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5만명 찾는 태권도 메카…국기원 이전, 731억이 발목잡나

태권도의 총본산 격인 국기원 이전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당초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동섭 국기원장이 국기원을 도봉구 화학부대 부지로 옮기기로 합의했지만, 비용 문제가 불거지면서 진전되지 않고 있다.
태권도 총 본산, 이전 진통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특수법인인 국기원은 강남구 역삼동에 있다. 국기원은 1972년 개원 이후 세계태권도본부로서 상징적 역할을 해왔다. 국기원에서는 태권도 기술 연구와 태권도 승품·승단 심사 등을 한다. 또 태권도 보급을 위한 교육사업이나 태권도 지도자 양성도 하고 있다.
하지만 50년 이상 사용에 따른 시설 노후화로 안전 우려가 제기돼 이전 건립이 추진됐다. 국기원 부지는 강남구가, 건물은 서울시가 각각 소유하고 있다.
서울시와 국기원은 2022년 5월 업무협약을 체결, 도봉구 화학부대(3만5443㎡)로 옮기기로 했다. 현재 국기원 역삼동 부지(면적 1만2600㎡)는 공원인 데다 장소가 협소해 사실상 증ㆍ개축이 어려운 형편이다.
국기원 이전 후보지 인근에는 서울시가 한옥마을을 조성하고 있다. 서울시는 현재 도봉구 이전 예정 부지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있는 만큼 국토교통부와 환경부 등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도봉구, 국기원 이전 총력
도봉구는 국기원이 이전하면 이 일대를 관광특구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도봉구는 국기원에 연간 25만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본다. 전국에서 태권도 단증(段證)심사를 하려면 국기원에 와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2390억원의 경제 유발효과와 1056명의 고용창출도 기대한다.
문제는 예산이다. 서울시와 도봉구에 따르면 국기원 이전에는 토지구매비 등을 합쳐 약 1000억원이 필요하다. 서울시는 이중 토지구매비(243억~330억원)를 부담하겠다고 한다. 나머지 731억원은 중앙 정부에 요청하기로 했다.
이에 오언석 서울 도봉구청장은 최근 김재섭 지역 국회의원과 함께 유인촌 문체부 장관을 만나 서명부를 전달했다. 서명부에는 국기원 이전을 원하는 도봉구민 16만8000여명의 서명이 담겼다. 오 구청장은 "서명부에는 국기원의 도봉구 이전에 대한 주민 염원이 담겨있다"며 "국기원 건립비용을 문체부가 지원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유 장관은 "국기원 이전은 지역 문화와 체육 발전에 중요한 사안"이라며 "문체부에서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답했다.
도봉구는 지난 21일 ‘국기원 도봉구 이전 기원 걷기대회’를 열고 구민과 함께 국기원 이전 필요성과 중요성을 알렸다. 도봉구 관계자는 “국기원은 교통과 문화·자연환경이 잘 갖춰진 도봉구로 이전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태권도 종주국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시설 현대화 등을 통해 태권도 중흥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구 국기원 일대 "관광특구 지정 용역"
반면 강남구는 예산 문제로 국기원 이전 사업이 진전되지 않는 상황이 싫지 않은 분위기다. 강남구는 최근 국기원 일대를 관광특구로 지정하기 위한 용역을 진행 중이다. 강남구 관계자는 “국기원 이전과 관련해서는 특별히 정해진 의견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국기원 측도 내심 강남 잔류를 희망하고 있다. 다만 국기원 측은 불가피하게 이전하더라도 전북 무주군 태권도원으로 가는 것은 원치 않고 있다. 국기원 관계자는 "승단 심사 등을 위해 전북 무주까지 오라고 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했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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