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중국 兩會] 中 시진핑- 리창 체제 공식 출범

김규환 2023. 3. 12.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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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도부에 시진핑 주석 친위세력 전진 배치해
중앙정부 근무경험 부족하나 ‘시진핑 신뢰’가 강점
시-리 체제 3기 경제라인 대부분 유임 '안정 추구'
리커창 전 총리, 시 주석과 눈 피한채 어색한 악수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리창 국무원 총리가 11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4차 전체회의가 열린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인 리창(李强)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2인자’인 국무원 총리에 선임됐다. 시 주석 핵심 측근 출신 총리가 탄생해 국가주석과 총리 사이에 보이던 견제와 균형은 사라지고 시 주석 1인 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리창 총리가 지명한 국무원 부총리들도 전원 시 주석의 측근들로 채워졌다.


12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국회)는 전날 4차 전체회의에서 진행한 총리 투표에서 리창 상무위원을 선출했다. 리 상무위원은 단일후보로 나와 회의에 참석한 2947명의 전국인대 대표 가운데 2936명의 찬성표를 받아 선출됐다. 반대표는 3표, 기권은 8표였다. 그는 저우언라이(周恩來) 초대 총리에 이어 두 번째로 ‘부총리 경험이 없는 총리’로 등재됐다.


총리는 행정부인 국무원의 수장이다. 공산당 총서기가 겸직하는 국가주석에 이어 중국의 2인자다. 당이 국가의 우위에 있는 중국에선 관례적으로 권력 핵심인 7인의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가운데 서열 2위가 총리를 맡는다.


리창 총리는 국무원을 적어도 5년, 연임 시 10년간 이끌며 시 주석의 국정 운영방향과 방침을 관철하는 책무를 맡게 됐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과 내수 부진, 미·중 갈등 증폭, 글로벌 경기침체, 우크라이나전쟁 등 대내외적 악재로 경제성장률 3%에 그치는 등 중국 경제상황이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올해 ‘위드 코로나’로의 안착과 경제회복을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떠안고 있다.


리커창(왼쪽) 전 총리와 리창 총리가 1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대 제4차 전체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 신화/뉴시스

저장(浙江)성 출신인 리창 총리는 시 주석이 2002~2007년 저장성 성장과 당서기를 지낼 때 비서실장 역할을 한 핵심 측근이다. 그는 저장성 성장, 장쑤성 당서기, 상하이시 당서기를 거쳐 지난해 10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에 진입했다. ‘경제수도’ 상하이, 중국 지역내총생산(GRDP) 2위·4위인 장쑤성과 저장성에서 수장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경제통으로 불린다. 시장 원리와 기업가 정신을 중시하는 경제철학을 가진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총리 취임에 대해서는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리 총리가 중앙정부에서 일하거나 경제정책 전반을 두루 살핀 경험이 없는 만큼 세계 2위 경제대국의 경제정책을 이끌기에는 힘이 부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0년 집권 1∼2기를 거치며 시 주석의 1인 권력이 더욱 공고해지고 총리의 역할과 위상이 축소된 점도 그에게 운신의 폭을 좁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반면 그가 상하이를 이끌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시 주석의 신임을 얻는다면 어느 정도 자율성을 확보해 보다 과감한 정책과 조치들을 펼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홍콩 성도(星島)일보는 “조직이 방대하고 이해관계가 복잡한 국무원시스템에 조기 적응하는지 여부가 리창 내각이 직면한 첫 번째 도전이지만 시 주석의 신뢰가 독특한 장점”이라고 보도했다.


리 총리는 이날 상무위원인 딩쉐샹(丁薛祥)과 중앙정치국 위원인 허리펑(何立峰)·장궈칭(張國淸)·류궈중(劉國中)을 부총리에 지명했다. 딩쉐샹 상무부총리는 직전까지 시 주석의 비서실장인 당 중앙판공청 주임을 맡았다. 총리와 상무부총리가 모두 시 주석의 비서 출신인 셈이다. 딩 상무부총리는 시 주석의 국내외 방문, 중요한 정상회담 등의 배석자 명단에 거의 빠지지 않아 ‘문고리 권력’ 또는 ‘그림자’로 불린다.


허리펑 부총리는 시 주석이 1985~2002년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에서 근무할 때부터 40년 이상 친분을 쌓아왔다. 거시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을 지냈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의 20년 측근 리창 총리와 1987년 시 주석의 결혼식 하객이었던 최측근 허 부총리가 재정·금융 담당 부총리를 맡으면서 시 주석이 경제정책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2일 소득격차 해소를 목표로 하는 ‘공동부유’ 등 핵심 정책에 주력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기술관료 출신인 장궈칭 부총리와 류궈중 부총리가 각각 농업·상업·무역과 교육·과학·보건 등을 담당할 전망이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장에는 이강(易剛) 현 행장이 예상을 깨고 유임됐다. 이와 함께 류쿤(劉昆) 재정부장과 왕원타오(王文濤) 상무부장도 자리를 지켰다. 중국이 ‘5% 안팎’의 경제성장 목표를 제시하고 ‘안정 속 성장’ 기조를 내세운 만큼 경제운용의 안정성을 유지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 신화/ 연합뉴스

이날 리상푸(李尚福) 신임 국방부장과 왕샤오훙(王小洪) 공안부장, 우정룽(吳政隆) 신임 국무원 비서장, 선이친(諶貽琴) 전 구이저우(貴州)성 당서기, 친강(秦剛) 외교부장이 부총리급의 국무위원에 선출됐다.


이런 가운데 리창 총리 취임과 함께 리커창 전 총리와 류허·쑨춘란(孫春蘭) 전 부총리는 정계를 은퇴했다. 리커창 전 총리는 시 주석과 두 차례 어색한 악수를 하고 10년 영욕의 총리 임기를 마쳤다. 그는 리창 총리와 악수를 마친 뒤 몸을 돌려 시 주석과 악수를 했지만, 눈은 마주치지 않았다.


공산당 서열 3위인 자오러지(趙樂際) 상무위원과 4위인 왕후닝(王滬寧) 상무위원은 각각 전국인대 상무위원장과 최고 자문기구인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전국정협) 주석에 선출됐다. 한정(韓正) 상무부총리는 국가부주석에 만장일치로 선출됐다. 정치국원에서 중앙위원으로 강등당한 ‘비운의 황태자’ 후춘화(胡春華) 부총리는 전국정협 서열 2위의 부주석에 당선됐다.


올해 양회(兩會·전국인대와 전국정협)는 13일 전국인대 폐막식과 리창 신임 총리의 첫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폐막한다.


글/김규환 국제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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