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가게' 강풀 작가가 드라마 보다 웹툰이 더 힘들다고 말한 이유

조회 1,2862024. 12. 25.

키노 인터뷰 - 작가 강풀

대한민국 최고의 스토리텔리를 뽑으라면 당당하게 언급할 수 있는 이름이 있다. 한국 웹툰의 시조새로 불리며 수많은 작품의 실사화가 이뤄진 작가 강풀이 그 주인공이다. 강풀은 OTT 디즈니+의 힘겨워 보였던 한국시장 정착에 큰 공을 세운 인물이기도 하다. <무빙>의 원작자이자 시나리오 작가로 참여해 작품의 대히트를 이끌었다.

<무빙>의 성공으로 디즈니+의 한국시장 입지는 완전히 달라졌다. 확실한 히트콘텐츠 생산능력을 입증해내며 그 경쟁력을 과시했다. 그리고 2024년 연말. 다시 강풀과 디즈니+가 뭉쳤다. <조명가게>는 K-히어로를 선보였던 <무빙>과 다른 결을 지닌 작품이다. 호러와 감동 드라마가 결합해 색다른 재미와 따뜻함으로 올 연말 최고 화제작에 등극했다.

이제는 시나리오 작가로 완벽하게 정착한 강풀을 키노라이츠가 라운드 인터뷰를 통해 만났다.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는 물론 큰 기대감을 자아냈던 쿠키영상 속 박정민의 영탁 출연과 <무빙2>에 대해서도 모두 언급하며 시원하게 질문에 대해 답한 강풀 작가다.

-<조명가게>를 이야기하기로 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요.
<무빙>을 촬영할 때 다시 드라마를 하게 되면 <조명가게>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어요. 막연하게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어요. <조명가게>가 불친절한 전개에 후반부에 감정선을 몰아넣다 보니 <무빙>이 성공하지 못했으면 할 수 있었을까 싶더라고요. 제가 <무빙> 때는 (시나리오 작가로) 신인 작가였잖아요. 20화 정도 쓰다 보니까 적응이 되더라고요.

-<조명가게>를 하기 잘했다고 느꼈던 순간이 언제인지 궁금합니다.
낯선 장르의 작품이잖아요. 호러이고 드라마인데, 호러는 영화에나 어울리지 드라마에는 적합하지 않은 장르라고 여겨요. 귀신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 이야기가 주는 긴장감이 확 풀리잖아요. 초반에 호러, 뒤에는 휴먼드라마로 승부를 보는 전략이었는데 이걸 시청자분들이 잘 따라와 주실 수 있으실까 하는 불안이 있었어요. 그래도 믿고 가보자 생각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기뻤어요.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있었다면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후반부가 다 그랬던 거 같아요. 우리 이야기는 5화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라 여겼는데 감정적으로 몰아치는 부분을 잘 살렸다고 봐요. 특정 장면을 예로 들면 조명가게 안에서 사람들이 선택을 하는 장면의 모든 씬들이 다 좋았어요. 이정은-주지훈 배우의 장면부터 해서 제가 쓰고도 울었어요.(웃음) 댓글을 보니 연기 차력쇼라고 하던데 정말 대단하더라고요. 주지훈씨에는 못 보던 면모가 보였고, 이정은씨는 잘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명가게’ 이야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 것인지 궁금해요.
이야기 자체를 쓰게 된 건 중환자 병동 의사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아버지가 목사님이셔서 기도 가실 때 제가 운전을 도와드렸어요. 중환자들을 위해 기도해 주려고 가셨을 때 환자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때 ‘어떻게 중환자에게 의지가 있지? 그건 혼자만의 것이 아니지 않을까?’라고 여겼어요.
이야기의 시작이 된 인물을 뽑으라면 지영이에요. 이런 생각을 했어요. 귀신은 어떻게 생겼을까. 마지막 결말이 귀신의 탄생이잖아요. 누군가를 기다리는 여자가 사후세계에 있고, 자기 연인을 밀어내는 그런 이야기로 시작해 보자라는 마음으로 출발했어요.

-웹툰과 드라마 중 뭐가 더 힘든가요?
장단점이 있어요. 웹툰은 마음이 편해요. 망해도 나 혼자 망하니까.(웃음) 대신 체력적으로 힘들어요. 마감일이 정해져 있어서요. 드라마는 몸은 확실히 더 편해요. 대신 부담감이 더 커요. 관련된 분들이 많다 보니. 극본은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잖아요. 내가 잘못 판단한 거면 피해가 가는 상황이라 부담이 있었어요.

-드라마를 통해 풀어냈다 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만화는 제가 그릴 것이라 이야기가 축소되는 게 있어요. 스스로 상상력을 제한하는 반면에 드라마에서는 각 분야 스태프분들이 다 뭉치니까 작가로의 역량을 더 넓혀주는 기분이에요. 예를 들어 에피소드 하나를 그리는데 제가 120분이 걸려요. 마감 시간에 쫓겨서 그렇게 할 수 없어요. 근데 드라마는 골목길에 비가 내렸으면 좋겠다 하면 미술팀이 알아서 다 해줘요.
드라마를 통해 드디어 풀어냈다 하는 에피소드는 조명가게 사장의 서사. 원작에서는 마감을 지키지 못할 거 같아서 넣지 못했던 부분이었어요. 독자분들이 왜 조명가게 사장이 저기 앉아있을까 궁금증이 있었을 텐데 드라마를 통해 성공했다고 봐요. 이제 여한이 없어요.(웃음)

-김희원 감독에게 연출을 제안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김희원 감독님의 경우 <무빙> 촬영 때 처음 만났는데 그분이 연출에 뜻이 있으시더라고요. 오랜 시간 연출을 고민한 호러영화도 있고 그래서 그런 부분이 맞다고 여겼어요. 작품을 고려했을 때 김희원 감독이 떠오르더라고요. 전혀 근거 없이 제안을 한 건 아니에요. 처음에는 선뜻 수락하지 못했어요. 정말 긴밀하게 대화를 나누고 한달 즈음 지난 후에 수락하시더라고요. 결론적으로 제 선택이 틀리지 않았구나 하고 여겼어요.

-김희원 감독과 작업한 소감이 궁금합니다.
정서적으로 잘 맞았어요. 예를 들어 슬픈 상황이란 걸 설명하지 않아도 캐치해내시더라고요. 하나하나 놓치지 않으려고 하시는 게 이분 디테일한 걸 넘어서 집요하구나 싶었어요. 전화통화로 하셔도 되는데 늘 오셔서 오전에 3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눴어요. 제 생각을 물어보시고 1인극으로 연기를 해서 보여주시고 했어요.
연출적으로 인상적인 장면은 4화 마지막 장면이었어요. 중환자 병동의 경우 환자들의 얼굴을 가릴 수밖에 없다고 여겨서 사후세계에 있는 걸 플래시백으로 썼어요. 감독님께서는 이걸 롱테이크로 한방에 보여주셨는데 그게 더 짜릿하고 감동이 느껴졌어요. 내가 영화적 허용을 너무 몰랐구나. 현장을 경험한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가 여기서 드러나는구나 싶었어요.

-이야기의 원천은 어디에서 얻는지 궁금합니다.
이야기 속 등장인물들을 이해하려고 노력을 많이 해요. 이야기라는 게 누구나 다 쓸 수 있잖아요. 가장 중요한 게 뭔지 생각해 보면 그 사람이 누구인지 독자나 시청자 입장에서 받아들이는 정도에 따라 재미가 달라진다고 여겨요. 제가 쓰는 이야기이지만 주인공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고 봐요.

-쿠키영상에서 박정민 배우의 출연이 화제인데요.
박정민씨에게는 3년 전에 이야기를 했어요. <무빙> 때도 카메오 출연을 원했는데 그땐 자신이 없었어요. 근데 <무빙>이 잘 되어서 <조명가게> 쓰는 도중에 연락을 드렸어요.(웃음) 하는 김에 고윤정 배우에게도 연락을 했는데 흔쾌히 수락해주시더라고요.
김영탁 역할은 박정민 배우로 확정을 해놨고, <무빙2>도 일단 제작이 확정이에요. <무빙>이 잘 되었기 때문에 던져놓은 떡밥 회수는 다 가능하다고 봐요. <아파트>, <타이밍>도 나와야 해서 앞으로 거칠 과정이 많다고 여겨요.

-배성우 배우의 형사 캐릭터 출연이 뜨거운 감자였는데요.
극본을 쓸 때 특정 배우를 염두에 두지는 않았어요. 캐스팅은 감독님과 협의했어요. 작품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감독님이 정말 캐스팅을 잘하셨어요. 캐스팅을 오래 고민한 베테랑 배우인 만큼 뭔가 있겠지 하고 맡겼어요. 영탁이만큼 중요한 캐릭터인데 안타깝게 생각해요. 다음 작품에 등장할지는 잘 모르겠어요.
제가 추천한 배우는 두 분이었어요. 박혁권 배우와 7화에 등장한 이자람 배우. 이자람 배우의 경우 어릴 때부터 알던 배우고 신선한 얼굴이 필요하다고 느껴져서 강력하게 추천했어요. 나머지 배우분들은 다 같이 협의했어요.

(이미지 출처: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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