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니 고혈압.당뇨...하나둘 씩 늘어나는 약 봉지 [헬스라운딩]

양재준 2023. 3. 1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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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전단계 5년내 발병 30~40%
가금류 껍질 제거후 섭취해야

[한국경제TV 양재준 선임기자]
[편집자주] 대한민국의 50대는 2차 베이비부머 세대(1968년~1974년생) 중후반부에 태어나 597세대(50대 나이, 90년대 학번, 70년대생)로 살아가고 있는 기성세대다. 40대 후반부터 50대에는 생명을 위협하는 심장 및 뇌 질환을 비롯해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부터 허리, 무릎 통증 등의 일상 생활 질환의 강도가 빈번히 발생하곤 한다. <헬스라운딩-오춘기 시리즈>에서는 40대 후반부터 50대에 겪는 신체적/정신적 질환을 예방하고 올바른 치료를 위해 대한민국 최고의 권위자로 손꼽히는 의과대학 교수들을 심층 취재했다. '오춘기'는 '50대와 사춘기'를 합성한 인터넷 용어다.

▶ 지난해 고혈압 706만명·당뇨병 356만명 진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간한 ‘2021 건강보험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12개 만성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07만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고혈압으로 병,의원을 찾은 환자는 706만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당뇨병 환자는 4번재로 많은 356만명을 기록했다.

통계에 따르면, 만 30세 이상 인구의 약 30%가 고혈압을 가지고 있으며,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고혈압 유병률(수축기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혈압이 90mmHg 이상 또는 고혈압 약물을 복용한 분율)은 65.2%에 달한다.

▶ 심근경색 60%, 뇌졸중 90% 유발

고혈압은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의 약 60%, 뇌졸중의 약 90%를 유발하고 있기에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우기도 한다.

사람의 정상 혈압은 수축기 120mmHg, 이완기 80mmHg 미만이다.

18세 이상의 성인에서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이 되면 고혈압으로 진단된다.

고혈압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되는데, 특정한 원인 질환 없이 나이, 체중 등 여러 요인이 복합돼 생기는 ‘본태성 고혈압’이 전체 환자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한 가지 특정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이차성 고혈압’이 환자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고혈압과 관련된 위험 인자에는 가족력, 음주, 흡연, 고령, 운동 부족, 비만, 짜게 먹는 식습관 등이 있다.

이해영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고혈압 치료의 1차적 목표는 혈압을 수축기 140mmHg, 이완기 90mmHg 미만으로 낮춰 심뇌혈관 질환의 발생과 사망률을 낮추는 것”이라며 “만약 당뇨가 있거나 콩팥 상태가 좋지 않으면 더욱 철저한 관리를 통해 수축기 130mmHg, 이완기 80mmHg 미만으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체중을 약 5kg 감량하거나 염분 섭취를 반으로 낮추면 혈압약 1알 분량의 혈압조절 능력을 가져 혈압약의 효과를 훨씬 키울 수 있다.

특히 평소 체중 감량과 규칙적인 운동, 염분 섭취량 감소에 신경쓴다면 약물 효과를 극대화하고 나아가 약제 복용량 감소의 가능성을 높여준다.

이해영 교수는 “고혈압 약을 복용하다가 혈압이 조절돼 약제를 끊은 환자의 약 70%에서 고혈압이 다시 생긴다는 보고가 있다”며 “결국 고혈압 약제는 70%의 확률로 평생 먹어야 하는데, 고혈압 환자 3명 중 1명은 혈압약 복용을 중지하는 경우도 있다”고 조언했다.

고혈압은 우선 소금이나 국물 등 염분 섭취를 낮춰 싱겁게 먹는 습관을 통해 예방할 수 있으며,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체중 감량도 효과적이다.

흡연이나 음주는 혈압 상승과 심뇌혈관 질환의 강력한 위험인자이기 때문에 금연과 절주는 고혈압 예방에 필수적이라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 동맥경화증 유발하는 이상지질혈증

우리 몸 속의 혈액에는 지방 성분의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포함돼 있는데, 중성지방은 영양소로 활용하고, 콜레스테롤은 고장난 세포를 수선하거나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원료가 된다.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명칭 변경)은 혈중에 총콜레스테롤, LDL(저밀도)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이 증가된 상태거나 HDL(고밀도)콜레스테롤이 감소된 상태를 말한다.

지질은 물에 녹지 않고 기름에만 녹아서, 지질을 운반하기 위해서는 단백질과 결합해야 하는데, 지질과 단백질이 결합돼 지질을 운반하는 물질을 지단백이라고 한다.

문제는 식습관의 요인 등으로 비만이나 당뇨병, 갑상선 질환 등에 의해 저밀도 지단백 합성이 늘거나 간을 통해 저밀도 지단백의 제거가 적어지면, 지단백들이 혈관내피세포를 파고 들어 쌓인다.

결국 콜레스테롤이 쌓이면서 혈관을 좁아지게 하는 동맥경화증을 유발하게 되는데, 심장혈관에 발생하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을 일으키게 되고, 뇌에서 발생하면 뇌졸중을 일으킨다.

이상지질혈증은 총 콜레스테롤이 200mg/dL 이상이거나, LDL콜레스테롤이 130mg/dL 이상이거나 HDL콜레스테롤 60mg/dL 이하인 경우, 중성지방이 150mg/dL 이상인 경우 진단된다.

▶ 가금류 껍질 제거후 섭취 필요

송기호 건국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 경우 약물치료와 함께 육류 섭취를 줄이고, 생선이나 식물성 지방을 섭취하는 게 좋다”며 “특히 가금류는 껍질에 콜레스테롤 성분이 많아 섭취시 제거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성욱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과 교수는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만 등 대사증후군은 뇌졸중의 중요한 위험인자"라며 "각각의 위험인자들도 뇌졸중 발생 위험을 높이지만 여러 요인들이 같이 있는 경우 뇌졸중 발생 위험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당뇨병은 당화혈색소 6.5% 이상 또는 공복혈당 126 mg/dl 이상 또는 식사와 상관없이 측정한 혈당이 200 mg/dl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할 수 있다.

혈당이 매우 높은 상태가 되기 전까지는 전조 증상이 거의 없으며, 혈당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삼다(三多)<다음(多飮), 다뇨(多尿), 다식(多食)>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2형당뇨병의 경우 직계가족에서 당뇨병 환자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데, 보통의 경우 부모님 한 분이 당뇨병이면 자녀가 당뇨병이 될 확률이 10% 정도, 부모님 두 분 다 당뇨병이면 그 확률이 25% 이상까지도 올라간다고 알려져 있다.

▶ 당뇨병 전단계 5년내 발병 확률 30~40%

당뇨병으로 진단되기 전인 '당뇨병 전단계'는 5년내 당뇨병으로 진행할 확률이 높기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당뇨병 전단계에서 관리가 되지 않으며 5년내 30~40%에서 당뇨병으로 진행한다”며 “당뇨병 전단계부터 단순 당의 섭취를 줄이고 귀리, 조, 수수와 같은 복합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것이 좋고, 운동은 주 3회, 30분이상 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당뇨병의 경우 합병증을 동반하는 사례가 많은데, 대표적으로 시력을 잃거나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족부궤양, 말초신경에 장애를 가져오는 신경병증, 당뇨병성 케톤산증(diabetic ketoacidosis), 고혈당성 고삼투압 증후군(hyperglycemic hyperosmolar syndrome)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임수 교수는 “당뇨병 초기부터 혈당을 정상 범위로 유지하고, 과체중 비만인 경우는 체중 감소, 고지혈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이에 대한 치료 등이 동시에 이뤄져야 당뇨병의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양재준 선임기자 jjya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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