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꾺인들만뽈쑤있꼐" 리뷰도 번역…더 똑똑해진 AI 나왔다 [팩플]
오픈AI가 답변 생성을 넘어 추론(reasoning)까지 하는 인공지능(AI)을 내놨다. 기존 대형언어모델(LLM)의 약점으로 꼽히던 논리적 추론 능력을 개선하면서 일반인공지능(AGI·인간과 유사하거나 인간을 능가하는 AI)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슨 일이야
오픈AI는 12일(현지시간) 추론 특화 AI 모델 ‘오픈AI o1(오원)’을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기본 모델 ‘o1 프리뷰’와 소형 모델 ‘o1-미니’ 두 종류로 구성됐다. o1은 그동안 오픈AI가 ‘스트로베리’라는 코드명으로 추론 능력에 초점을 두고 개발해 온 모델이기도 하다.
o1은 기존 모델 처럼 한 번에 답을 생성하는 대신 사람이 생각하는 것처럼 일정한 시간을 가지면서 추론한다. 단계별 추론을 요구하는 CoT(chain of thought) 방식을 사용해 프롬프트(명령어)를 입력하면 답변하기 전에 ‘생각 중’, ‘정확한 주장 검토 중’ 등의 상태를 보여준다. 하나의 명령에 대해 AI가 알아서 단계를 쪼개 답을 찾는 것. 보통 7~8초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야쿱 파초키 오픈AI 수석 과학자는 “GPT 등 기존 모델은 질문하면 즉시 응답하기 시작하지만, o1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문제를 생각하고 분석하고 실마리를 찾아 최선의 해답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o1은 기존 AI 모델의 한계로 지목됐던 수학과 과학 분야 성능도 개선했다. 오픈AI에 따르면 o1은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 예선 시험에서 83%의 정답률을 나타냈다. 이전 모델인 GPT-4o는 정답률이 13%에 불과했다. 오픈AI가 이날 공개한 데모영상에서 o1은 프롬프트만으로도 게임을 프로그래밍 했다. ‘비디오 게임을 만들기 위한 코드를 만들어줘’라고 컨셉이랑 캐릭터 등등을 설명하면 게임을 만들어주는 식이다.
이게 왜 중요해
AI의 추론 능력은 일반인공지능의 필요 조건이다. 오픈AI는 AI 능력을 5단계(챗봇-추론-에이전트-혁신자-조직)로 구분하는데 5단계가 사실상 AGI의 완성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중 o1은 2단계에 해당한다. GPT 등 현재 대부분 서비스들은 1단계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o1을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며 “범용의 복잡한 문제를 추론할 수 있는 AI”라고 소개했다. 특정 영역에 한정된 모델이 아닌 범용으로 쓸 수 있으면서도 고도의 추론이 가능한 단계로 가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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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써보니
각종 추론 능력이 향상됐다고 해 한국어 언어 추론을 시험해봤다. ‘한꾺인들만뽈쑤있꼐쓰껬씁니다 호텔 역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뻘레마니 화짱씰 the럽’이라고 프롬프트(지시)창에 입력하자 ‘8초 동안 생각’이라는 문구와 함께 ‘안녕하세요. 호텔이 역과 가까워 편리하지만, 벌레가 많고 화장실이 더러워 불편을 겪으셨군요. 이런 상황은 매우 불편하셨을 것 같습니다. 혹시 호텔 직원에게 이 문제를 알리셨나요? 해결을 위해 도와드릴 방법이 있을까요?’라고 답했다. 기존 4o 모델에서는 할 수 없었던 것.
수학이나 코딩을 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모델이라곤 하나, 여전히 한계도 드러났다. o1 모델로 ‘9.11보다 9.9가 더 작아?’라고 입력하자 ’4초 동안 생각‘했다는 문구와 함께 ‘네, 맞습니다. 9.9는 9.11보다 작습니다’라는 답이 나왔다. 올트먼 역시 “이 기술이 여전히 결함이 있고, 제한적”이라고 했다.
더 알면 좋을 것
◦ 추론하는 AI 시대 올까: 구글은 지난 7월 수학 추론에 특화한 AI 모델 ‘알파프루프(AlphaProof)’를 공개했다. 구글의 대형언어모델(LLM) '제미나이'와 바둑, 체스 등 보드게임을 푸는 모델인 '알파제로(AlphaZero)'를 결합해 만들었다.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 문제 6개 중 4개를 해결했다는 게 구글의 설명. o1처럼 범용 모델은 아니지만, 수학적 추론 능력을 끌어 올렸다는 점에서 기존 모델보다 진전을 이뤘다.
◦ 추론 좋은데, 비용은?: 원하는 정보를 단계별로 추론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o1엔 기존 모델보다 컴퓨팅 파워가 더 들기 때문에 비용 소모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미국 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개발 초기에 내부에서는 월 구독료를 2000 달러로 해야한다는 얘기까지 나왔다”며 “오픈AI가 비용 중 일부를 고객에 전가하고 싶어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일단은 기존 GPT 유료 사용자라면 추가 비용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새로운 모델이 계속 나온다면 앞으로의 가격 책정이 어떻게 될지는 미지수. 오픈AI의 올해 매출이 20억 달러(2조 6598억원)를 돌파했다는 예측이 나오지만(뉴욕타임스) 지출은 70억 달러(9조 3044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오픈AI는 추가 투자를 유치해 돌파구를 찾으려고 하고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오픈AI가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평가한 자신들의 기업가치는 1500억 달러로, 65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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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진·김남영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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