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과연 '압박 면접'을 이겨낼 수 있을까
[신정섭 기자]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8일 앞으로 다가왔다. 수시모집 면접전형에 원서를 낸 수험생들은 수능을 치르고 나서 곧바로 면접이라는 큰 산을 또 넘어야 한다. 서울 소재 주요 대학은 주로 '압박 면접(stress interview)'을 실시하는데, 학교생활기록부(생기부)를 기반으로 꼬리 질문을 이어가기 때문에 만만치 않은 과업이다. 만약 생기부 기록에 조금이라도 거짓이 있다는 게 들통나면 불합격 처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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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무회의 입장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10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
| ⓒ 연합뉴스 |
언론 기자의 '입'에 쏠린 눈
진보, 보수를 가릴 것 없이 다수의 언론은 이전의 회견과는 달라야 한다고, 이번 회견에 명운이 걸린 거나 마찬가지라고 짚었다. 윤 대통령은 과연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역설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회견 성패의 '키'는 국민을 대신해 질문하는 언론 기자들이 쥐고 있다. 왜 그런지 세 가지 근거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압박 면접의 주된 목적이 면접 대상자의 흠을 잡는 데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자는 '면접관'으로서 윤 대통령이 '학생'이라고 생각하고 집요하게 질문을 던져야 효과를 거둘 수가 있다. 예를 들어, 만약 대통령이 "의료·연금·노동·교육 등 4대 개혁을 조속히 마무리하는 것이 국민의 눈높이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할 경우, 기자는 "성급한 의료 개혁의 결과 '응급실 뺑뺑이' 등으로 국민 다수가 고통받고 있는데 이걸 방치하시겠다는 겁니까? 대안은 있나요?"라고 되물어야 할 것이다. 공세적 꼬리 질문을 얼마나 날카롭게 던지느냐가 관건이다.
둘째, 압박 회견이 빛을 발하려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도 필요하지만, 핵심을 비켜가지 않는 정조준 질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통령께서 명태균씨에게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다'라고 말씀하신 녹취가 공개되었는데요. 당시 공천을 지시하거나 압력을 행사하신 게 맞나요?" 이렇게 단도직입으로 따져 물어야 한다.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려고 하면 "구체적으로 '예, 아니요'로 답해 주세요"라고 요청해야 한다.
셋째, 언론 기자의 질문하는 능력은 얼마나 철저하게 질문거리를 준비하느냐에 달려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사전에 국정 성적표와 언론 보도 내용을 면밀하게 살피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대통령 취임 하루 전날인 2022년 5월 9일 명태균씨와의 통화 기록에 공천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할 만한 내용이 나와 있고, 여당과 대통령실에서는 '당선인 신분이었기에 법적으로 문제가 안 된다' 이런 입장을 내놓았는데요. 대통령께서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을 기소한 사건과 관련하여, 대법원이 '대통령 후보 경선 승리 이후부터 대통령 취임 이전까지 기간을 '대통령이 될 자의 지위'로 보고 사전수뢰후부정처사 혐의에 유죄를 선고한 판례가 있습니다.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혀 주십시오" 이런 식으로 명확하게 질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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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
| ⓒ 연합뉴스 |
수험생은 압박 면접에 대비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모의 면접을 치르기도 한다. 윤 대통령 역시, 압박 회견을 잘 해내기 위해 예상 질문을 검토하고 다양한 버전으로 답변을 준비할 것이다. 면접관인 기자가 우위에 있지 않으면 '끝장 회견'이 아닌 '맹탕 기자회견'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질문하는 기자가 권력의 눈치를 보거나, 적당히 물러서는 태도를 보이면 대국민 기자회견은 국민에게 실망만 안겨줄 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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