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광주 부동산 매수 시기 아직…반등 시그널 멀었다"
노경수 교수 "실수요 재편·입주 폭탄 영향"
"구축 공실 심화… 거래량 상승 지켜봐야"

2026년 광주 부동산 시장은 끝 모를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실수요자 중심 정책 기조와 1만 세대가 넘는 대규모 입주 물량이 맞물리면서 매수 심리가 차갑게 식은 탓이다. 학계와 현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추가 하방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진단하며, 섣부른 매수보다는 거래량 추이를 지켜보는 '관망'을 권고했다.
"수요 억제 정책과 쏟아지는 물량… 시장은 U자형 회복 띨 것"4일 오후 광주대학교에서 만난 노경수 광주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 시장을 '실수요자 위주로의 거대한 재편기'로 규정했다. 노 교수는 "이재명 정부가 투기 수요를 차단하고 실수요 중심으로 정책 시그널을 강하게 보내면서 거래가 크게 위축됐다"며 "자본이 묶인 수도권 시장의 침체가 지방 시장에는 더 큰 타격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올해와 2028년 예고된 대규모 입주 물량은 시장의 가장 큰 뇌관이다. 노 교수는 "물량 폭탄으로 인해 시장은 'U자형' 회복 곡선을 그릴 것"이라며 "청년층의 신축 선호 현상과 맞물려 오래된 구축 아파트의 공실 문제는 걷잡을 수 없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남구 봉선동과 광산구 수완지구 등 우수한 학군과 정주 여건을 갖춘 지역은 특유의 계층 수요와 프라이드를 바탕으로 가격을 방어하는 국지적 양극화가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인구 구조와 제도 변화에 대해서도 짚었다. 청년뿐 아니라 고령에도 1인 가구가 급증하며 40%에 육박하는 만큼 광주·전남 주택 시장 역시 점차 소형 평수 위주로 타겟팅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전세제도도 점차 보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세는 집값 상승을 전제로 성립하는 제도인 만큼, 가격 상승 동력이 떨어지고 고금리가 겹친 현 상황에서는 월세 시장이 활성화되거나 당장 현금 순환이 필요한 건설사들의 10년 장기 임대 위주로 개편될 것이라는 게 노 교수의 설명이다.
반면 부동산 가격 반등의 핵심 변수로 '광주·전남 시도 통합'의 파급력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지하철 역세권 호재만으로는 당장 쌓인 물량을 소화하기 벅차다"며 "시·도 통합에 따른 연간 4조 원 규모의 예산 지원과 공공기관 이전 등 일자리 창출이 수요를 진작시킬 폭발력 있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교수는 무주택 실수요자들에게 "매수 시기는 철저히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집값 반등의 선행 지표는 결국 거래량"이라며 "국토교통부에서 매달 발표하는 자치구별 거래량 변화를 확인하며 시장이 살아난다는 신호가 올 때까지 타이밍을 재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복잡하고 리스크가 큰 침체기를 극복하려면 광주에도 전문적인 부동산 데이터 연구 기관 설립이 시급하다"며 "공공기관 차원에서 꾸준히 데이터를 구축하고 시뮬레이션해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 중개사도 한숨…"거래 실종 속 신축 쏠림 심화"
부동산 현장의 체감 온도도 학계의 진단과 궤를 같이했다. 광주 서구 치평동에서 30년째 영업 중인 공인중개사 A씨는 "수치로 나타나는 지표보다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거래 절벽이 훨씬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A씨는 "다주택자들의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급매물이 간혹 나오고 있지만, 금리 부담과 집값이 더 내려갈 것이란 불안감에 매수자들은 지갑을 완전히 닫았다"며 "매도자가 버티는 가격과 매수자가 원하는 가격의 간극이 너무 커서 정상적인 거래 자체가 실종된 상태"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신축 쏠림 현상에 따른 구축 아파트의 위기도 우려했다. A씨는 "결혼을 앞둔 젊은 세대나 신혼부부들은 무조건 신축 전세나 깨끗한 민간 임대만 찾지, 낡은 구축 아파트는 쳐다보지도 않는다"며 "구축 아파트를 제때 처분하지 못해 신축 입주 잔금을 치르지 못하는 연쇄 부작용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자금력이 부족한 30대 실수요자들에게는 무리한 대출로 외곽 신축을 쫓기보다, 인프라가 탄탄한 도심 내 15년 차 구축 아파트를 급매로 잡아 리모델링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있다"며 "당분간은 거래량이 바닥을 찍고 의미 있는 상승 곡선을 그릴 때까지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호남취재본부 민현기 기자 hyunk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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