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아닌 용변이었다, 교사가 애들에 청소시켜" 인천 유치원 반박

채혜선 2024. 9. 26.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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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티슈. 사진 픽사베이

인천 사립 유치원 교사가 아동학대 사건에 휘말린 뒤 부당 해고를 당했다는 주장이 최근 제기돼 논란이 커지자 유치원 측이 정면 반박에 나섰다. 교사 측과 유치원 간 진실 공방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6일 인천 한 유치원에서 ‘A 교사가 아이들에게 용변을 치우게 했다’는 취지의 아동학대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유치원과 학부모 측은 A 교사가 바지에 실수한 아이로 인해 바닥에 묻은 용변을 다른 아이들에게 물티슈를 주고 청소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김 가루. 연합뉴스

이번 사건은 A 교사 어머니라고 밝힌 인물이 지난 23일 올린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서 ‘A 교사가 억울하게 아동학대로 몰려 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세상에 알려졌다. “점심 뒤 바닥에 떨어진 김 가루를 아이들에게 자율적으로 청소하게 한 과정이 ‘대변을 치우게 했다’는 내용으로 와전됐다”는 게 A 교사 측 주장이다. A 교사 어머니는 청원 글에서 “원장과 원감이 강압적으로 사직서를 작성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치원 측은 연합뉴스를 통해 “A 교사가 원생들에게 용변 청소를 시킨 사실이 있다”고 반박했다. 현장 CCTV 영상에는 A 교사에게 물티슈를 받은 아이들이 바닥에 묻은 이물질을 닦거나 코를 움켜쥐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치원 관계자는 “바닥에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한 아이가 용변을 흘렸고, A 교사가 건넨 물티슈로 다른 아이들이 용변을 치웠다”라며 “김 가루가 아닌 용변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유치원 측은 A 교사에 대한 부당 해고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사회초년생인 A 교사를 배려해 학부모들에게 사과하게 한 뒤 원만히 해결하려 했는데 전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라며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유치원 측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CCTV 영상 분석과 관련자 조사 등을 거쳐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된 것은 사실”이라며 “내일쯤 학부모들이 고소장을 접수한다고 들었다. 사실관계를 신속히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한 국민신문고 민원을 접수한 인천시교육청 남부교육지원청은 1차 자체 조사를 통해 사건 처리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보고 지난 25일 인천시교육청 감사관실에 감사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인천시교육청은 해당 유치원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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