로서 파브리와 박성우는 어떤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서로에게 말해준다면.
A : 파브리 성우 씨는 셰프지만, 아티스트로서 예술에도 관심이 많아요. 직접 그림도 그려요. 예술에 대한 감각을 음식에 담아요. 저도 성우 씨처럼 그림을 그리고 싶지만, 그 능력은 제게 없다고 생각해요.
A : 성우 요리에 예술을 담는 건 오히려 셰프님이 제게 많은 영감을 줬어요. 파브리가 플레이팅할 때 쓰는 재료의 색감과 질감을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걸 옆에서 보면서 제 시야도 많이 넓어졌죠. 하지만 파브리 말대로 제가 절대 구현할 수 없는 특유의 DNA가 셰프님에게 있어요. 그런 점을 무척 동경했고 지금도 그래요.
Q : 반대로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는 점은요?
A : 파브리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 어렸을 때 전 화학에 관심이 많았어요. 하지만 요리가 제 인생에 들어온 순간부터 제가 좋아했던 화학과 제 안에 있는 감각, 마음을 요리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됐어요. 그때 제 인생의 목표를 찾았어요. 그렇게 제가 정한 인생의 방향대로 걸어왔어요.
A : 성우 진중하게 한길을 가려는 것? 어떤 상황에 크게 휩쓸리거나 치우치지 않고 제가 하려던 일을 하려고 하는 것. 그 태도를 꼽고 싶어요.
Q : 셰프로서 어디까지 가보고 싶나요?
A : 파브리 한국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하고 싶어요. 그리고 한식을 앞으로도 배우고, 또 연구하고 싶어요. 그래서 외국에 사는 사람들한테 한식의 매력을 알려주고 싶어요. 그게 지금 제 목표예요. 아마 파인다이닝과 퓨전 요리를 통해 제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게 이제 미슐랭의 별은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A : 성우 요리를 하면서 계속해서 누군가에게 제 요리를 평가받고 인정받아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흑백요리사〉에 나가겠다고 결심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경연을 하면서 스스로에게 계속 물어봤어요. 앞으로 셰프로서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에 대해서요. 물론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운영하는 레스토랑이 바빠지는 것도 좋겠지만, 사람들에게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편안한 음식으로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과감히 운영하던 레스토랑의 문을 닫았죠. 곧 새로운 햄버거 가게를 오픈할 예정인데, 이곳에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들에게 행복을 주는 셰프가 되고 싶어요. 사람들의 행복을 첫째로 생각하는 셰프, 그게 가장 멋진 셰프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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