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약쑥 뜯어와 직접 만든, 사연 많은 쑥개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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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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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화도 약쑥 뜯어온 약쑥을 소금 넣고 삶아서 나중에 쑥개떡 만들어 먹으려고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 |
| ⓒ 유영숙 |
5월 말에 강화도에서 사는 지인 전원주택에 놀러 갔을 때도, 친구들과 다 같이 쑥을 뜯어 왔었다. 강화도 쑥은 약쑥으로 정말 귀한 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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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 간 지인이 즉석에서 써 준 쑥개떡 레시피 지인 전원주택 주변에 있는 쑥을 보고 뜯어서 쑥개떡 만들면 좋겠다고 말한 동생이 즉석에서 쑥개떡 레시피를 작성해서 단톡에 올려주었다. |
| ⓒ 유영숙 |
냉동실에 넣어둔 강화도 쑥으로 시간 될 때 쑥개떡을 만들어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쑥개떡 만들어 먹을 생각에 캠핑 장 주변에 있는 쑥이 욕심이 날 수밖에 없다. 사촌 동생에게 말하였더니 앞산 등산로에도 쑥이 많으니 함께 쑥 캐러 가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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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씻어 놓은 쑥 동생과 산에서 뜯은 쑥을 씻어놓으니 큰 바구니 가득이다. 생각보다 많았다. |
| ⓒ 유영숙 |
점심을 먹고 큰 냄비에 쑥을 삶아서 냉동실에 넣어두었다. 쑥이 꽤 많아서 지난번에 강화도에서 뜯은 쑥과 합쳐서 떡집에서 쑥절편을 만들어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6월에 내 생일이 있어서 자식들이 한자리에 다 모일 예정이었다. 아이들에게 쑥 절편을 만들어서 갈 때 싸주어야겠다고 생각하니 쑥 뜯는 일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다.
중요한 쑥만 쏙 빼놓고... 이 건망증을 어떡하나
오후에 강릉 고향 집에 갈 때 냉동실에 넣어둔 쑥을 잘 챙겼다. 동생이 고비(고사리와 비슷한 산나물) 삶은 것도 두 봉지나 주어서 함께 가지고 와서 친정집 냉동실에 잘 넣어두었다. 그까지만 해도 서울 갈 때 잘 챙겨가야지 생각했다.
서울 올라오는 날 비가 왔다. 남편이 비가 오니 길 막히기 전에 빨리 올라가자고 서둘렀다. 나는 경포 바다에 가서 바다도 보고 카페에서 커피도 마시고 점심때 올라가면 좋을 텐데 하고 투덜댔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남편은 다음에 또 오면 된다고 했다. 벌써 짐을 다 챙겨서 문 앞에 내다 놓았다.
아무 생각 없이 우산을 챙겨 대문을 잠그고 나왔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출발한 차는 어느새 대관령을 넘었다. 삶아온 찰옥수수를 먹으려고 꺼내는 순간, 아차! 정작 중요한 쑥을 가지고 오지 않은 것이 생각났다.
아침에 냉동실에서 찰옥수수를 꺼내며, 갈 때 쑥을 꼭 챙겨야지 생각했는데 깜빡 잊어버렸다. 미리 꺼내면 녹을듯해서 안 될 것 같아 나중에 꺼내려고 했는데, 까맣게 잊어버리고 온 거다.
다시 돌아갈 수도 없어서 속상했지만, 결국은 다음에 다시 와서 챙길 수밖에 없다. 큰일이다. 벌써부터 건망증이 심해진 듯해서.
생일날 만들어 아들네 나눠주려던 쑥절편은 다음을 기약해야겠다. 아무래도 쑥 가지러 머지않아 강릉에 한 번 더 다녀와야겠다. 쑥 덕분에 고향에 다시 가게 생겼으니 건망증이 그리 나쁘진 않다.
강릉 쑥은 잊고 강화도 약쑥으로 떡 만들기
집에 와서도 며칠 동안 강릉에 두고 온 쑥이 계속 생각났다. 삶은 쑥은 냉동실에 오래 두면 질겨져서 맛이 없다고 들었다. 두고 온 쑥은 그냥 잊어버리고, 강화도에서 뜯어 온 약쑥으로라도 쑥개떡을 만들어 아들네 오는 날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쑥개떡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집에서 쌀을 불려서 분쇄기에 쑥과 갈아서 만드는 방법이 있다. 더 편한 방법은 쌀가루를 사다가 집에서 쑥만 믹서에 갈아서 만드는 방법도 있다. 나는 요리할 때 보통 가장 쉬운 방법을 선택한다.
저녁에 종이컵으로 다섯 컵의 쌀을 씻어서 물에 하룻밤 불려주었다. 쑥이 많지 않아서, 쌀이 너무 많이 들어가면 쑥 특유의 향과 맛이 안 날 것 같아 어림잡아 그렇게 해 보았다. 냉동실에 있는 쑥도 저녁에 미리 꺼내서 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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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떡집에 가지고 간 불린 쌀과 쑥 어림잡아 종이컵으로 다섯 개를 계량하여 전날 물에 쌀을 담가 불렸다. 냉동실에 있는 쑥도 미리 꺼내서 해동한 후 물기 없이 짜서 떡집에 가져 갔다. |
| ⓒ 유영숙 |
떡집에서 쌀과 쑥을 갈아서 반죽까지 해주었다. 5천 원이 들었다. 소금도 알맞게 넣어주었다. 집에서 반죽하려면 물 양을 맞추기도 어려운데 딱 알맞게 반죽을 해주었다. 탁구공 크기 정도로 동글동글하게 만들어 쑥개떡을 빚었다. 쟁반에 종이 호일을 깔고 올려놓으면 바닥에 붙지 않는다. 쑥 향기도 나고 색깔도 정말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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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떡집에서 만들어 온 반죽으로 빚은 쑥개떡 5천원 들여 떡집에서 반죽해오니 쑥개떡 만들기가 정말 쉬웠다. 물양도 알맞아서 그냥 납작하게 빚으면 된다. |
| ⓒ 유영숙 |
찜기 아래 냄비에 물을 넣고 찜기에 찜 시트를 바닥에 깐다. 물이 끓어오르기를 기다렸다가 물이 끓으면 서로 겹치지 않게 빚어놓은 쑥개떡을 올려놓는다. 전기레인지라서 타이머로 15분을 맞추면 편하다. 찜기가 작아서 찜기 두 개를 사용하니 시간도 절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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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쑥개떡 찌기 찜기에 찜 시트를 깔고 15분 정도 찌고 5분 정도 뜸을 들이니 잘 익었다. |
| ⓒ 유영숙 |
다 쪄진 쑥개떡은 진한 초록색으로 변한다. 쟁반에 참기름은 바르고 쪄진 쑥개떡을 꺼내서 담는다. 참기름을 바르면 쟁반에 떡이 달라붙지 않는다. 참기름을 안 발라도 되지만, 김 바르는 솔로 쑥개떡에도 참기름을 살짝만 바른다. 서로 붙지 않아서 보관할 때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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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성된 쑥개떡 잘 쪄진 쑥개떡은 참기름을 바른 쟁반에 올려놓았다. 쑥개떡이 맛잇어 보인다. |
| ⓒ 유영숙 |
만든 쑥개떡은 두 개씩 작은 지퍼백에 담아서 냉동실에 보관한다. 내게는 떡 두 개와 커피 한 잔이 딱 좋은 아침 양이다. 먹을 때 꺼내놓으면 금방 만든 것처럼 쫄깃쫄깃하다. 집에서 직접 만들어서 더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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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냉동실에 보관할 쑥개떡 작은 지퍼백에 두 개씩 넣어 냉동실에 넣어두었다. 먹기 전에 미리 꺼내 놓으면 금방 찐 것 처럼 맛있다. 여름이라 아이스라테와 먹어도 맛있다. |
| ⓒ 유영숙 |
나중에 또 따로 만들려면 번거로울 것 같다. 양이 많지 않길래 이번엔 한꺼번에 모두 쪘다. 양이 많으면 보관 용기에 종이 호일을 깔고 쑥개떡을 빚어서 냉동실에 두었다가 먹을 때 찜기에 쪄도 된다.
쑥개떡은 보통 쑥이 많이 나는 봄에 만들어서 먹는다. 우연히 두 번에 걸쳐 쑥을 뜯게 되었다. 조금 자란 쑥이었으나, 위쪽만 자르니 그런대로 연해서 먹을 만했다. 약쑥이라서 쑥향도 나고 맛도 진하다. 귀한 강화도 약쑥이라고 생각하니 쑥개떡이 더 귀해 보인다.
사연 많은 쑥으로 여름에 쑥개떡을 만들게 되니, 쑥개떡이 오래오래 기억될 것 같다. 먹을 때마다 건망증 이야기로 나도 친구들도 웃을 것도 같다.
오는 휴가 때 강릉에 가서 두고 온 쑥을 가지고 오면, 한여름에 쑥개떡을 또 만들어 먹을 예정이다. 냉동실에 쑥개떡을 차곡차곡 넣어두면서 나중에 아들네 오면 나누어줄 생각에 참 행복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브런치에도 발행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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