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홈런, 30타점 그게 실패한 거야?"…한화 장진혁이 이끈 삼성 이성규의 폭발력, 사연은? [현장인터뷰]

박정현 기자 2024. 4. 24.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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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는 2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LG 트윈스와 주중 3연전 1차전에서 8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 6회말 팀에 7-3 리드를 안겨주는 만루홈런을 쳐 승리에 힘을 보탰다. 삼성 라이온즈

(엑스포츠뉴스 대구, 박정현 기자) 한화 이글스 장진혁이 삼성 라이온즈 이성규의 활약에 힘을 보탰다. 무슨 사연일까.

이성규는 2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LG 트윈스와 주중 3연전 1차전에서 8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최종 성적은 3타수 2안타(1홈런) 4타점 1득점. 공격에서 뛰어난 타격 재능을 살려 팀의 7-3, 8회 강우 콜드게임 승리를 견인했다.

첫 타석이었던 3회말. 이성규는 선두타자로 나서 상대 선발 임찬규의 커브를 때려봤지만,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감각을 조율한 듯 이성규의 방망이는 곧 불을 뿜었다. 5회말 2사 후 임찬규의 커브를 통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쳐 팀의 경기 첫 장타를 때려냈다.

하이라이트는 3-3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던 6회말 1사 만루였다. 이성규는 구원 투수 이우찬의 몸쪽 포크볼에 벼락같은 스윙을 휘둘렀다. 타구는 그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0m 만루 홈런(시즌 4호)으로 이어졌다. 삼성은 이성규의 한 방으로 7-3 리드를 잡았고, 그대로 LG에 KO 펀치를 날렸다.

경기 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이성규를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늘(23일)의 히어로는 만루 홈런을 친 이성규다. 최근 이성규가 본인의 장점을 잘 살려주고 있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성규는 2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LG 트윈스와 주중 3연전 1차전에서 8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 6회말 팀에 7-3 리드를 안겨주는 만루홈런을 쳐 승리에 힘을 보탰다. 삼성 라이온즈

수훈 선수로 선정된 이성규는 경기 뒤 취재진을 만나 자신의 만루포 순간을 돌아봤다. "타격했을 때 공이 날아가는 걸 보고 넘어갔다는 생각을 했다. 동시에 뛰면서 이게 정말 현실이 맞는지도 생각했다. 포크볼을 노린 것보다는 2스트라이크 이후였고, 이우찬 선수가 직구와 포크볼을 자주 던지기에 코스를 높게 보고 치려고 했는데, 그게 좋은 타구로 이어졌다"라고 대답했다.

이성규는 삼성이 기대하는 유망주였다. 인하대를 졸업한 뒤 지난 2016년 KBO 리그 신인 드래프트 2차 4라운드 31순위로 삼성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1군에서 풀타임으로 뛰지는 못했지만, 한 번씩 임팩트를 남겼다. 2020년 98경기 10홈런과 30타점을 올려 존재감을 과시했다. 다만, 타율이 0.181(216타수 39안타)로 정확도에서는 아쉽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그랬던 이성규는 올해 24경기 타율 0.308(39타수 12안타) 4홈런 1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84를 기록 중이다. 장타력은 물론, 정교함까지 살아나며 타선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이성규는 "정확도가 높아진 비결은 없다. 하던 대로 똑같이 하는데 결과가 이렇게 나오니 그런 것 같다"라고 웃어 보였다.

이성규는 2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LG 트윈스와 주중 3연전 1차전에서 8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 6회말 팀에 7-3 리드를 안겨주는 만루홈런을 쳐 승리에 힘을 보탰다. 삼성 라이온즈

이성규를 깨운 건 고향 친구 장진혁(한화 이글스)의 한마디였다. 사실 이성규는 2020시즌 10홈런과 30타점을 기록했지만, 실패한 시즌으로 보고 실망했다. 타율이 1할대에 머물렀기 때문. 커리어하이를 세운 타격폼을 과감하게 버리고 새 타격폼을 찾아 나선 것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좀처럼 자신에게 맞는 스윙을 찾지 못했다. 그렇게 방황의 시간이 이어졌고, 이성규는 올 시즌 스프링캠프 도중 다시 예전 좋았을 때 타격폼을 장착했다.

맞는 옷을 입은 걸까. 이성규는 2024시즌 초반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해 팀 공격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이성규는 "(2020시즌 이후) 타격폼 정립이 안 돼 캠프 때도 계속 갈팡질팡했다. 친구 장진혁과 통화하던 중 내게 '2020시즌이 어떻게 실패한 거냐. 10홈런 치기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 말을 듣고 이전 타격폼으로 돌아왔다. 그러면서 편해졌다. 가장 자신 있던 자세였는데, 좀 좋아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성규는 2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LG 트윈스와 주중 3연전 1차전에서 8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 6회말 팀에 7-3 리드를 안겨주는 만루홈런을 쳐 승리에 힘을 보탰다. 삼성 라이온즈

삼성은 지난해 김성윤과 김현준 등이 성장했다. 프랜차이즈 스타 구자욱까지 탄탄한 외야진을 갖춘 상황. 이성규는 시즌 초반 백업으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로 거듭났다. "처음에는 백업으로 시작했다. (김)현곤이 형과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하자. 얽매이지 말자'라고 많이 얘기했는데, 그런 것들이 도움된 것 같다. 현곤이 형과 얘기하며 심적으로 편해졌다"라고 얘기했다.

끝으로 이성규는 "잘하는 것보다도 경기에 나가면,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자고만 생각한다. 예전에는 결과에 연연했는데, 지금은 결과보다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려고 한다"라고 힘찬 각오를 밝혔다.

이성규는 2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LG 트윈스와 주중 3연전 1차전에서 8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 6회말 팀에 7-3 리드를 안겨주는 만루홈런을 쳐 승리에 힘을 보탰다. 삼성 라이온즈

사진= 박정현 기자 / 삼성 라이온즈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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